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참 내 마음에 든다.

일본 영화 '고'의 고등학생 남주는 단짝에게 셰익스피어 작품을 선물 받고 (저서 이름은 생각 안 납니다 ) 동갑 여자와 데이트 중 이소룡의 정무문 용쟁호투를 토론하는 장면이 나온다. 또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를 보면 주인공이 제일 좋아하는 책이 위대한 개츠비이며 극 중 여자들이 남주한테 너는 호밀밭의 파수꾼의 주인공과 같은 말투를 사용한다는 얘기를 듣는 파트가 있다. 

내가 일본서 잠시나마 살아본 경험도 없지만 책이나 영화 유튜브 등을 토대로 추정해본 결과 일본인들은 고전작품에 대한 거부감이 별로 없다고 생각된다.

이 때문에 무수한 전통문화들이 보존되고 근사하게 재해석 되며 21세기 현대문명에 위화감 없이 스며드는 게 아닌가 싶다.

일본인들은 대체로 깊숙하진 않아도 일반 대중들이 고전에 대한 넓고 얕은 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일본 콩트를 보면 고전 인물에 대한 언급이나 패러디가 자주 나온다. 일본에선 고등학생 정도의 문해력이라면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을 무리 없이 이해하며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반면 비슷한 연령의 한반도 남쪽 주거인들은 즐기기는커녕 이해할 문해력이나 가지고 있는지 의문이다. 낮은 지능 때문에 한국인들은 고전을 더욱 못 즐기는 것 같다는 생각도 어렴풋이 든다.

최근 본인은 데드풀2를 극장서 봤는데 아주 황당무계한 경험을 했다.

데드풀이 날리는 무수한 고전에 대한 패러디 유머들을 한국인 관객들이 고전에 대한 넓고 얕은 지식이 없으니 당최 이해를 못 하고 우두커니 쳐다만 보고 있는 것이다.

데드풀은 19세 이상 관람 영화이다. 성인이란 놈들이 모여서 8살짜리나 웃을법한 슬랩스틱 개그나 섹드립에서나 껄껄 웃어자빠지고 있고 재치 넘치는 고전 언급 유머에선 그냥 넘어가는 걸 보니 영화 감상과 별개로 한국인들의 저지능과 폭좁은 지식에 고뇌해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한국인들은 왜 고전을 즐기지 못 하는 걸까 당장에 MP3에 60년대 노래 담겨있으면 조금 이상한 취향 가진 자로 취급하는데 애초에 왜 내가 즐기는 엔터테인먼트를 남들 눈치보며 즐겨야 하는지 의문이다. 본인은 개인적으로 영화 감상을 매우 좋아하고 이 사실을 본인 주변인들이 알고 있어서 영화 추천 부탁을 이따 금식 받는데 내 시간 투자하고 상대방 고려해가며 기껏 영화 추천해주면 조금 연도가 오래됐다 싶으면 거부감부터 나타내기 일쑤이다. 영상미 저명한 영화제 수상 등의 매력 요소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흑백영화라도 추천하면 본 다는 사람을 단 한명도 본 적 없다. 이토록 고전을 멀리하는 한국인들이 웃긴 것은 복면가왕등의 권위 있는 프로에서 권위 있는 가수가 고전을 부르면 이건 또 거리깜없이 자기들도 즐긴다. 당최 노래는 노래 그대로 들으면 되지 왜 굳이 연도나 누가 언제 어떻게 불렀는지 이것을 들으면 주변인들의 시선은 어떻게 될지 등을 왜 고려하는지 모르겠다.

결국엔 글이 혐한 글로 샜는데 불쾌감을 느꼈다면 진심으로 사과를 표현하는 바이다. 무튼 일본인들은 고전작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아예 없는 건 아니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