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역사를 보는 관점과 실제의 괴리
  • 굽이굽이
  • 2019.12.21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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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민족주의 교육의 허상을 알게 되면 이것도 구구절절하게 논의할 가치조차 없고 저 역시 지식이 적기 때문에 아는 범위에서 간단하게 적어봅니다



민족주의자들의 근본적인 모순이자 한계이기도 한 부분이 바로 역사를 보는 관점입니다. 제가 볼 때 크게는 두 가지가 있는데요.

첫째는 민족주의자들의 프로파간다입니다. 민족주의자들의 프로파간다는 간단히 한 문장으로 요약되죠. 같은 민족 일원이 같은 민족 공동체 내에서 조화롭게 살고 있었는데 외세 제국주의에 의해 민족이 탄압받았다는 주장입니다.

그런데 이건 제국주의, 흑인 노예 관련 연구가 진행되면서 그 주장에 근본적인 결함이 있다는 게 이미 증명되었고 사실상 그 자체가 허상이라는 것이 다 드러났죠. 제국주의 이전에는 민족 공동체라는 개념보다는 오히려 “같은 민족끼리의 억압과 차별”에 의한 계급 의식이 훨씬 강했다는 거죠. 그러니 “같은 민족끼리 조화롭게 살았다”, “제국주의의 침략에 의해 민족이 억압받았다”라는 프로파간다는 그저 허상입니다.

두번째는 첫번째의 근본적인 이유이기도 한데, 아이러니하게도 민족주의 관점에서 보는 역사관이 사실상 그간 기술된 역사와 동일한 인식을 공유한다는 거죠.

이게 헛소리로 치부될 수도 있는데, 절대 아닙니다. 대다수의 국가에서 기술된 역사는 사실 집권층을 대변하는 역사이기 때문이죠. 즉, 귀족의 역사관을 사실상 그대로 답습한 게 민족주의 역사관이라는 겁니다.

영토의 획득과 상실, 황제와 왕의 죽음, 집권층의 몰락, 외세의 침략과 방어가 국민들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을까요?

이미 서양의 변경사 연구를 통해 밝혀진지 오래지만, 전근대의 국민들, 특히 평민 이하의 국민들에게 국가 관념은 희박했고, 대다수는 자신의 촌락과 마을 공동체에 귀속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니 국민 의식보다는 주민이라는 관념이 훨씬 강했고 그들에게 국가와 민족에 대한 충성심을 찾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침략받은 지역에서 침략자들만 주민들을 탄압했을까요? 그러면 침략받기 전엔 어떠했을까요? 국민들이 과연 자신의 국가가 멸망했을 때 당장 눈 앞에 펼쳐진 자신의 생계와 국가의 멸망 중 어떤 것을 더 문제시하고 고민했을까요?

소위 “침략자”들이 주민들의 환심을 사고자 매력적인 정책을 펼쳤을 때 그들은 민족을 생각했을지, 아니면 정책을 지지하며 좀 더 나은 내일을 꿈꿨을지 생각해보면 민족주의 역사관의 허상은 확연하게 깨달을 수 있죠.


하지만 대다수 한국인들은 본인들이 귀족이었다고 망상하며 민족주의 역사관을 자신의 과거로 기억하고 있으니 아직도 한국인들의 전근대적인 망상은 깨질 날이 요원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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