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코리안 타임의 나라
  • ㅇㅇ(180.71)
  • 2019.10.14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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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들은 약속시간을 잘 지키지 않는다. 그러고는 어김없이 '길이 막혀서.....'라고 변명을 늘어놓는다. 하지만 알고 보면 약속 시간이 다 되어서야 출발하는 사람이 많다. 사람을 만나다 보면 다음 약속이 있다는 것을 내가 뻔히 아는데도 눌러앉아서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내가 마음이 급해져서 그만 가봐야 되지 않느냐고 물으면 "괜찮아요, 기다리겠죠 뭐" 하고 대답한다. 그래 놓고는 또 길이 막혀서 늦었다고 변명할 것이다.


나는 나하고 약속을 했다가 세 번 이상 시간을 어기는 사람은 그 다음부터 절대 만나지 않는다. 상대가 아무리 높은 사람이라 해도, 그 사람을 통해 내가 큰 이익을 볼 수 있다 해도 마찬가지다. 길이 막혀서 늦었다는 말이 변명다운 변명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그 버릇은 고쳐지지 않는 모양이다. 출근 시간에도 10분만 일찍 서두르면 교통신호까지 위반해 가며 달리지 않아도 제시간에 도착할 수 있을 텐데, 일본의 직장인들은 지하철이 연착해서 지각을 하면 철도 회사에서 확인서를 떼어다가 회사에 제출한다. 이렇게 하면 변명이 아니라 타당한 사유로 인정받을 수 있다. 철도 회사는 15분 이상 연착했을 때 승객이 요구하면 반드시 확인서를 떼어 주도록 되어 있다.


한번은 중요한 비즈니스 관계로 한국의 어느 기업체 사장과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나는 일본에서 부랴 부랴 비행기를 타고 날아왔는데, 세 시간을 기다려도 만나기로 한 사람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였다. 전화로 확인해 보았더니 그 사장은 그제서야 출발하겠다는 것이 아닌가. 그러면서 한다는 말이 나하고 약속이 잡혔다는 사실을 전달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국 사람들이 자주 써먹는 수법인데, 이것 역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나는 그 사람하고 직접 약속을 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사장 밑에 있는 전무를 통해 약속을 했다면서 사장하고 약속한 것이나 마찬가지 아닌가. 사장이 나한테 거짓말을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시간 약속 하나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한 회사의 전무라는 중책을 맡을 자격이 없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변명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있다. 그러나 자신의 입장을 옹호하기 위해 늘어놓는 변명이 오히려 부정적인 효과를 초래할 뿐이라는 사실을 한국 사람들은 잘 모르는 듯하다. 나는 비행기를 굉장히 자주타는 사람이다. 그런데 김포 공항에서 정각에 이륙하는 비행기를 타 본 기억은 거의 없다. 일본에서는 고작 1시간 40분이면 날아가는 거리인데도 30분이나 1시간쯤 기다리는 것은 다반사다. 이제는 승객들도 익숙해져서 누구 하나 불평하는 사람이 없다. 비행기 시간표만 보고 약속 시간을 정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그래서 나는 일본에서 약속이 있을 때 에는 반드시 하루 전. 최소한 몇 시간이라도 여유를 두고 김포 공항을 떠난다.


하긴 한국의 텔레비전 역시 예고된 시간에 정확하게 시작하는 프로그램이 9시 뉴스말곤 하나도 없다. 방송국조차 국민에게 한 약속을 빕 먹듯이 어기는 나라, 한국은 정녕 영원한 코리언 타임의 나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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