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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밥보다 못한 찬밥 허기달랜 노예할아버지 '시청자도 울었다'(SOS 24)

입력 2009. 02. 11. 09:07 수정 2009. 02. 11.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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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이미혜 기자]한겨울 바람 한점 피할 데 없는 허허벌판. 칼바람을 맞으며 바쁜 손놀림으로 나무를 하고 있는 김대진(62세)씨. 할아버지는 번듯한 농촌가옥으로 자연스레 들어가, 익숙한듯 부엌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할아버지는 세숫대야에 마치 개밥처럼 쌓아놓은 찬 밥덩어리를 먹으며 허기를 달랬다.

10일 방송된 SBS '긴급출동 SOS 24'에서 30년째 노예 취급을 받으며 단 한순간도 쉬지 못하고, 끼니 하나도 제대로 챙겨먹지 못한 김대진씨 사연이 소개됐다.

할아버지는 지은지 오래된듯 변색까지 된 딱딱한 밥을 김치 하나 없이 딱딱하게 굳은 고추장, 된장과 함께 먹었다. 따뜻한 물로 밥을 녹이고, 개밥만도 못한 밥을 허겁지겁 먹는 할아버지. 그 옆에는 제대로 된 음식으로 차려진 밥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할아버지는 자신의 몫이 아니라며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도대체 얼마나 호된 훈련을 받은 것일까?

할아버지를 노예처럼 부린다는 노부부. 언뜻 봐도 할아버지보다 나이가 적어 보이는 여주인은 "그 사람은 돌았다. 아무 것도 모른다"며, 할아버지를 두고 "우리 집에서 30년을 키웠다"고 말했다. 정신이 온전치 않으니 쉬지 않고 일을 해도 괜찮다고 말하는 인간 대 인간으로서 배려심이 조금도 없는 여주인. 뻔뻔한 그 모습이 할아버지를 더욱 초라하게 만들었다.

가혹한 노동의 고된 굴레를 짊어진 할아버지는 언제나 고추장과 된장만으로 끼니를 채우는 듯 했다. 국물 하나 없던 밥상이 안쓰러워 건넨 컵라면을 할아버지는 마지막 국물 한 방울까지 한숨에 다 드셨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습관처럼 젓가락을 내려놓기가 무섭게 또 다시 일을 시작했다. 고된 일상을 익숙한 듯 묵묵히 받아들이는 모습이 더욱 안쓰러웠다.

하지만 이상한 일은 할아버지는 자신의 이름 석자와 가족이 사는 곳, 이름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게다가 주민등록증도 애지중지 보물처럼 보관하고 있었다. 할아버지는 가족들에게 외면당했다. 그래서 노예처럼 살고 있었던 것. 문제는 할아버지가 자신 스스로 그곳을 떠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SOS 24' 제작진을 따라 할아버지는 자신의 인생을 찾기 위해 한걸음을 힘겹게 떼기 시작했다. 할아버지는 누구 하나 들여다보지 않는 작은 방안에서 고된 노동과 추위와 싸우며 모진 세월 동안 몸도 마음도 만신창이가 돼버렸다. 따뜻한 관심을 못받아본 지난 날을 뒤로 하고, 씻김과 보살핌을 받는 할아버지 입가에는 어느새 따뜻한 미소가 지어졌다.

할아버지의 새로운 보금자리는 전의 집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넓고 쾌적한 공간. 무엇보다 다행인 것은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또 할아버지는 동생 내외와 30년만에 해후했다. 오랜 세월이 가져온 형제간 거리는 멀었지만 피는 물보다 진했다. 이제 할아버지는 전과는 다른 새로운 삶을 시작할 것이다.

이날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제작진에 한번만 더 찾아와 달라고 말하는 할아버지 모습에 가슴이 아팠다" "가족을 그리워하는 할아버지 모습에 나도 모르게 울었다" "웃는 모습이 저렇게 맑으신데 30년 세월이 얼마나 힘드셨을까?"라는 안타까운 의견을 남기고, "외로워 보이는 할아버지를 꼭 찾아가 뵙고 싶다"며 카페를 개설하기도 했다.

한편 '긴급출동 SOS 24'는 전국시청률 15.2%(TNS미디어코리아 집계)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 자리를 다시금 탈환했다.

이미혜 macondo@newsen.com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손에 잡히는 뉴스, 눈에 보이는 뉴스(www.newsen.com)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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