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가끔 책을 읽는 편이고 독서량도 한국인답게 부실한 편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이 지은 책은 가급적 안 보려고 합니다. 의미 해석이나 근거의 해설에 있어 너무 자의적인데다가 결론을 위해 성급하게 책을 저술하다 보니 논증을 부실하게 하는 경우가 너무 잦기 때문이죠.
그런 면에서 저는 비판도 많이 하고 저와 의견은 다르더라도 안병직과 그 제자들의 저서를 적어도 한국 책 중에서는 높게 평가하는 편입니다. 본인들이 원하는 결론을 유도하기 위해 치졸하게 개인적인 평가와 논증을 뒤섞는 짓을 하지 않는 것만 해도 뭐..
이러한 이유로 저는 외국인이 쓴 책의 번역본을 주로 읽는 편이고요. 아무튼 잡썰은 이렇고...
한국인들이 정말 짜증나는 점은 번역본을 만드는 데 있어.. 저자의 의도를 제대로 반영하기 위한 번역에 충실하지 않고 기어이 번역에도 자의적인 의미를 집어넣는다는 겁니다. 출판사 기파랑에서 나온.. ‘후쿠자와 유키치의 문명론’이라는 저서에서도 유키치가 삼한이 일본의 일부였다는 인식을 내비치는 문단이 있었는데, 거기에 주석으로 임나일본부로 대표되는 왜곡된 역사인식이라는 투로 해석을 해 두었더군요. 근데 임나일본부가 왜곡인지 아닌지 여부를 차치하고, 번역가가 그걸 왜곡이라고 단정할 건 뭡니까? 읽으면서 어이가 없더군요
근데 이 책도 표지에는 ㅇㅇㅂ 똥상이 있길래 한번 호기심이 일어서 읽어봤는데... 저자가 국제주의자에 반우익 성향이 강한 건 사실이지만 정작 책표지로 활용된 ㅇㅇㅂ 관련 이야기는 나오지 않습니다. 내용 전반을 읽어보면 2차 대전, 미국의 아시아 및 중동 문제 개입 등 세계의 근현대사 전반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을 알 수 있고요. 다시 말해 반일에 집중된 서적은 아닌데.. 표지 때문에 온전한 반일 서적으로 둔갑된 거죠.
심지어 저자는 2차 대전에서의 난징 사건, 생체실험, 중국인 탄압 등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합니다. 사실 여부를 떠나 저자는 저러한 사건들을 사실이라고 믿고 있고요. 그런데 우스운 건 정작 ㅇㅇㅂ 문제는 언급도 하지 않았습니다. 책 표지에 그러면 ㅇㅇㅂ 똥상을 도대체 왜 드러냈느냐? 두 가지 가설을 들 수 있겠죠. 일한 간 역사 문제 갈등을 책팔이에 써먹기 위해서, 그리고 ㅇㅇㅂ 문제를 일본 측의 왜곡인 것처럼 선전하기 위해서. 뭐 둘 다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죠. 가설이니까.
점입가경인 점은 이 책에 ㅇㅇㅂ 똥상이 인쇄된 엽서까지 동봉했다는 겁니다. 거기다가 엽서 윗부분을 잘 보시면 “역사를 왜곡하지 말라”라고 적혀져 있습니다. 한글, 영어, 그것도 모자라 일본어로도 적어놨습니다. 솔직히 속이 너무 보이는 것 같습니다. 번역가도 출판사도... 저자의 의도가 과연 이런 것이었을지는 상당히 의문스럽습니다.
책 내용 자체는 평이합니다. 세계사 관련해서 좀 관심 있는 사람이면 다 아는 내용이고, 저자가 반우익적, 미국 비판적이고 국제주의적 시각을 견지하고 있기에 입문서라기보다는 세계사 리뷰용으로 읽기엔 그냥저냥입니다. 그런데 출판사와 번역가 때문에 책이 헬적화된 것을 보며 좀 짜증났네요. 저는 표지가 이렇길래 내용도 ㅇㅇㅂ 내용의 비중이 높은 줄 알았습니다. 실상은 ㅇㅇㅂ와 상관도 없는 책인데.
이 책이, 정확히는 번역본이 다시 한번 느끼게 해 주는군요.
한국에 장인, 프로 정신을 가진 전문가가 배출되기 힘든 건 그 자신이 그에 걸맞지 않아서라는 것을...
불법스캔본 만화에서도 사족다는게 일상인데 물론 불법으로 번역하고
01.04 14:32어디 책뿐이겠나 영화게임 등등 원작자보다 로컬라이징한 번역가들이 갑인줄 아는 센퀴들이많음
01.04 14:33책 표지보고 ㅇㅇㅂ 동상을 비판하는 내용인줄 알았는데... 그랬으면 진작에 ’그 민족’이 심하게 발작질 하고 책 팔지 말라고 선동했겠지
01.04 14: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