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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日本人의 洋食이야기

유지군(220.87) 2019.11.21 12:26:11
조회 78 추천 8 댓글 0
 


사진은 영화 <앙, 단팥이야기>의 한 장면(출처:야후재팬)


日本3대 양식(洋食)이라 하면 돈가스(カツ), 카레라이스(カレーライス), 고로케(コロッケ)를 들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日本에서 만든 양식입니다.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하고 독창적인 일양절충요리(日洋折衷料理)라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小生도 다 즐기는 것들입니다.^^


이 요리들은 <메이지유신明治維新> 이후 개척되었습니다. 당연히 간단하게 만들어진 것들이 아니었습니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편견과 불신을 뚫고 자리를 잡은 것들이라 그야말로 요리혁명의 성과물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입니다. 그러고 보면 무척이나 미스터리한 요리들이네요.^^


사실 日本은 헤이안시대(平安時代) 이래 교토의 귀족들인 공가(公家)는 육식을 금해왔습니다. 그렇지 않은 지역도 있었지만(나가사키나 사쓰마 등) 대체로 육식을 부정한 것으로 여기는 기류였습니다.

그런데 무사 계급의 자기희생적 明治維新 혁명 이후, 메이지 정부는 음식에서도 변화를 꾀했답니다. 구미제국(欧米諸国)과의 원활한 교류를 위해 육식문화도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솔선수범했어요. 明治 5, 그러니까 1872124일 천황께서 궁중의 학문소로 신료들을(그중에는 사카모토 료마의 밀접했던 도사번의 고토 쇼지로도 있었습니다) 불러놓고 친히 만찬으로 서양요리를 드신 것이었습니다. 그야말로 1천여 년만의 육식 해금이었지요.

그 후 서양요리는 급속도로 열도에 들어왔지만, 육식 해금의 상징이랄 수 있는 쇠고기전골처럼 빨리 정착되지는 못했습니다. 쇠고기전골은 해금 3년 후인 도쿄에서만 전골을 파는 식당이 100여 개를 넘었을 정도였답니다.


따라서 육식 해금에 대해선 일본인들의 적응은 비교적 빨랐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서양요리는 길길이 멀었어요. 쌀밥과 된장국(味噌汁)이 주식인 일본인들은 서양요리를 도무지 선호할 수가 없었던 겁니다.^^

예컨대 16세기에 이미 일본에 들어왔던 빵만 해도 그렇습니다. 막부 말기부터 메이지에 이르기까지 아무리 정부가 군용 식량으로도 장려하고 보급을 넓히려 해도 좀체 사람들 속으로 퍼져 나가지 못했습니다.

제아무리 정부가 캠페인을 펼쳐도 역시 입맛에 맞지 않는 것은 맞지 않는 것이었지요.


그렇게 일본인들은 서양 빵을 시큰둥하게 보았을 따름이었습니다. 그래도 빵을 만드는 장인들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치열히 노력했음은 두 말하면 잔소리입니다.

1874(메이지 7), 欧米諸国에는 존재하지 않는 전혀 새로운 빵이 마침내 개발되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단팥빵(アンパン)이었습니다.(오늘날 우리가 먹는 단팥빵의 형태입니다.)


日本人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해 개발된 빵.

빵에 日本人에게 익숙한 팥을 넣는 기발한 착상. 그것은 찐빵처럼 따뜻할 때 먹어야 되는 것이 아닌, 언제든지 부드럽게 팥을 즐기며 먹을 수 있도록 고안된, 실로 일양절충(日洋折衷)의 빵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개발자는 도도번의 번사(번의 사무라이를 말합니다)인 기무라 야스헤에(木村安兵衛)였습니다.


무사계급의 모든 특권을 내려놓고 빵의 장인이 되어 기술 개발의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화혼양재(和魂洋才 일본의 정신과 서양의 기술을 겸비한다는 말)를 모토 삼아 이룩한 쾌거였습니다.


일양절충의 단팥빵은 순식간에 천하로 퍼져 나갔고, 긴자 4초메에서 팔기 시작한 단팥빵은 하루 판매량이 자그마치 15천여 개를 넘었을 정도였습니다.

그 다음 해인 1875(메이지 8) 천황께서도 직접 시식해 대단히 흡족해 하셨다는 일화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단팥빵은 오늘날 빵 대국의 日本을 이루어 낸 토대가 되었습니다.


돈가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지금 우리가 먹는 형식의 일본식 돈가스는 서양의 포크커틀릿(pork cutlet)과는 완전히 다른 요리입니다.

즉 단팥빵이나 고로케처럼 일본과 서양을 결합시키고 절충시켜 새롭게 만들어 낸 것입니다.

그런 노력 끝에 1929(쇼와 4) 도쿄의 우에노에서 시마다 신지로(島田信二郎)가 처음으로 돈가스 식당을 열어 팔기 시작했으니 육식해금으로부터 60여 년이 다 되어서야 성공시킨 케이스였던 겁니다.(아사쿠사에서 먼저 개업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낯선 음식에 대한 저항감도 없지 않았으나,(당시 영업허가를 내주기 위해 관청에서는 돈가스집이 일본 요릿집인지 서양 요릿집인지 한참이나 헷갈려 하다가 서양 요릿집으로 허가를 내줬다고 합니다) 일단 고객들이 맛을 본 뒤에는 그야말로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돈가스의 맛을 안다면 어찌 열광하지 않겠습니까.^^


돈가스는 일양절충요리의 결정판이었습니다. 그것도 아래에서부터 구축되어 천하의 모든 사람들 입맛을 사로잡은 절묘하도록 훌륭하게 탄생시킨 요리의 유신(維新)이었던 겁니다.

장인들의 집념 덕분에 오늘날 우리의 식탁은 더욱 풍요로워지고 다양해진 셈입니다.^^


참고로 육식 해금 이전에 에도성의 쇼군과 미다이도코로(御台所 쇼군의 부인)께서 함께 드셨던 점심의 식단은 대략 이러했습니다.

첫 번째 상바지락 국, 잉어 한 토막, 참마, 고비나물, 두부, 다시마, 도미구이, 새우, 자완무시(茶碗蒸). 그리고 두 번째 상도 나오는데 도미 회와 오리고기도 있었습니다. 오리는 육식으로 치지 않은 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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