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경제보복] 文대통령 '이순신 12척' 이어, 조국은 페북에 동학운동 '죽창가'
김현종 "외환위기 당시 금모으기 운동한 것처럼 똘똘 뭉쳐야"
한·일 간 수출 규제 갈등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지만 미국은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지 않고 있다. 미국 측은 일본의 경제 보복 문제로 3박4일간 방미(訪美)했다가 14일 귀국한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에게도 중재에 나서겠다는 뜻은 밝히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 관계자들은 잇따라 일본과 관련된 과거사를 언급하고 나섰다.
◇靑 참모들 잇따라 "국민도 나서야"
김현종 차장은 13일(현지 시각) 워싱턴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귀국 비행기를 타기 전 "우리는 국채보상운동으로 (위기를) 극복한 민족의 우수함이 있다"며 "또 1990년대 이후 IMF(국제통화기금) 금 모으기를 해서 빚을 다 갚았다"고 했다. 이어 "이제 우리가 똘똘 뭉쳐서 (반도체) 부품 소재와 관련해 이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들과 대통령도 만났고 정부 차원에서 충분히 지지할 테니 위기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도 이날 페이스북에 항일(抗日) 동학 농민운동을 소재로 한 노래인 '죽창가'를 소개했다. 조 수석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SBS 드라마 '녹두꽃' 마지막 회를 보는데 한참 잊고 있던 이 노래가 배경음악으로 나왔다"며 죽창가 노래를 링크했다. 죽창가와 드라마 녹두꽃 모두 1894년 동학 농민운동을 배경으로 한다. 여권 관계자는 "정부가 공식 외교 루트를 통해 해결책을 찾을 테니 국민도 앞장서서 저력을 보여달라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전남도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전남 주민은 이순신 장군과 함께 불과 열두 척의 배로 (일본으로부터) 나라를 지켜냈다"고 했었다.
그러나 야당들은 "정부가 해결해야 할 문제인데 그 책임을 국민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13일 페이스북 글에서 "문제의 본질은 과거로부터 발이 묶여 있는 한·일 관계가 결국 오늘의 불행한 사태를 일으켰다는 것"이라면서 "예고된 참사에 아무런 대비도 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일이 터진 후에도 대응을 제대로 못하는 정부를 보면 정말 가슴이 답답하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열두 척' 발언에 대해, "국민이 의병을 조직해 일본 국민과 싸우길 바라는 것인가"라며 "대통령이 풀 수 있고 풀어야 할 문제를 왜 국민과 기업에 짐을 지우려 하는가"라고 했다.
◇전방위 SOS에도 움직이지 않는 미국
한편 김 차장은 인천공항에 도착해서는 "미 백악관, 의회 상·하원 인사들을 만나 일본의 일방적 조치에 대한 부당성을 설명했고, 미측 인사들은 예외 없이 이런 우리 입장에 공감했다"고 했다. 그러나 김 차장은 "미국에 직접적으로 중재 요청은 하지 않았다"며 "미 행정부나 의회에 가서 (내가) '중재'란 표현을 쓴 적이 없다"고 했다.
일본을 방문 중인 미 국무부 데이비드 스틸웰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 지난 12일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을 만나 대한(對韓) 수출 규제 문제에 대해서 논의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미국의 '중재' 이야기는 물론이고 한·일 갈등 해법에 대한 언급도 나오지 않았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은 한·
☞국채보상운동
1907년 2월 대구에서 시작된 주권수호운동. 당시 대한제국이 안고 있던 외채(外債·주로 일본에서 도입) 1300여만원을 갚기 위해 민간 차원에서 모금 활동을 벌였다. 1908년 초까지 전국으로 확산됐으나 일제의 방해와 탄압으로 좌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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