3일 오전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운송과 돌발상황 등에 대비한 모의훈련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백신 운송용 극초저온 항공기용 컨테이너가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3일 코로나19 백신을 이송하는 모의훈련이 중무장한 경찰 기동대, 군사경찰이 모두 동원돼 마치 대테러 작전처럼 펼쳐졌다. 이날 코백스 퍼실리티(세계백신공동구매 연합체)를 통해 들어오는 화이자 백신 6만명분에 대한 특례수입 승인이 이루어짐에 따라, 실제 백신 이송은 이달 중순부터 시작된다.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제2화물터미널에서 민·관·경·군 합동으로 코로나19 백신 이송 모의훈련이 진행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참여한 보고회에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백신 수송 항공기가 영공에 진입하면 관제사가 최단 항로를 이용해 인천공항으로 접근하도록 우선권을 부여한다”고 말했다. 관세청 통관 절차는 항공기가 공항에 도착하기 전에 완료하기로 했다. 항공기가 화물터미널에서 가장 가까운 전용 주기장에 서면, 비행기에서 백신을 내려 운송차량에 싣고 출발하기까지 15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화물을 통관을 거쳐 반출하는 데 3시간이 걸리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속도다.
이날 훈련은 항공기가 공항에 도착하는 과정부터 시작됐다. 항공기에서 내린 모형 백신을 실은 특수 냉동 컨테이너를 지게차로 냉장차에 옮기자, 차량은 곧바로 경기도 평택의 초저온 물류센터로 출발했다. 백신 운송차량 행렬에는 예비 냉장차와 경찰 사이드카, 순찰차, 군사경찰, 경찰특공대, 경찰 기동대 등 모두 11대의 차량이 앞뒤로 늘어섰다. 경찰특공대는 백신 탈취 시도에 대비해 기관단총, 권총, 방탄복으로 중무장한 상태로 호위했다. 차량 내부 온도감지센서가 온도를 차량 내부만이 아니라 관계기관 합동 통합관제센터에 실시간으로 공유했다.
3일 오전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운송과 돌발상황 등에 대비한 모의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공동취재 사진
운송차량이 영하 75도의 냉동창고가 있는 평택 물류센터를 거쳐 이날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접종센터에 도착하자, 군인들이 모형 백신 상자를 수송차량에서 내려 직접 냉동고까지 이송하는 것으로 이날 훈련은 종료됐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도로 정체, 교통사고, 차량 고장부터 테러, 화재, 정전 등 15가지 우발 상황을 상정해 철저한 대비 태세를 갖추도록 했다”고 말했다. 훈련을 참관한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 오리건주에선 수송차량이 폭설로 움직이지 못하게 돼서 근처의 차량에 있는 사람들에게 백신을 접종하는 일이 있었다고 한다. 이런 여러 돌발상황에 대처할 계획을 잘 세워두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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