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 갤러리에 여러 이야기가 돌기에 한 번 간단하게 써 봅니다.
1. 아타리 쇼크같은 사태가 일어난다?
아타리 쇼크는 당시 가정용 비디오 게임업계의 대부분을 사실상 독점하던 아타리社에서 저질 게임들만 대량으로 잔뜩 찍어내다가 한 순간에 터진 사건이다. 소비자들 입장에선 아타리 외엔 할 게임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그 아타리마저 저품질의 게임만을 공급하니 불만이 터진 것. 즉 아타리 쇼크의 핵심은 '독점'이다. 시장에 대체재가 많이 있다면 경쟁력이 떨어지는 회사가 자연스럽게 도태되지만, 아타리는 독점 상태였기 때문에 그렇지 못했던 것이다.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는 미국에 비해 엄청나게 다양한 중소기업들이 제작하는 구조이다. 설령 대부분의 회사가 삽질을 반복해도 한두 회사가 잘 만든다면 문제 없이 작동 가능한 구조라 할 수 있다. 물론 아키하바라에 있는 일부 상점들은 폐점을 면치 못하겠지만 말이다.
오히려 미국과는 달리 대부분의 애니메이션 제작 기업이 영세규모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타리 사태같은 것보다는 경기침체에 의한 자금난을 더 걱정해야 한다.
2. 대중들과 점점 유리된다?
어렸을 때 TV에서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란 세대일수록 "만화는 보편적이어야 한다", "내가 어렸을 때 본 만화는 대중적이었는데"란 생각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전 세대에 대중적으로 퍼질 정도의 만화는 일본 역사를 통틀어 매우 드물다. 한국인들의 오해와는 달리 일본에서 만화나 애니메이션이 주류로 인정받았던 시기는 한 번도 없다.
그나마 가장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보는 애니메이션은 지브리 스튜디오의 작품 정도다. 일본에서도 만화는 '애들이 보는 것', '오타쿠들이 보는 것'이란 인식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매니아 위주로 작품이 만들어지는 일은 어제오늘이 아니라는 것이다. 일본 박스오피스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는 애니메이션 영화도 부모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함께 보는 <도라에몽>이나 <명탐정 코난> 등 아동용 영화가 대부분이다.
<나루토>나 <원피스>같은 소년만화가 예전에 비해 줄었다고 하는 의견도 있는데, 일단 사실이다. 왜냐? 예전에는 소년들이 소년만화를 읽는 게 가장 큰 오락거리였지만 지금은 소년만화보다 재밌는 것들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예전보다 영화, 게임산업이 현저히 발전했다. 일본 어린이들도 소년만화보다는 <아이언맨>을 재밌어 하고, TV에서 <원피스>를 보기 보다는 스마트폰으로 총을 쏘는 걸 훨씬 좋아한다.
애초에 유명도와 그걸 취미로 삼는 건 전혀 별개의 문제다. 슈퍼맨이나 배트맨은 모르는 사람이 지구상에 없을 정도로 유명하지만, 슈퍼맨 만화책을 꾸준히 사서 읽거나 배트맨 애니메이션을 챙겨 보는 사람들은 미국에서도 Nerd 취급을 받는다.
3. 옛날이 나았다?
100년 전에 뉴욕에서 문학을 연구했지만 별다른 실적 없이 죽은 한 영문학자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까?
마찬가지다. 평범하거나 안좋은 평을 받았던 옛날 애니메이션은 금방 잊혀지고 시대를 초월한 명작만이 남아 지금도 회자되는 법이다. 그러니 지금도 언급되는 옛날 작품들은 당연히 명작일 수밖에 없다. 사실 정말 안좋은 작품들은 제목도 기억 못한다. 당연한 사실이긴 한데 이걸 모르는 사람이 많아서 한 번 써 봄.
예전에도 언급한 바 있는데, 오히려 80년대에는 넘치던 버블경제 예산으로 쓸모없는 역사물만 만들다가 날려먹은 게 상당수라는 사실은 아는 오타쿠가 거의 없다. 오히려 작품의 다양성은 당연히 지금이 훨씬 높다.
결국 예전 만화들이 현재 만화에 비해 갖는 확실한 장점이라고는 그나마 현재에 비해 좀 더 보편적이라는 점 정도. 근데 이것도 생각해보면 당연한 게, 예전에는 시장이 작으니 만화 하나 성공시키려면 가급적 많은 계층을 끌어들여야 했으니까 작품들이 대중성 위주로 간 거고. 지금처럼 시장이 커서 특정 매니아만 만족시켜도 수익이 보장되면 매니아층 위주로 발달하는 게 옳다. 이래야 장르가 훨씬 다양해지고, 소자본으로도 실험적인 작품의 시도가 원활해진다.
4. 점유율
오타쿠, 특히 반일오덕일수록 그들 세계의 전부인 일본 애니메이션을 지나치게 과대평가하는 면이 있는데 일본 애니는 탄생 이래 단 한번도 점유율이나 수익, 문화적 영향력 측면에서 미국 애니를 이긴 적이 없다.
초창기에는 미국은 커녕, 소련보다도 시장이 작고 기술이 뒤쳐지던 시절이 있었다. 이제 와서 미국 애니가 더 흥하네 하는 소리는 정말 어불성설인 셈.
오히려 일본만화의 문화적 영향력은 요즘이 더 강세라고 봐야할듯.
2019.11.02 23:04강세가 아니라 고전작품을 다시 재탕하면서 씹덕물도 함께 보는 분위기임. 미국인이 올드송과 락과 캔디팝을 동시에 즐기는것처럼
2019.11.03 05:23요즘 일본만화 좆같아진거 맞음. 작품성 측면에서
2019.11.03 05:25음속뇌격대같은 애니를 만들어오다 에반게리온을 시작으로 현대 서브컬쳐계의 틀을 다진거죠
2019.11.02 23:13에반게리온 뿐만 아니라 총몽,엘가임,메가존23,마크로스 등 상당히 많습니다.
2019.11.03 05:24건담은 말할것도 없고요
2019.11.03 05:24근데 심슨,어벤저스,디즈니 이딴거보다 그런 아동상업성 만화조차 일본이 스펙트럼이 더 넓은디? 지브리에 포켓몬,원피스,나루토,드래곤볼 등등 짱개계산식 마냥 인간 수 매출이 높다고 미국 아니메가 위대? 프랑스가 한참을 웃겠다
2019.11.03 05:01솔직히 요즘 만화는 진짜 쓰레기들밖에 없는거같음...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같은 애니메이션은 앞으로 나오기 힘들거같음. 문화적 역량은 다차원적이고 종합적으로 판단해야되기 때문에 한가지 표면적인 이유만으로 분석하는건 아닌거같음. 그 시대 시류에서 여러 축적된 요인들을 포함한 다양한 요인들에 의해 역량이 발휘되는게 아닐까..
2019.11.03 05:08미야자키 하야오도 만화 안좋게 보는 사람들 관점에서는 씹덕이나 다름없음. 이 분도 거의 여자주인공이 중점으로 나오고 팬티 묘사를 많이 하는 주제에 디즈니 같은 컨셉한다고 건담의 토미노 요시유키에게 많이 혼났죠. 천공의 성 라퓨타, 원령공주, 센과 치히로 대부분 작품들이 미소녀가 주인공인게 많음. 범용적 관람목적의 작품이라고 해서 왜 유독 이사람만 세간의 평가가 높은지 이해가 안감. 이런것도 부화뇌동이나 세뇌의 일종이 아닐까요?
2019.11.03 05:20부화뇌동이고 세뇌고간에 그냥 그 작품이 좋다는거임.. 센과 치히로는 미소녀가 주인공 아님
2019.11.03 05:22줄거리가 대충 어떻길래 그렇게 좋다는거죠?
2019.11.03 05:28원령공주, 천공의 성 라퓨타보다 좋나요?
2019.11.03 05:28그리고 미야자키씨가 만든 전체적인 작품들을 보면 미소녀가 주인공으로 나온게 더 많은건 팩트입니다.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는 것들 중에서는 특히 더 많죠.
2019.11.03 05:29베르세르크가 메이저 하지 못하다고 해서 미야자키 하야오에게 꿀릴게 없다고 봅니다. 하물며 겨울왕국 따위
2019.11.03 05:32요즘 일본만화가 좆같긴 한데......이미 몇십만 작품이 나온 일본의 만화,게임계를 너무 가볍게 논하시는거 같은데요?
2019.11.03 05:11솔직히 겨울왕국 볼 바에는 일본 만화 카케구루이 보고 맙니다. 저런걸 애들이나 보지. 누가 봅니까?
2019.11.03 05:12만화를 애들이나 보라는 목적으로 만들지 않는 목표를 지닌 만화가들도 아주 많습니다. 특히 극화나 성인극화를 그리는 사람들이 그런데...이런 사람들까지 죄다 모독할 생각입니까?
2019.11.03 05:41한 번도 모독한 적이 없는데 왜 모독이라 오해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분명히 아동 아니면 오타쿠가 대상이라고 말했습니다. "극화는 오타쿠가 아니야!"라고 주장하시는 입장이라면 더 드릴 말씀은 없습니다만, 성인극화 역시 대상이 대중이 아닌 매니아층이란 사실을 인지해 주셨으면 합니다.
2019.11.03 10:07본문에서 말씀드렸듯이 훨씬 더 저명한 인지도와 심도 깊은 철학을 지닌 슈퍼맨조차 만화를 챙겨 읽으면 Nerd 취급을 받는 것이 현실입니다. 거장들의 노고에는 저 역시 고개 숙여 경의를 표하는 바이지만, 이와는 별개로 그 작품을 읽는 독자에 대한 시선은 마냥 긍정적이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2019.11.03 10:53만일 그런 사람들을 비웃는다면 전형적인 한국인과 별 다를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2019.11.03 05:41당연히 일본에도 만화를 안좋게 보는 사람들이 많겠지요. 하지만 여러 훌륭한 만화를 만들어서 자기들만의 시장과 세계를 만든것도 일본인입니다.이 점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네요. 카지와라 잇키부터 시작해서 히가키 겐타로 등등 수많은 일본극화의 거장이 많습니다.
2019.11.03 05:44아 히가기 겐타로가 아니라 ''하가키 켄로'' 미악의 꽃과 야왕을 만든 작가.
2019.11.03 05:57바이오 해저드, 파이널 판타지 이런게임들을 만든 일본인들도 죄다 쓰레기겠네요?
2019.11.03 05:45보니 문화의 시각에 대한 스펙트럼부터 차이가 팍팍 느껴지네요, 이것부터 일본인과 센징을 가르는 요소가 보입니다.
2019.11.03 08:41오세 미국 애니는 그림체가 쓰레기같에저서
2019.11.03 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