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시바 료타로의 <타올라라 검> 원작영화 5월 22일 공개(1)
  • 유지군(220.87)
  • 2020.01.18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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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타올라라 검>의 포스터(출처:야후재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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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올라라 검えよ은 위대한 작가 시바 료타로(司馬遼太郞1923-1996) 선생의 작품입니다. 시대극소설(時代劇小説)이며, 시대배경은 막부 말기(幕末), 공간적배경(空間的背景)은 교토(京都)입니다. 아직 책을 읽지 않으신 분이라도 눈치 빠른 분이라면 이 정도의 설명만으로도 어떤 내용을 담았는지 감지하곤 고개를 끄덕거리고도 남겠습니다.


, 바로 신선조(新選組)가 메인 소재이고, 히지카타 도시조(土方歳三)의 삶이 메인 테마라 할 수 있겠습니다. 日本歴史를 공부하고 있는 분이라면, 막부말의 시대가 참으로 격동적이라는 명제에는 누구라도 공감하겠습니다만, 실제로도 시대의 전환점이 된 시기인 것만은 틀림없습니다.


의당 이 시기를 시바 료타로 선생이 놓칠 리가 없겠지요. 료마가 간다竜馬がゆく』 『신선조 혈풍록新選組血風録』 『언덕 위의 구름등도 집필하셨습니다. 물론 다들 대히트를 쳤고 한국에도 널리 소개된 작품들입니다. 타올라라 검은 누적 발행부수가 5백만부를 넘었고요, 료마가 간다의 경우 자그마치 245십만부의 기록을 세웠습니다. 정말 경이롭기 짝이 없습니다.

요컨대 幕末은 많은 분들이 흥미롭게 바라보기에 전혀 부족하지 않은 시대라는 점입니다. , 小生도 그중의 한 사람입니다만.^^


상황이 이러하니, 시바 료타로 선생의 뒤를 이어 수많은 작가들도 이 시대를 뜨겁게 형상화시키고 있습니다. 예컨대 철도원鐵道員으로 한국에도 다수의 독자를 보유한 아사다 지로(浅田次郎) 선생도 칼에 지다(日本語원제로는 壬生義士伝를 집필했고요, 그뿐만 입니까? 만화로도 전 세계적으로 히트를 친 와츠키 노부히로(和月伸宏) 선생의 바람의 검심るろうに剣心도 있습니다. 다 영화화되어 공전의 히트를 쳤지요.


그런데 대히트를 친 이들 작품의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신선조>를 중요 소재 중의 하나로 삼았다는 점입니다. 바람의 검심은 켄신의 상대역으로 신선조 출신인 사이토 하지메(齋藤一)가 중요인물로 등장하고요, 칼에 지다의 요시무라 간이치로(吉村貫一郎)는 신선조의 정예대원입니다.타올라라 검えよ의 주역 히지카타 도시조는 아예 신선조의 부장이며, 신선조를 거론할 때 절대로 빠뜨릴 수 없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그런고로 신선조는 막말의 아이콘이라 평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응당 위대한 시바 료타로 선생의 타올라라 검의 히지카타 도시조는 그 시대상(時代相)을 표현하는 거부할 수 없는 페르소나의 일례로 볼 수 있겠습니다. 이 명제가 참임을 역설하듯 타올라라 검은 지금까지 영화와 드라마로도 여러 차례 제작되었는데요, 올해도 예외는 아닙니다. 바로 오카다 준이치(岡田准一)씨가 히지카타 도시조로 분한 영화 <타올라라 검えよ>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대망의 레이와(令和) 2년인 2020년 올해 522日本 전국에서 일제히 개봉됩니다.

이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정말로 설레고 말았는데요, 특히 오카다 준이치씨가 히지카타 도시조 역을 맡은 것을 알고는 기대감이 뭉게구름처럼 피어올랐습니다. 小生이 보기엔 오카다씨는 야쿠쇼 코지(役所広司) 선생이랑 쌍벽을 이룰 정도로 시대극에 적격인지라 그가 묘사하는 히지카타에 대해선 가히 기대와 흥분이 교차하지 않을 수 없었거든요. 정말 절묘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더욱이 감독은 <세키가하라>를 만든 하라다 마사토(原田眞人). 오카다씨와는 이미 <세키가하라>에서 호흡을 맞추었답니다.

영화 <타올라라 검えよ>…… 과연 오카다씨는 일생현명(一生懸命)의 강직한 사무라이 히지카타 도시조를 어떻게 그려내고 있을까요? 어쩌면 오카다 준이치씨는 히지카타보다 더 히지카타다운, 시뮬라시옹(simulation)적인 감동을 거세게 뛰어넘는, 입체적 인물상의 정수를 선연(鮮姸)히 구현해 내지 않을까, 라고도 생각해 봅니다.

고백하건대, 小生도 신선조와 히지카타를 참으로 좋아합니다. 신선조가 지키려던 가치의 정점 체계에는 그다지 동의하지 않지만, 그들이 보인 선연한 기백과 인간미학적 아름다움의 절도 있는 행동양식에는 깊이 경의를 표하고 맙니다.^^


그건 그렇고 신선조를 얘기할 땐, 마치 의례처럼 그들이 바람처럼 누볐던 교토(京都)라는 아려한 도시가 언제든 선연(鮮然)히 눈앞에 떠오르곤 합니다. 신선조가 전성기를 누렸던 활동공간이 바로 교토였으니 만큼, 이건 어쩌면 당연한 반응이겠습니다만. 교토(京都)는 말로 형언할 수 없을 만큼 독보적인 아름다움과 품격을 지닌 도시라는 점에서, 거기에다 1천여 년을 수도로 보낸 곳답게 헤이안 시대(平安時代)의 풍치가 곳곳에 깃들어 있으니 실상 언제든지 생각나는 건 크게 무리도 아닙니다.

, 小生의 경우가 그러합니다. 교토 곳곳에 자리 잡은 수많은 명승지들의 숲을 거닐면 어느새 헤이안의 가인(歌人)이 된 듯한 착각을 종종 느껴버리기 일쑤이니까요.(그래서 보다 엄정히 말씀드리면 小生이 가장 사랑하는 도시가 교토입니다.)

그렇다고 우아한 관광 명소가 그야말로 지천에 널렸기 때문에 교토를 사랑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명소들과 거리가 조화롭게 일구어 낸 京都만의 분위기와 기품이 너무도 인상에 남기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길 구석에서 무릎을 세우고 앉아 두 손에 턱을 받치고 그저 멍하니 거리를 바라만 보아도 마음은 한없이 아늑해지곤 하는데, 교토의 미학은 아름다움, 아려함, 우아함을 모두 모은 채 西方浄土가 무엇인지 안내하는 섬세한 손길의 따뜻함 같아, 가슴마저 뭉클해지는, 그러한 감성입니다.

그런고로 지천에 널린 관광 명소 때문에 뜨겁게 열광하는 것이 아니라, 화분이 놓인 골목길 하나부터 금각사(金閣寺)에 아르기까지 그 모든 요소가 빚어낸 교토만의 깊고 깊은 품격, 그 간절한 정경과 아려한 정서에 속절없이 반해버린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예컨대 2010년 전후부터 존재감을 톡톡히 내보인 日本만의 독특한 퍼포먼스(performance)<낭독활극朗読活劇Recita Calda>의 무대로도 교토는 가히 손색이 없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아니, 낭독활극은 도쿄(東京)가 아닌 교토에서 열려야 더 어울릴 것 같습니다. 교토는 도시 자체가 예술 현장의 스테이지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이니까요.

참고로 <낭독활극朗読活劇>은 일반 낭독극과는 다른 장르의 무대예술(舞台芸術)인데요, 보통 1인 연기자의 낭독과 모놀로그 및 연기행동(演技行動)에 음악이 앙상블을 이루는데요, 하면 일종의 모노드라마(monodrama)가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낭독>이 들어가는 점에서 질적으로 다릅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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