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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YouTube 'Harvard Law School'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매춘부'라고 주장한 마크 램지어(Mark Ramseyer)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역사 왜곡이라는 비판에도 주장을 굽히지 않았던 그가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집요하게 추궁한 역사학자들에게 백기를 들었다.
지난 26일(현지 시간) 석지영 하버드대 로스쿨 종신교수는 미 시사주간 뉴요커 기고문을 통해 램지어 교수가 '태평양 전쟁의 성 계약' 논문에서 거론한 사례에 대한 반박을 당한 뒤 "당황스럽고 괴로웠다"는 내용의 메일을 보냈다고 밝혔다.
앞서 램지어 교수는 일본군 위안부를 자발적 매춘부로 규정하고 10살 일본 소녀 오사키의 사례를 예시로 든 바 있다.
서울시‧서울대 정진성 연구팀
위안부 소녀상 / 사진=인사이트
램지어는 "오사키가 10살이 됐을 때 위안부 모집책이 300엔의 선급금을 제안했다"며 "오사키는 그 일이 수반하는 것이 뭔지 알았기 때문에 모집책은 그를 속이려고 하지도 않았다"고 적었다.
소녀의 증언을 논문에 등장시켜 계약이 자발적이며 합법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러나 램지어 교수가 인용한 것으로 알려진 참고문헌에서 소녀는 "이런 종류의 일이라고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우리를 데려왔다. 이게 남녀가 하는 일이라는 것을 전혀 깨닫지 못했다"고 증언한 내용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즉 참고문헌 내용 일부를 누락해 의도적으로 내용을 짜집기 한 셈이다.
'태평양전쟁 당시 성(性)계약(Contracting for sex in the Pacific War)' 논문 소개 / sciencedirect
또한 램지어 교수는 논문 근거로 제시한 매춘 계약서도 없다고 시인했다.
하버드대 역사학과 앤드루 고든 교수 등이 그의 논문 각주를 검토한 결과 계약서나 그와 관련한 2차 자료가 전혀 없다는 것에 주목했다.
석 교수가 전화로 이에 대해 캐묻자 램지어 교수는 "한국인 위안부 계약서가 있다면 정말 대단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찾을 수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램지어 교수가 한국·일본 등에서 자신의 지지자들이 누구인지 확인하려 하기도 했다고 석 교수는 밝혔다.
램지어 교수가 잘못을 시인한 사실이 전해지자 인정에 그치지 않고 사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