킴취워리워가 매일 하는 일은 일본 여성의 SNS를 탐독(耽讀)하는 것이다. 그는 역갤시절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젊은 일본 여성의 SNS를 염탐하고 있다. 어떤 계기로 그가 이런 취미를 갖게 되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나는 다름이 아니라 그가 일본 여성의 인스타그램의 모노가타리(物語)를 읊으면서, 평범한 일본인 남성이 일상의 지극히 사소한 일에서 느끼는 행복과 감동을 대리만족하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이미 수년 전부터 낮과 밤이 뒤바뀐 그는, 11시 경에 잠에서 깨면 침대에 누운 채로 스마트폰을 켜고, 교토(京都)의 한 아름다운 일본인 아가씨가 고교시절부터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들을 관음(觀淫)하기 시작한다. 화창한 교토의 봄날, 단정하게 교복을 입고 사쿠라나무 그늘에 앉아 친구들과 벤토를 먹는 모습… 그녀가 기모노를 입고 고향 교토의 아름다운 경치를 만끽하는 장면을 담은 사진… 남학생 또래들과 부활동(部活動)을 즐기는 여고생… 어느덧 세월이 흘러 대학을 졸업하고 이제 결혼식을 앞둔, 평범한 일본 여성의 삶을 그린 모노가타리를 그의 마음 속에 쓰는 것이다.
킴취워리어는 단순히 눈으로만 스마트폰을 보는 것이 아니다. 그는 마음속에 낭만이 넘치는 그 모노가타리를 계속 반추(反芻)하며 되새긴다. 그리고 어느덧 부지불식(不知不識)간에 그는 모노가타리 소설의 남주인공이 된다. 즉, 여학생 또래들과 정답게 인사하는 일본의 고교생이 되고, 일본 국립대학에 다니며 창창한 미래를 향해 정진하는 청년이 되며, 가을 교토의 노을빛 아래에서 아리따운 일본인 아가씨 여주인공에게 청혼(請婚)을 하는, 너무나도 평범한 일본인 남성이 되는 것이다.
그 순간만큼은 한국의 고교에서 빠따를 맞고, 조선군대에서 가혹행위를 당하고, 수년째 취업에 실패한 자신의 슬픈 과거의 기억은 어렴풋이 사라진다. 이제 잠시나마 그는, 고교시절 자신이 짝사랑하는 여학생이 다른 시정잡배(市井雜輩) 남학생과 정답게 손을 잡고 등교하는 모습을 그저 멀리서 바라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던, 한국남자 이철우 킴취워리어가 아닌 것이다.
킴취워리어가 수년째 골방에 들어가 두문불출(杜門不出)하게 된 것은 누구의 탓도 아니다. 그는 단지 자신을 남자로 사랑해주는 아름다운 여자를 만나 그저 일상의 소박한 삶에 웃고 행복해하는 평범한 남자가 되고 싶었을 뿐이다. 유일한 잘못은 그가 조선에 태어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근본 원인은 국가를 운영할 자격이 없는 조선인종이 주권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역근갤러들의 지론(持論)처럼, 국가를 운영할 자질이 없는 집단이 국가를 통치하면 구성원들만 비참해질 따름이다. 그저 평범한 남자로서 평범한 삶을 살고 싶었을 뿐인 킴취워리어 같은 자들이 조선의 현실에 좌절하고 하루종일 일본여성의 인스타그램을 탐닉하는 것은 얼마나 비참한 코미디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