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마음에 안 든다고 언론을 공격? 민주주의 해치는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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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안 든다고 언론을 공격? 민주주의 해치는 행위"

조선일보
입력 2019.09.19 03:00

[크리스토프 들루아르]
'국경없는기자회' 사무총장 내한
"누구든 언론 비판할 수 있지만 취재 거부나 '매국' 비난하는 건 언론의 자유에 대한 침해"

청와대서 문 대통령도 만나
文 "가짜 뉴스가 공정 언론 해쳐"

"자신의 생각과 다른 사실을 적시했다는 이유로 언론을 비난한다면, 건전한 민주주의가 이뤄질 수 없습니다."

18일 한국을 찾은 크리스토프 들루아르 국경없는기자회 사무총장
18일 한국을 찾은 크리스토프 들루아르 국경없는기자회 사무총장은 "고위 공직자에 대한 검증은 언론의 의무"라며 "자신의 생각과 다른 사실을 보도했다는 이유로 언론인을 혐오하는 태도는 건전한 민주주의를 방해한다"고 했다. /고운호 기자
전 세계 언론 자유를 위해 활동하는 국제 비영리단체 '국경없는기자회'의 크리스토프 들루아르(48) 사무총장이 정파적 진영 논리가 만들어 내는 '언론 혐오' 현상에 대해 우려를 드러냈다. 18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만난 그는 "비판이 아닌 '공격'과 '모욕'은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언론 자유와 민주주의 발전에 대한 한국 정부의 동참을 요청하기 위해 방한한 그는 "10년 새 한국의 언론 자유가 점차 나아지고 있다"면서도 "한국 정부에서는 더 구체적인 계획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에 대한 각종 혐오 발언이 한국 언론 자유의 취약점"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정부 고위 당국자나 정치인들이 '가짜 뉴스'라는 이름을 붙여 비판적 언론을 비난하는 상황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누구든 기사에 대해 해석하고 발언할 권리는 있지만, 언론을 모욕해 명예를 훼손하는 것은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했다. 구체적인 사례로 지난 3월 이해식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고 표현한 블룸버그통신 기자의 보도를 '매국'이라고 비난한 일을 들었다. 통일부가 지난해 10월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 취재에 북한 이탈 주민 출신 조선일보 기자를 배제한 일도 "언론 자유에 대한 침해"라고 했다. 그는 "언론인은 국가나 정부를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우리는 이 사안들에 대해 이미 우려를 표명하는 성명을 냈고, 앞으로도 한국 정부나 정치권에서 유사한 행동을 한다면 그때도 항의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과정에서 불거진 '과잉 보도' 논란에 대해서는 "고위 공직자에 대한 검증은 언론의 정당한 역할"이라고 말했다. "언론이 정치적 역할을 하려 해선 안 되지만, 사실을 알리기 위한 조사라면 그건 언론인의 의무"라고 했다.

그는 "언론의 자유가 곧 민주주의"라는 점도 강조했다. 한국에서 횡행하고 있는 '기레기'(기자와 쓰레기의 합성어)라는 단어에 대해서도 "최근 들어 언론인에 대한 혐오는 한국과 프랑스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나타나는 보편적 현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적대감을 드러내면서 선동이나 근거 없는 소문은 선호한다. 이는 기자와 언론의 자유뿐 아니라 건전한 민주주의가 형성되는 것을 방해한다"고 지적했다. "공영방송의 책임자를 임명할 때 정부로부터 독립성을 가져야 하며, 민간 언론도 자본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고도 했다.

프랑스 태생인 들루아르 사무총장은 ARTE, TF1 등 유럽 언론사와 주간지 '르푸앵'에서 기자로 근무했다. 출판사 '플라라리몽'의 편집자를 거쳐 2012년부터 국경없는기자회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국경없는기자회는 매년 각국 언론인과 변호사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를 바탕으로 언론자유지수를 발표한다. 올해 한국은 조사 대상 180개국 중 41위로 지난해보다 두 단계 상승했다. 들루아르 사무총장은 "인권변호사 출신 대통령이 언론 환경을 개선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순위가 계속 오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날 오전에는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국경없는기자회의 '정보와 민주주의에 관한 국제선언'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선언은 전 세계 민주주의와 뉴스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전문가 25명이 모여 도출한 문서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생각이 다른 사람들 간의 증오와 혐오, 너무나 빠르게 확산하는 가짜 뉴스와 허위 정보가 공정한 언론을 해치고 있다"고 말했다.


100자평

38
김정태(jtki****)
2019.09.1915:00:15신고
우리언론은 민노총산하 민언련이 장악하고 있는, 왼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 , 폭군 문재인의 우군 ! 좌경 언론까지 문재인에게 등을 돌렸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 그것은 문재인 정권의 최후가 임박했다는 것 !
이종원(bell****)
2019.09.1914:49:52신고
가짜뉴스에 대해 모두가 공감하는 의미정립이 필요하다. 가짜뉴스는 전혀 사실과 무관함을 알면서도 고의적으로 상대편을 공격하기 위해 만든 뉴스이지, 정보의 부족으로 다소 다르게 작성한 기사는 가짜뉴스라고 할 수 없다. 그런데 사람마다 모두 다른 의미로 가짜뉴스를 이야기하고 있다. 진짜 고의적인 가짜뉴스는 처벌도 필요하다. 그러나 다소 부족한 내용이고 사실과 조금 다르다고 가짜뉴스라고 치부한다면 그게 더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런 관점이라면 정부나 여야의원들의 발표자료 대부분은 가짜뉴스에 해당된다.
이기섭(hanc****)
2019.09.1913:42:18신고
인권변호사 대통령은 무슨....개뿔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그놈이 사기꾼인데....
허용일(ji****)
2019.09.1913:35:30신고
자신이 무능한것은 모르고 스스로는 제왕이라도 되는양 자기를 비난 반대하는 국민들을 적폐세력 취급하며 비난하는 보도는 가짜뉴스라고 우긴다 그저 웃고 말아야 편하다
임광일(dlarhk****)
2019.09.1913:09:33신고
판정났네. 민주주의 언론 파괴하는 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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