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한국 자주포 기술 도입한 T-155 동원해 쿠르드 공격
송고시간2019-10-10 18:28
터키 국방부, 홈페이지에 T-155 포격사진 게재
시리아 인권관측소, 쿠르드측 11명 전사·공격측도 6명 사망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시리아 북동부에서 쿠르드 민병대(YPG)를 몰아내기 위해 군사 작전을 시작한 터키가 중화기와 특공대원을 동원하며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터키군은 작전 초기 시리아 북동부의 국경도시를 포격하는 데 한국 자주포 기술을 도입해 만든 T-155를 동원한 것으로 보인다.
터키 국방부는 10일(현지시간) 홈페이지 바탕화면에 '평화의 샘 작전 개시'(Operation Peace Spring Kicks Off)라는 설명과 함께 T-155의 포격 장면을 촬영한 사진을 게재했다.
'평화의 샘'은 전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시리아 북동부 군사작전 개시를 선언하면서 언급한 작전명이다.
T-155는 한국이 터키에 기술과 부품을 수출해 현지에서 생산한 것으로 K9 자주포의 파생형으로 인식된다.
과거 K9은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 당시 북한에 반격을 가했으며, T-155는 지난 2016년 8월 터키가 시리아 북부 쿠르드족 도시를 점령할 때 투입되는 등 터키군이 펼친 국지전에 동원된 바 있다.
터키 국방부는 T-155가 어느 지역을 포격했는지 밝히지 않았으나, 터키 언론과 외신들은 개전 직후 시리아 북부의 국경도시 탈 아브야드가 터키군의 포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전날 개전과 함께 전투기와 포병대를 동원해 181개 표적을 공격한 터키군은 전날 밤 특공대원을 포함한 지상 병력을 투입했다.
국방부는 이날 새벽 트위터에 "'평화의 샘' 작전에 투입된 우리의 영웅적인 특공대원들이 유프라테스강 동쪽에서 계속 진격하고 있다"는 글을 올리고 시리아 북서부에서 야간 작전 중인 특공대원들의 영상을 게재했다.
5초 분량의 영상에는 특공대원 2명이 적진을 향해 소총을 발사하는 장면이 담겼다.
터키 국방부는 지상 작전에 투입된 병력과 공격 지점, 공격 결과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터키 매체들은 군이 네 곳을 통해 국경을 넘어 시리아로 들어갔으며, 이 중 두 곳은 탈 아브야드와 가깝고 다른 두 곳은 좀 더 동쪽의 라스 알-아인 인근 지점이라고 전했다.
YPG가 주축을 이룬 쿠르드 전투부대인 시리아민주군(SDF)은 전날 터키군의 지상공격을 막아냈다고 밝혔다.
무스타파 발리 SDF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SDF 전사들은 탈 아브야드를 향한 터키군의 지상공격을 격퇴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제공권을 장악하고 중화기를 앞세운 터키군의 공격에 SDF가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YPG 관계자는 로이터 통신에 "우리는 터키의 전투기나 탱크에 대항할 수 있는 중화기가 없다"며 "미국이 우리에게 제공한 중화기는 박격포 몇 문뿐이며, 미사일이나 대공 무기, 대전차 무기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한편, 터키군의 공습 및 포격과 지상공격으로 양측 모두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시리아 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이날 SDF 대원 11명이 숨지고 33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시리아인권관측소는 공격 측에서도 6명이 숨졌으나 이들이 터키군인지, 시리아국가군(SNA·터키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 반군 일파) 소속인지는 확실치 않다고 전했다.
아울러 "초기 공습과 포격으로 어린이를 포함한 일가족 3명 등 민간인 8명이 숨졌으며, 부상자 일부가 위중한 상태여서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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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10/10 18:28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