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나 자신이 소화하지도 못할 과도한 욕망을 가졌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저렇게 공기청정기 하나에도 행복해 하는 자가 있는데, 도대체 나는 얼마나 감사하지 못한 삶을 산 것인가?
공기청정기를 샀다며 천진난만해 하는 김치워리어의 모습을 보고 번쩍하고 깨달음을 얻은 것이다.
공기청정기가 어딘가 부러졌다면 그것은 나에게 가치를 상실한 폐품이기 때문에 버려버릴 것이다.
완벽한 공간에 완벽한 물건만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내가 기존에 있어 정을 떼는 논리였다.
그러나 김치워리어는 물건이 반쯤 부서지고 낡았어도 버리지 않는다.
그는 물건과 자신을 동일시 하지 않기 때문이다.
혹은 덜덜거리고 낡은 물건도 나의 일부임을 받아들이는 성숙함도 있는게 아닐까?
나는 삶과 나 자신을 사랑하지 못한 인간이었음을 어제 느낀 바가 있다.
멋진 깨달음이군요.
07.15 1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