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비를 더 낼수가 없어서 서당을 그만두어야 했다.
그렇게 나는 나이가 들었고 돈 벌 방법을 이것저것 궁리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번뜩이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래 기생이 되어서 노래와 춤을 잘 하면 부자가 될 수 있을 거야."
당시에는 여자의 몸으로 돈을 벌 수 있는 것은, 가업을 돕거나 기생이 되거나, 그것도 아니면 몸을 파는 창부가 되는 것 정도 밖에는 없었다.
그러니 어린 아이였던 내가 기생이 되어서라도 돈을 벌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은 당연한 발상일지 보른다.
기생이 되기로 마음을 먹고 어머니에게 내 결심을 말씀 드려 보았다. 그러자 갑자기 그 얘기를 듣던 여덟 살 위의 오빠가 펄쩍 뛰며 화를 내기 시작했다. "뭐라고? 네가 기생이 된다고? 너는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우리는 양반이야. 양반의 딸인 네가 기생이 되어 남자들 앞에서 교태를 부리겠다고 하는 거냐! 지금. 이 바보야."
그러면서 오빠는 나를 때리기 시작했다. 나는 오빠가 머리채를 잡고서 때리는 대로 맞을 수밖에 없었다. 옆에서 어머니가 말리려고 했지만 오빠는 내가 기생이 되면 결국에는 몸을 파는 창부가 되어 버릴 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 오빠 때문에 나는 평생 울 일이 참 많았지만, 정말이지 오빠는 돈을 벌고 싶어 하는 내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그 때 오빠에게 죽을 만큼 맞았던 것을 지금도 나는 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