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돌아오면 아내가 언제나 죽은 척을 하고 있다>의 달을 바라보는 시퀀스(출처:야후재팬)
「가장 日本的 미의식과 문화가 오롯이 녹아 있는 영화라 小生은 정말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하여 小生 경험에 비추어 강력히 추천합니다.
물론 배려와 절제라는 日本的 감성의 표현이나 새벽의 호수처럼 번져가는 내러티브의 전개 대신, 롤러코스터(roller coaster)처럼 격랑 치는 액션 스토리를 즐기는 분이라면 조금 싱겁게 여길 수도 있겠지만, 映畫의 묘사력을 염두에 두고 감상하신다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 사료됩니다. (사물을 보고 감동할 수 있는 능력인 모노아와레(物の哀れ)를 구현하신 분이라면 새삼 두말할 필요도 없겠습니다.)
참, 두 배우의 연기력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겠는데요,
치에 배역인 에이쿠라 나나(榮倉奈々)와 준 역을 맡아 열연한 야스다 켄(安田顕)이야말로 디테일한 묘사력의 구축에 있어서 일등공신이라 할 수 있으니까요.^^」
실상 내면의 심리를 묘사하는 데는 문자보다 영상이 어렵다. 그러나 이 작품의 에이쿠라 나나와 야스다 켄처럼 캐릭터들의 표정과 행동거지(行動擧止)를 아주 자연스럽고 섬세히 보여준다면 관객으로선 사색(思索)의 여지가 좀더 넓어질 수밖에 없겠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나는 시퀀스부터 그러하다. 출장을 왔다가 버스를 놓쳐 버린 준과 그런 준을 바라보며 미소 짓는 치에의 표정은 일상사(日常事)에 순연히 녹아 있는 정경의 하나였다.
정말이지 에이쿠라 나나는 그 순간에 치에, 야스다 켄은 준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캐릭터에 실재성(實在性)이 높아지면, 그들의 행동 하나하나의 의미는 중첩되기 마련이다. 당연히 그것을 해석하려는 思索은 참으로 즐거워진다.
여담이지만 치에가 준비한 이런저런 小品의 가격표를 준이 몰래 확인하는 모습은 부부의 생활상(生活相)을 반영한 장면으로 리얼리티를 구사시키는데 추호도 손색이 없다.
오치무샤 갑옷의 할인가격, 880엔. 그것을 훔쳐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준에게 관객은 곱다시 동일시될 수밖에 없으리라. 더불어 흥청망청하는 것이 아니라 최소의 비용으로 최고의 효과를 내려는 치에의 경제관(経済観)도 살필 수 있어 기껍다.
그리고 또 하나 덧붙이자면, 퍼포먼스 같은 은유를 번거롭게 동원하는 치에의 심리를 단선론(單線論)적으로 세계를 바라보는 사람들에겐 좀체 이해되긴 어려울 거라는 점이다. 사랑하면 그냥 사랑한다고 말하면 그만인 것을 이렇게 우회하는가, 하고 고개를 갸웃거릴지도 모르겠다.
허나 분명히 말하거니와, 세계는 넓다. 기독교 문명권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인종이 몰려 산다.
퀼리티 카(quality car)가 있는 것처럼 은유의 문화를 품격 높이 향유하는 문명권도 이렇게 자별히 존재하는 것이다.
「<家に帰ると妻が必ず死んだふりをしています。>는 배려와 절제가 승화시킨 품격의 미의식과 문화의 일상이 정교하게 어우러져 현실감을 드높인 작품이라 思索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작품입니다.
재차 느끼지만, 일상의 여백에 사색을 심어 놓는 예술 작품은 삶의 근간을 풍요롭게 만들어 줍니다.
예술의 효능이 아닐 수 없겠습니다. 이런 작품이 나올 수 있는 위대한 日本文明의 유현한 풍토란 그래서 매우 의미심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참, 유현미의 방점을 찍은 치에의 <달이 참 아름답네요!>라는 문장은 두고두고 배려와 절제의 미의식을 思索시킵니다.
음, 小生도 오늘밤은 “달이 참 아름답네요!”라고 말해 보렵니다.
얼마나 근사하게 들릴까요? 가슴이 첫사랑에 빠진 사춘기 소년처럼 두근두근 뜁니다.^^」
人生의 길을 걷고 있다보면, 여러 경험을 하기 마련이지요. 경험은 각자의 생각에 깊이를 더해줄 테고요, 아직도 부족한 小生이지만, 삶을 살면서 깨닫는 게 있다면 <직설>보다는 <은유>가 삶을 좀더 풍요롭게 만들어 줄 수 있다는 점입니다. 격정보다는 관조가 생각의 깊이와 넓이를 보장하는 것처럼요.
10.04 13:11이를테면 타자와의 관계에서 중요한 소통에서도 간곡한 어법을 구사하는 것은 직설적 어법보다는 대인관계를 부드럽고 우연히 확장시켜 줍니다. 하긴 대인관계 뿐이겠습니까? 연인, 가족간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이지요.
"시발, 사랑한다고!"보다는 "달이 참 아릅답습니다."가 품격의 여지를 높이고 신뢰의 폭을 깊게 합니다...^^
한 번 사용해 보시겠습니까? "달이 참 아름답네요." 아것은 나쓰메 소세키 선생이 '아이 러브 유'를 의역해 사랑해를 표현한 말입니다.
10.04 13:11근사합니다...^^
태풍이 지나가고 푸른 하늘은 빛납니다. 달밤이어도 좋겠지요.
小生도 사랑하는 이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달이 참 아름답네요." 라고...^^
이 영화 재밌게 봤는데 이렇게 다각도에서 해석할 수 있는 지식이 부럽네요. 개인적으로 <츠레가 우울증에 걸려서>의 여자 버전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10.04 13:13보셨군요^^ 정말 재미있고 유쾌하며, 뭉클하기까지 하더라고요. 음, '츠레가 우울증에 걸려서'는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벌서 주말입니다. 행복한 시간 보내셔요~^^
10.04 13:18오늘은 출근하는데 월요일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근데 내일이 주말이니 소박한 행복감에 젖어봅니다.^^ 다들 행복한 주말 보내시고요, 좋아하는 영화나 책을 혹은 여행이나 운동 등 좋아하는 취미 활동을 하면서 행복한 시간 보내시길 소망합니다. ^^ "달이 참 아름답습니다!"^^
10.04 13:21아, 첫번째 댓글에 올린 긇 중에 오타가.... "부드럽고 우연히 확잩시켜......"-------"부드럽고 '유연(柔軟)'히......."로 정정합니다.
10.04 13:27오랫만에 유지군님 글을 접하네요. 예전엔 역갤이나 일마갤서 올리신 글을 많이 봤는데 한동안 활동을 안하신 것 같더군요. 요즘 제갤에 부쩍 덜떨어진 얘들 유입이 많아서 짜증나는데 님같은 분이 제갤서 활동하시면 좋을 것 같네요.
10.04 13:39어이쿠^^ 반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즘은 생업이 바빠, 일본역사갤러리를 본진으로 삼아 드문드문 글을 올리고는 있습니다.^^ 시국이 뒤숭숭하지만, 함께 日本과 세계를 얘기하고 소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늘 하고 있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행복한 주말을 보내시길 소망합니다.
10.04 13: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