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평화로움과 조용한 고즈넉함의 하모니가 펼쳐지는 시작하는 저녁 무렵.
소중히 쌓아온 도시의 추억들이 하나 둘 불을 밝히기 시작한다.
나라 전체가 일루미네이션 아티스트들의 수도가 되어버린 일본은 그렇게, 밤의 불빛만 바라보아도 힐링을 경험할 수 있다.
그러나 거기에 더해 한껏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음악이 있다. 그것은 바로 재즈 음악이다.
내가 한국에서 사는 평생, 재즈 음악은 그저 고루하고 지루하기만한 수면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언제나 그렇듯, 한국은 공격적이고 무식하고 추한 근자감, 혹은 저열한 중학 2학년 수준의 사춘기적 사랑놀음 감성의 랩 힙합 알앤비가 영원히 고정되어 있다.
그런데, 하아... 일본의 풍경 속을 거닐면서, 또한 추억 속 일본 풍경 속을 여행하면서 듣는 재즈 하모니란, 대관절, 이토록 아름다운 것이었단 말인가! 아, 이 모든 조화가 너무 황홀한 재즈의 저녁이 일본에는 언제나 빛나고 있다. 이것은 오직 일본에 와봐야 깨달을 수 있는 감수성이다. 세로로 한시 쓰기의 감수성이 절로 이해가 되어 오고 무릎을 딱!칠만큼 수긍이 가는 순간, 나도 가볍게 위스키 한잔과 함께 사랑의 시를 읊고 싶어진다. 일본이 세계 최고 품질 위스키 생산지인건 다들 알 것이고, 서양 음악 재즈니깐 일단 서양 술 위스키의 셀렉션이다. 마침, 도쿄 스카 파라다이스 오케스트라의 '縱書きの雨(세로쓰기 같은 빗줄기)'란 곡이, 그 황홀한 분위기를 그나마 비슷하게 묘사해 준다.
그런 일본 저녁 풍경 속을 거닐고 있노라면, 마음에 신기한 현상이 일어난다. 평소 한녀니, 김치녀니, 그런 불경한 마음을 이성에 대해 품었던 나 자신을 시나브로 반성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한녀가 좋아진다는건 당연히 아니다. 그런 '로맨스를 잊어버린 불량하고 꼰대적인 마음가짐'이 일단, 저절로 반성이 되어 지면서 한없이 겸허해지더란 말이다.
그리고 드디어, 이 환상적이고 로맨틱하게 도시를 수놓는 위스키와 색소폰 빛깔의 아름다운 재즈의 저녁 속을, 마치 백일몽에 홀린 사람처럼 거닐며 아름다운 일본 여성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싶어진다. 물론 진짜 고백했다는건 아니고, 즉, '사랑'을 하고 싶어지더란 것이다. 무슨 결혼에 돈이 얼마가 드네, 재산권 분쟁이 어쩌네, 그런 쪼잔한 마음을 일단 떠나서, 한없이 겸허한 마음가짐이 되어, 나도 이제 '사랑'이란걸 하며, 그 사랑의 심연 속에 끝없이 빠져들고 싶어 지더라는 것. 일본은 그렇게, 나같이 비뚫어진 마음의 사람이라도 사랑하고 싶게, 사랑에 빠지고 싶게 만드는 아름다운 나라이다.
그렇지만, 일본녀든 한녀든 관계없이, 너무 아름다운 일본이란 나라 자체를 연인처럼 사귀면 되는데, 굳이 연애나 결혼을 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일본은 그렇게 아름다운 연인과도 같은 나라이다. 그 아름다운 일본의 고혹적인 저녁의 하나비와 황홀한 도시의 불빛 속을, 재즈 선율과 함께 언제까지나 행복하게 거닐고 싶다.
사진 은 어디 도시에요? 멋있어서요
08.25 21:14사진 이름 봐요
08.25 21:17일본의 소중함을
08.25 21:28일본인보다 더 잘아는 일본학과님 ..
과찬의 말씀 감사합니다 m(_ _)m
08.25 2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