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경호처장 가족 특혜 의혹]
주말에만 가능하던 가족들 이용… 주영훈 처장이 온 후 평일도 허용
경호처 "운동법 정도 알려준 것", 직원들 "개인 트레이너도 아니고"
주영훈 대통령 경호처장을 둘러싼 특혜·갑질 의혹이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 주 처장 아내 최모씨가 연무관 내 수영장, 헬스장 등을 이용하면서 마사지기(저주파 물리치료기) 등을 이용한 허리 치료도 함께 받아왔다는 것이다.
복수의 경호처 직원들은 "사모님(주 처장 아내)이 매주 1~2회 오전 연무관 내 재활 시설을 이용하다 보니 경호원들이 재활 치료를 받지 못한 적이 많다"고 말했다. 한 경호원은 "대통령 행사 등에 나가면 5~6시간 서 있는 경우가 허다해 허리, 무릎 부상을 자주 당한다"며 "아픈 경호원들이 다른 임무에 들어가기 전에 재활 치료를 받는 것인데 이를 주 처장 아내가 개인적으로 이용한 것은 '특혜'이자 '갑질'"이라고 했다. 또 다른 경호처 직원도 "연무관이 레저 시설도 아니고, 경호처 소속 교관이 개인 물리치료사, 트레이너는 아니지 않으냐"고 했다.
연무관은 체력단련장과 수영장, 다목적 체육관, 무도장 등을 갖춘 경호원 훈련 시설이다. 지난 정부 때까지는 경호원들의 재활이나 훈련 활동이 방해받지 않도록 청와대 직원 가족들은 주말에 한해 연무관을 이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출범 초반인 2017년 주 처장이 임명된 뒤 이용 규정이 바뀌었다. 경호처는 2017년 중반 청와대 직원 복지 확대 명목으로 주말뿐 아니라 평일 오전 9시~낮 12시에도 청와대 가족들이 연무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한 경호처 직원은 "'처장 가족이 평일에 연무관을 이용하기 위해 규정까지 바꾼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고 전했다. 다른 경호처 직원은 "주 처장 가족 관사(독채)나 경호처 고위직들이 살고 있는 대경빌라(대통령 경호처 빌라)에선 연무관이 가깝다. 그러나 일반 경호원들에게 제공되는 강서구 화곡동, 성북구 정릉동 관사 등에선 연무관까지 차량으로 적게는 20분, 많게는 1시간이 걸린다"며 "정작 현장을 나가는 경호원들 가족은 연무관을 이용하는 게 사실상 힘들다"고 했다.
연무관 체력 담당 교관인 A씨는 본지 통화에서 "(주 처장 아내가) 어찌 됐건 운동하다가 아파서 왔다고 했다"며 "특히 요통을 호소해 재활 치료에 도움이 되는 체조 등을 가르쳐 줬다"고 했다. 경호처 측은 "체력 담당 교관이 연무관 체력단련 시설을 찾은 청와대 가족들에게 운동법 정도를 알려준 것이라 문제가 없다"고 했다.
그러나 경호처 직원들은 "청와대 직원 가족들이 연무관을 이용하는 것이 규정상으론 문제가 없더라도, 주 처장 아내가 경호원들의 재활 기회를 뺏으면서까지 치료 시설을 이용한 것은 잘못"이라고 했다. 주 처장은 이 문제와 관련, 지난 4월 본지와 통화에서 "제 직위가 갖는 무게감이 있기 때문에 (비판은)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제 아내가 특별한 대우를 받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었다.
문재인 정부 초대 경호처장인 주 처장은 1984년 청와대 경호실 공채를 통해 임용된 뒤 노무현 정부 당시 경호실 '가족부장'을 맡아 대통령 관저 경호를 담당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퇴임 이후엔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내려가 경호팀장을 맡았다. 그래서 '봉하마을 실장'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렸다.
지난 4월엔 주 처장이 청와대 경호처 시설관리팀 소속 무기 계약직 여성 직원을 관사(官舍)로 출근시켜 가사 도우미 일을 시켰다는 의혹도 제기됐었다. 해당 직원은 당시 본지 통화에서 "주 처장의 관사에 출근한 것이 맞는다"고 했다가 이후 통화에서는 "관사에 몇 차례 출입해 집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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