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밀매 조직의 알선책 김모(28·구속)씨는 지난 8월 미성년자인 동네 후배 최모(18·구속)군 등에게 “주변에 없어져도 실종신고를 하지 못할 대상자를 찾아보라”고 했다.
이에 최군은 고아인 A군(18) 형제와 B군(18)을 소개했다. A군 형제는 5세 때 부모의 버림을 받고 양부모와 함께 살다 가출했다. B군도 중학교 1학년 때 부모가 세상을 떠나 홀로 남아 어렵게 살고 있었다.
김씨가 장기밀매를 권유하자 A군 등은 무섭다고 거부했다. 김씨는 “마약 배달을 하면 1000만원을 받을 수 있다”고 제의하고 숙소를 잡아줘 A군 등을 머물게 했다.
김씨는 A군 등을 서울의 장기밀매 총책 노모(43·구속)에게 데려갈 테니 잘 감시하라고 최군에게 지시했다. 김씨 등이 장기 적출을 위해 10대들을 인신매매하려 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A군 등은 현재 해운대보건소의 도움으로 임시 거처에서 보호받고 있다.
구속된 총책 노씨는 2005년 다른 장기밀매 조직에서 3000만원을 받고 자신의 신장을 거래한 경험이 있었다.
이후 노씨는 자신의 후배인 김모(42)씨과 함께 스티커 수천장을 서울과 부산 등 전국의 버스터미널과 기차역 화장실에 붙였다. 주로 급전이 필요한 신용불량자들이 전화를 걸어왔다. 노씨 등은 이들에게 “간은 일부 이식해도 재생된다” “콩팥은 한 개 없어도 생명에 지장 없다”는 식으로 유혹했다. 장기매매는 병원을 통한 합법적인 장기기증 형식을 이용하려 했다. 이들 중 22명이 건강검진까지 받아 수술을 기다리고 있었다.
경찰이 압수한 장기밀매 조직원들의 SNS 대화내용을 보면 주요 장기가 1억∼2억원에 거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술실에 들어가면 돈을 송금해주는 방식이다.
다행히 경찰 수사망에 걸려 실제로 장기 거래는 이뤄지지 않았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19일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총책 노씨 등 12명을 구속하고 장기매매 대상자 등 3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신용불량자 등에게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원을 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밀항을 권유한 것을 확인하고 중국 장기밀매 조직과의 연계 여부 등도 수사하고 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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