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일반

질본의 치명적 실수… 격리대상 분류해놓고도 통보 안돼 3차 감염

입력 2020.02.01 01:31

[우한 폐렴 확산]

3번과 접촉한 6번 확진자, 자가격리 전달 못받아 가족에게 옮겨
3차 감염 확산땐 누가 누구에 옮겼는지 추적못해 대유행 가능성

3차 감염의 전말을 추적해보면 우리 방역 당국의 어처구니없는 실수가 포함돼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질본) 본부장은 31일 "성형수술 가이드로 알려진 3번 확진자와 함께 식사한 6번 확진자를 뒤늦게 밀접접촉자로 분류해 자가 격리시키기로 했지만, 이를 (관할 보건소에)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고 했다.

질본은 지난달 27일까지는 우한 폐렴의 감염 위험이 높지 않다고 보고 일상·밀접접촉자를 구분하지 않았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질본은 뒤늦게 지난달 28일부터 감염 가능성이 높은 접촉자는 밀접접촉자로 보고 자가 격리를 시키기로 했다. 그러나 이렇게 지침이 바뀌는 과정에서 6번 확진자는 밀접접촉자로 분류됐지만 통보가 제대로 안 돼 자가 격리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 치명적 실수로 6번 확진자는 아내(10번 확진자)와 아들(11번 확진자)을 3차 감염〈키워드〉시켰다. 3차 감염을 필사적으로 막아야 했을 질본이 오히려 사태 악화를 방조한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게 됐다.

3차 감염이 확인되면서 국내 방역 체계에도 초비상이 걸렸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통상 2차 감염이 발생하면 방역망이 뚫렸다고 보고, 3차 감염이 다수 발생하면 역학조사를 통한 감염원 추적이 불가능해지면서 대규모 감염병 유행 가능성이 생긴다고 본다. 우한 폐렴 발원지로 지금까지 확진 환자가 2600명 이상 나온 중국 우한시처럼 누가 누구에게 병을 옮기는지도 모르는 사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설마 하던 3차 감염이 현실이 됐다

중국 보건 당국과 세계보건기구(WHO) 긴급위원회 보고를 보면, 우한 폐렴의 근원지인 중국 우한에서는 3차·4차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하지만 이번 사례가 나오기 전까지 중국 밖에서는 3차 이상의 감염 사례가 보고된 적은 없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도 지난달 29일까지만 해도 국내의 2·3차 감염 및 지역사회 감염 우려는 크지 않았다. 중국에서 감염돼 입국한 1차 감염 사례만 나왔기 때문이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감염된 채 들어오는 사람까지 포함하는 1차 감염자가 생기는 것은 중국에서 입국하는 사람이 있는 이상 거의 막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2차 감염 사례(3번→6번), 31일 3차 감염 사례 2건(6번→가족 두 명)과 2차 감염 사례 1건(5번→지인)이 확인되면서 보건 당국은 발칵 뒤집혔다.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됐다고 보고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역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했다.

◇대응 높여야 한다는데… 질본 '괜찮다'

김우주 교수는 "그동안 질본은 우한 폐렴의 감염력이 사스보다 낮고 메르스보다 높다고 봤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3차 감염까지 나타난 데다 통상적으로 신종 바이러스의 전파력은 예상치보다 훨씬 강하다는 측면을 감안하면 방역의 고삐를 더욱 강하게 죄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지금까지의 확진자는 역학조사 결과 감염의 진원지를 파악하지 못했던 사례가 없다"면서 "따라서 누가 누구에게 감염됐는지 모르는 '지역사회 감염'의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메르스 때처럼 소 잃고 외양간 고칠라"

3번 확진자와 6번 확진자가 지난달 22일 접촉한 지 열흘도 안 돼 2명이 3차 감염되면서 우한 폐렴의 감염력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고, 3번 확진자가 수퍼 전파자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에서는 '감염병 환자와 밀접 접촉한 사람을 조기에 격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김우주 교수는 "우한 폐렴이라는 신종 감염병에 대응하려면 역학조사관이 감염 가능성이 높은 접촉자는 자가 격리를 하도록 과감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감염력이 우한 폐렴보다 약했던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기준으로 대응하다 보니 지금 같은 상황이 나왔다"고 했다. 한 보건 전문가는 "메르스 때처럼 또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것 아닌가 걱정된다"고 했다.

☞1차·2차·3차 감염자

1차 감염자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 같은 오염 지역에서 감염된 사람이다. 2차 감염자는 1차 감염자와 접촉해 전염된 사람이고, 3차 감염자는 2차 감염자로부터 전염된 사람이다. 3차 감염이 다수 이뤄지면 오염 지역에 다녀오지 않은 사람이 누구한테 감염됐는지 모르는 채로 감염병에 걸리게 된다. 이를 지역사회 감염(유행)이라고 한다.




100자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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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민(life****)
2020.02.0109:22:46신고
3차와 4차 감염자들이 생기면 일반 행정력으로는 막지 못할 지경에 이른다. 양심적 신고와 자발적 격리를 그들에게 기대해야 하는 처지가 되는 것이다. 참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대체 무엇을 믿고 기대야 하나? 준비된 대통령이라고 주접을 떨더니 지금 하는 짓을 보면 진짜 능력자들을 기용하지 않고, 그동안 자기 사람들만 심느라 혈안이 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자기 배ㅇ만 채우고 자기 이익에 급급한 꼴을 보인다. 국가의 비극이다. 능력이 없으면 빨리 물러나야 할 일이다.
김대진(djkim****)
2020.02.0109:15:22신고
문슬람들이 3번 감염자를 엄청나게 비난하던데 이유가 있었네
임용태(ay7****)
모바일에서 작성2020.02.0108:27:41신고
박근혜 대통령 때의 질병 때의 문 대표와 그 측근 들의 한마디 했던 소리 들 들린다 그 소리를 했던 분들이 박근혜 정부 하고 똑같은 짓을 하고 있어니 역시 정치적인 소리는 다른 소리 구나 생각이 든다 말 하고 다룬 소리 하는 현 정부 는 부탁근데 정치하고 정부 하고 일치하는 근간을 만들어 달라는 국민의 정서를 그렇게도 어면 하나 세금 때인가 그참
이원희(whl****)
2020.02.0108:21:26신고
"WHO 보고서에 그렇게 하라는 말이 없었다. WHO 보고서는 바이블이다.."
김경민(jadesto****)
2020.02.0108:09:41신고
뭉ka야, 수십명 관리도 못하는데, 수천명 전부를 관리하겠다고...그냥 내깔려 놓고 수수방관하겠다는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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