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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증언

이종우 국기원 부원장의 ‘태권도 과거’충격적 고백!

  • 육성철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sixman@donga.com
입력
2004-10-27 17:11:00
한국태권도는 현재 수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태권도가 건국 이래 최고 히트를 기록한 문화상품이라는 사실이다. 세계적으로 태권도 인구는 무려 5000여 만명에 이른다. 태권도가 민간외교에 기여한 부분과 한국의 브랜드 이미지에 끼친 효과는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태권도의 역사성과 한계에 대한 논의는 좀더 미래지향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태권도는 앞으로도 한국을 대표하는 무도이자 스포츠로 남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 태권도의 미래를 어떻게 보세요.

“현 상태로는 암담합니다. 남들이 만들어놓은 것을 아무것도 아니라고 평가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쌀도 씻을 줄 모르고 조리질도 할 줄 모르면서 밥이 되다 질다 탔다며 불평하는 꼴이죠. 남이 한 걸 우습게 생각해선 안돼요. 나도 내가 제일이라고 말하고 싶을 때가 있어요. 하지만 그러면 안되는 겁니다.”

―태권도를 취재하면서 연구가 부족하다는 말을 참 많이 들었습니다. 국기원에서 연구를 담당하는 부원장으로서 책임을 느끼셔야 되는 것 아닙니까.

“당연히 느껴야죠. 그런데 말이 그렇지 뭐 하나 되는 게 없어요. 내가 벌써부터 다 준비해두었어요. 전자호구도 만들고 기술연구도 해놓고…. 1년에 4500만원인가 들여서 했는데, 그뒤에 지원이 끊기고 채택도 안하고 그래서 다 집어치웠어요. 이 동네가 생각보다 아주 복잡해요.”



―자금지원이 안되는 건가요.

“어느 정도 결과물이 나오면 그걸 받아들여서 일을 진행시켜야 하는데 그게 안돼요. 그러니까 ‘이까짓 거 해서 뭘 해’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젠 저도 편히 지낼래요.”

―앞으로 한국이 태권도 종주국의 위상을 지켜나가려면 어떻게 해야 된다고 보세요.

“용서하고 단결하는 것밖에 없어요. 그러니까 내가 아까 얘기한 대로 ‘죄 없는 사람은 저 여인에게 돌을 던져라’ 그거예요.”

오전 9시10분부터 시작한 인터뷰가 5시간30분을 넘기고 있었다. 이부원장은 얘기를 끊지 않기 위해 점심으로 잡채밥과 잡탕밥을 시켰다. 최근 들어 디스크 치료를 받느라 오래 앉아있기가 힘들다는 그였지만, 단 한번도 자세를 흐트러뜨리지 않고 질문에 답했다. 태권도와 택견의 차이점을 설명할 때는 자리에서 일어나 녹슬지 않은 몸동작을 보여주기까지 했다. “태권도가 제2의 도약을 하기 위해서는 하루 빨리 김운용의 후계자가 나와야 한다”고 말하는 이부원장. 그는 태권도인들의 관용과 김회장의 사심 없는 결단을 동시에 촉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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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성철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six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