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모 기업 (자동차로 유명한 H가 아닌 화학계열 대기업 H) 취업 면접 썰을 근갤에서 풀었는데 근갤은 터졌고 제갤에 없어서.. 근갤에서 풀었던 썰보다 다시 제갤에 자세히 풀어봅니다

1차 면접이었는데 시종일관 빈정거림이더군요. 어차피 뽑을 사람 많다는 건지, 면접관이 너무 조센징스러워도 꾹꾹 참았는데 사람 불러놓고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더군요

그렇게 빈정거리다가 제 서류 보더니 “아~ ㅇㅇㅇ 씨는 토익 점수가 평범하네요? (850) 근데~ 토익 점수 같은 거 의미가 없더라고요. 점수랑 실전은 다르니까~”

이러더군요. 그래서 제가 그렇습니다라고 대답하니

“ㅇㅇㅇ씨는 영어에서 뭐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라고 묻길래 제가

“저는 다 중요하지만 엔지니어라면 매뉴얼을 봐야 하니까 독해가 중요할 거고, 외국 엔지니어랑 대화하려면 회화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라고 대답했죠

그랬더니.. 제 sci 논문 목록을 보고는

“이거 직접 썼어요?”라고 묻길래

“(...?) 네. 제가 썼는데요”

라고 대답하니 “레알? (구라 아니고 진짜로 이렇게 물어봄. 옆에 두 명 킥킥거림)”

이렇게 비꼬더군요. 참.. 대기업 수준도 알만하다고 생각했지만 참으면서 제가 쓴 게 맞다고 했더니

어디까지 제가 직접 쓴 거냐고 묻더군요.. 할 말을 잃을 뻔했습니다. 그냥 대필 아니냐고 대놓고 묻는 건데 서로 최소한의 예의라는 것도 없는지... 참..

어쨌든 abstract부터 reference까지 (즉, 처음부터 끝까지) 제가 다 쓴 거라고 했는데 면접관이

“아~ 그래서 쓰기는 빼고 커뮤니케이션과 읽는 게 중요하다고 했구나~” 라고 말하더군요


그냥 여기서 제가 탈락할 거라는 걸 어느 정도 직감해서 그냥 적당히 저도 비꼬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말했죠.

“그렇습니다. 사실 영어 쓰기도 중요합니다. 쓰면서 영어 문법과 단어의 의미를 좀 더 정확하게 이해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저도 그렇게 영어에 대해 많이 숙지했습니다

면접관님들은 so와 therefore의 차이를 아십니까?”


라고 하니 세 명 모두 인상이 구겨지면서 침묵을 지키더군요. 나중에 질문 한두 개 하고 저 내보내더군요


분위기 상으로 짐작컨데 즈그도 영어 못하면서 상대를 영어로 갈군 건데.. 참 한국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회사는 결국 탈락.


그 회사 한창 태양광에 돈 쏟아붓던데 요새는 어떤지 모르겠네요 ㅎㅎ 저는 어차피 일본 왔으니 알 바 아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