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관계자는 17일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조치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일본 근대사의 주역들을 언급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평소 존경한다고 밝혀 온 요시다 쇼인(吉田松陰) 등이다. 한일간 갈등이 아닌 협력을 선택하도록 하는 유화 제스처 성격으로 보이지만, ‘조선을 정벌해야 한다’는 정한론(征韓論)을 주창했던 인물이어서 부적절한 언급이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 관계자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외신기자들과 만나 “요시다 쇼인과 다카스기 신사쿠(高杉晋作)가 살아 있다면, 한·일 양국의 미래지향적 협력에 대한 나의 평가에 동의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나카소네 전 총리, 후쿠다 전 총리 등 한일 관계 진전에 힘썼던 전직 총리들도 공감할 것”이라고도 했다.
아베 총리는 2006년 처음 총리에 올랐을 때 “제 이름의 신조는 다카스기에서 유래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우리 정부 관계자가 “아베 총리와 존경받는 그의 아버지(아베 신타로·安倍晋太郞)의 이름에 있는 '신’(晋)을 함께 쓴다”며 굳이 한국식 한자 발음 ‘진’이 아닌 ‘신’으로 말한 것은 아베 총리의 과거 발언을 염두에 둔 언급인 셈이다.
하지만 아베 총리의 정신적 지주로 알려진 요시다는 정한론(征韓論)과 천황지상주의로 일본 제국주의의 사상적 토대를 쌓은 인물이다. 다카스키는 요시다의 제자로 일본 근대화의 발판이 된 메이지(明治) 유신을 이끌었다.
이 관계자는 메이지 유신의 성공을 이끌어낸 ‘삿초동맹’도 꺼냈다. 앙숙이었던 사쓰마(薩摩)번과 조슈(長州)번이 손잡고 근대화를 이뤄낸 것처럼 한·일이 손잡으면 함께 동북아가 발전할 수 있다는 취지다. 정부 관계자는 “일본 국민들의 이해를 돕는 차원에서 예를 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일본의 레이와(令和) 시대 선포에 맞춰 양국은 미래지향적 관계로 발전해야 한다”며 “건설적 대화로 수출규제 문제와 대법원 판결 분쟁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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