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조국이 文대통령 다음 아니냐… 그냥 놔두자" 동양대, 보복 두려워 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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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조국이 文대통령 다음 아니냐… 그냥 놔두자" 동양대, 보복 두려워 정경심 직위해제 안했다

조선일보
입력 2019.10.23 03:00

[조국 게이트]
곽상도 의원, 동양대 회의록 입수
규정상 직위해제 해당하지만 결국 무급휴직으로 결론

동양대학교가 정권 차원의 보복을 의식해 '총장 표창장 위조' 혐의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내 정경심 교수를 직위해제하지 못하고 무급휴직으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22일 전해졌다. 동양대 관계자는 "당시 인사위 회의는 조 전 장관 (권력 서열)이 문재인 대통령 다음이라는 분위기였다. 그래서 정 교수 직위해제를 못 했다"고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내 정경심(가운데)씨가 22일 오전 외출하기 위해 서울 방배동 자택에서 나와 이동하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내 정경심(가운데)씨가 22일 오전 외출하기 위해 서울 방배동 자택에서 나와 이동하고 있다. 정씨는 2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영장 실질 심사를 받는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실이 입수한 회의록에 따르면, 동양대 인사위는 지난달 16일 개최됐다. 인사위원들은 회의에 앞서 '검찰이 사문서위조라는 죄명으로 정 교수를 기소했다는 처분 결과를 통보했다'는 내용을 공유했다. 이에 한 인사위원은 "동양대 정관(定款)은 '형사 기소된 교원에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했고, 다른 인사위원은 정 교수가 제출한 진단서 사유(약한 수준의 당뇨, 스트레스로 인한 안정 필요)만으로 1년 병가 휴직은 불가하다"고 했다.

하지만 동양대 인사위는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자는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할 수 있다"는 사립학교법 조항을 역(逆)으로 해석해 '직위해제' 논의를 덮었다.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할 수 있다'는 대목이 '반드시 직위 해제해야 한다'는 의무 조항은 아니라는 논리에 대다수 인사위원들이 동의한 것으로 회의록에 나타났다. 결국 동양대는 '정 교수가 수업이 가능하면 정상적으로 2학기 수업을 진행하고 개인 사유로 도저히 수업이 불가하다면 무급휴직이 타당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정 교수 부탁으로 가짜 인턴 증명서를 만들어준 이광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기술정책연구소장이 보직 해임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당시 인사위에 최성해 동양대 총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동양대가 그같이 결정한 배경에는 '정권 차원의 보복'에 대한 두려움이 작용했다는 것이 교내 관계자들 증언이다. 인사위에 배석한 관계자는 "당시에는 조 법무장관이 직(職)을 유지할 수도 있던 상황이어서 우리가 선제적으로 (정 교수를) 직위 해제할 수는 없었다"며 "조국이 대통령 다음 아니냐는 분위기여서 그냥 흐르는 대로 가자고 결론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상당수 동양대 교직원은 조 전 장관 부부의 비리 의혹이 쏟아져 나오자 심적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는 조 전 장관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학교 측에 "나와 관련한 자료를 국회에 제출한다면 다칠 수 있다"며 압력을 가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 전 장관 부부는 지난달 4일 최 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총장 표창장 발급을 위임해줬다는 보도자료를 내달라"고 했고, 같은 날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웬만하면 저쪽(조 전 장관)에서 원하는 대로 위임해준 걸로 하시죠"라고 했다는 게 최 총장의 증언이다.

또한 교육부는 지난 3일 동양대에 직원을 보내 최 총장
신상자료와 25년치 이사회 회의록을 압수했다. 최 총장 학력이 실제로는 '단국대 제적'인데 일부 기록에 '단국대 수료'로 적힌 진위(眞僞)를 밝히겠다는 것이었다. 여당 의원들도 국정감사에서 최 총장의 '허위학력' 의혹을 제기했고, 최 총장은 지난 2일 학교법인 이사에서 물러났다. 곽 의원은 "일개 사립대에 정권 차원의 권력형 린치를 가한 것"이라고 했다.


100자평

97
박원태(park****)
2019.10.2312:23:50신고
한마디로 동양대학이 너무 순진한것 같다.
김청식(kc****)
2019.10.2312:17:22신고
독재란 무엇인가. 민주주의가 40년 후퇴된듯하다.
서정건(reader****)
2019.10.2311:55:19신고
狐假虎威의 고사가 생각난다. 뭉가를 등에 업은 족가가 두려워 족가가 키우는 여우도 어쩌지 못했다는 고사성어였지, 아마...
손희정(388*)
2019.10.2311:50:45신고
일선공무원들은 조금만 말썽을 발생해도 즉각 직위해제부터 당하는데 비하여 너무 지나치게 대조적이다. 국회는 당장 이렇게 균형을 잃은 국정부터 바로잡기를 기대한다. 선거시기가지 기대해본다. 균형잡힌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지못하면 중대한 결정이 요구될것이다.
배상훈(hawkms****)
모바일에서 작성2019.10.2311:50:42신고
그야말로 죽창가를 부르며 완장차고 진군한 해방후 빨치산같은 죽창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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