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의당을 탈당한 진중권(사진)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가 ‘조국 사태’와 관련해 “(대중은) 듣기 싫은 사실이 아니라 듣고 싶은 환상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지난 14일 서울대 사범대학에서 열린 ‘백암강좌 - 진리 이후(Post-Truth) 시대의 민주주의’ 강연에서 “사실은 수요가 없고 환상은 수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서초동 검찰개혁 촛불집회를 언급하며 “요즘 대중은 기존 언론은 다 썩었고 다 거짓말만 한다고 한다. 기존 언론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를 생산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결국 대중이) 유시민의 알릴레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팟캐스트 이런 걸 듣는다”면서 “그런데 유튜브나 팟캐스트는 공정성 기준이 없다. 우리는 심의규정을 준수하지 않는다고 하고 방송한다. 그런데 이걸 더 신뢰한다는 게 재밌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진 교수는 “대중도 비루한 현실을 듣고 싶지 않다”면서 “괴벨스가 ‘대중은 비루한 현실에 충분히 지쳐 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멋진 판타지다’라고 그랬다”고 언급했다.
진 교수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적극 옹호하고 있는 유시민 작가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유 작가한테 전화해 “큰일났다. 어떻게 이런 상황에서 다시 젊은이들에게 표를 달라고 할 수 있겠냐”라고 묻자 “(유 작가는) 덮을 수 있데요(라고 답했다). 참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진 교수는 정의당을 탈탕한 과정에 대해서도 “정의당은 조 전 장관 임명에 반대하고, (이에 대해) 비판을 받게 되면 내가 등판해 사람들을 설득하기로 했었는데 당에서 찬성해 버린 것이다. 황당해서 탈당했다”고 밝혔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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