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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99999999% 불화수소 특허 받고도 8년을 묵힌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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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보안을 이용한 반도체 생산시연 과정. [중앙포토]

양자보안을 이용한 반도체 생산시연 과정. [중앙포토]

23일 오전 9시 충남 금산의 화학·플랜트업체 C&B산업의 회의실. 이 회사 임원진은 이날 6년 전 취득한 초고순도 불화수소의 특허 출원서를 꺼내놓고 다시 머리를 맞댔다. 독자 개발한 초고순도 불화수소 정제 기술의 자체 상용화를 놓고 2시간여의 난상토론 끝에 내린 결론은 6년 전과 마찬가지로 ‘불가’였다. 이 회사 김 모(56) 대표는 회의 직후 “우리 기술은 자신 있지만 만만치 않은 비용과 높은 진입장벽은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초고순도 불화수소를 6년 전 개발했지만, 매출 100억원 남짓한 중소기업으로서 이번에도 자체 상용화는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중소 화학·플랜트업체 C&B산업
8년전 일본제보다 초고순도 개발
공장 짓는데 50억, 중기 감당 못해
“지역 주민 반대, 인허가도 어려워”

이 회사가 반도체 공정에 쓰이는 초고순도 불화수소 특허를 출원한 것은 2011년, 2013년에 심사를 통과해 등록했다. 불화수소에 있는 수십 가지의 불순물 비중을 10억분의 1까지 걸러내는 기술이 특허의 핵심이다. 불화수소에 소량의 과산화수소를 넣은 뒤 초음파를 쏴 걸러내기 가장 어려운 불순물 중 하나인 비소가 많이 접착되도록 해 순도를 높인 기술이다. 특허 내용을 살펴보면 일본이 수출을 규제하고 있는 순도 99.999%(파이브 나인)보다 훨씬 높은 99.99999999%(텐 나인)의 불화수소를 7번의 실험을 통해 정제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업체 측은 주장했다.
 
C&B 산업의 불화수소 특허 출원 내용.

C&B 산업의 불화수소 특허 출원 내용.

묵혀뒀던 특허를 다시 꺼내 든 건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로 고순도 불화수소가 주목받으면서 상업화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김 대표는 “당시나 지금이나 우리 같은 조그만 중소기업이 직접 상용화하는 건 쉽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비용과 인력 외에도 불화수소 공장을 지을 경우 부닥칠 지역 주민의 반대와, 열 군데 이상을 쫓아다니며 비슷한 내용의 인허가를 받는 것도 감당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김 대표의 고민은 국내 중소 반도체 소재·장비업체가 한결같이 맞닥뜨리고 있는 장벽이다. 소재나 장비 업체의 경우 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출원해도 상업화까지는 크고 작은 산을 넘어야 한다. 우선 시제품 생산라인과 각종 분석 장비를 확보해 1차 테스트, 전문 기관의 2차 테스트,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양산 테스트 등을 거쳐야 한다. 이 회사의 경우도 10억원 정도 하는 금속분석 장비를 사고, 시제품(파일럿)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데만 줄잡아 40억~5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정부는 이런 소재·장비 업체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국산화율을 높이기 위해 한국 나노기술원이나 나노융합기술원, 나노종합기술원 등을 운영 중이다. 10여 년 전 설립된 이 기관들은 200㎜ 웨이퍼로 40nm(나노미터)급의 반도체 생산 장비나 소재를 테스트할 수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는 현재 300㎜ 웨이퍼를 사용해 7~14nm급의 반도체를 생산한다. 이종희 한국 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협회 전무는 “반도체 업계는 하루가 멀다하고 초미세공정(스케일링 다운)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중소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테스트 장비는 10년, 15년 전 수준에 정체돼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 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가 지난해 국내 소재·장비업체 66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최종 업체가 요구하는 300㎜에 대응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곳은 4곳에 불과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소재나 장비를 개발해도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양산 테스트를 받으려면 짐을 싸 들고 벨기에나 미국 등을 오가며 인증서를 받아와야 한다”고 말했다.
 
염근영 성균관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반도체 비중이 큰 만큼 국내 소재·장비 업체를 육성해야 한다”며 “특히 반도체 소재 장비의 국산화율을 높이려면 300㎜ 기반의 전후 공정과 분석 설비를 갖춘 1차 테스트 베드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장정훈 기자 cc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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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her**** 2019-07-30 14:17:36 신고하기

    그러게. 이명박근혜와 이재용이는 그동안 뭘 한거냐? 왜 이 말을 못하니, 기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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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gse**** 2019-07-28 09:23:50 신고하기

    특허 1편 가지고 상용화룰 어떻게 하나요.... 진짜 관련 산업 정말 하나도 모르는 사람인듯 하네.. 하나 자체 기술로 상용화 하려면 관련 특허 몇십건도 부족한데 딸랑 하나? 특허도 기술 방어를 위해 실제 있는 데이터가 아닌 경우도 많습니다. 결국 그 특허를 가지고 실제로 가능한 기술인지 확인해봐야 할 것이고, 이에 따른 비용부담은 누가합니까? 그리고 기업입장에서는 그 당시 저 기술로 불산을 많들었다면, 과연 경제성이 확보되는것이 가장 최 우선 순위입니다. 지금 일본이 수출 규제해서 이슈화가 됐지만, 그 이젠에 생산단가가 안맞을 확율이 매우 높아 보입니다. 자체 생산하면 생산단가가 100원, 수입이 80원 정도 이라 가정한다면 기업 입장에서 왜 자체 기술을 만들어야 하는거죠??? 화학 산업은 장치비용이 크게 들어갑니다. 엄청 대량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만 오히려 손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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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xodi**** 2019-07-26 15:12:32 신고하기

    대기업 사내 유보금 800조 이상 통장에 잠궈놓고 투자할데 없다고 푸념 하지말고,정부와 국회의원들도 ,법적 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마라,우선먹기 곶감이 달다고,일제만 사용하다가 이런꼴을 당햇으니 ,이제라도 늦지않앗으니 당장 서둘러라, 대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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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성하기8 반대하기0
  • 예**** 2019-07-26 09:27:07 신고하기

    50억 70억 때문에 포기 한다니 정부의 무책임은 이 정도다 이 기업이 실패를 하더라도 국민과미래의 위해서 투자를 하는 게 맞다 성공의 위한 실패가 될수 있어니깐 즉 전략이 될수가 있다 정부의 이런 성공의 실패가 이것 뿐이 겠는가 1조의 pd어투입 한다든데 제발 진정하게 쓸여질 바란다 쓸데 없는데 가지 말아서면 한다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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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성하기2 반대하기0
  • lms7**** 2019-07-25 08:43:39 신고하기

    이게 사실이면 정말 나라꼬라지 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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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성하기9 반대하기0
  • join**** 2019-07-25 07:32:48 신고하기

    통일부는 안받겠다는 북한에 쌀 못줘 안달이고 참 정말 정치를 꺼꾸로 하고 있는 뭉구라와 떨거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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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성하기23 반대하기0
  • join**** 2019-07-25 07:31:15 신고하기

    문유라 아부지와 그 지지자 년놈들의 모임인 환경단체의 저지와 반대로 국내 공장을 짓지못하고 결국 이 시국을 맞게 된것 모든 문제는 멍청한 깡통이 외교를 엉터리로하고 북한에는 굴욕적 짓거리를 계속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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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성하기16 반대하기0
  • bamb**** 2019-07-25 02:59:07 신고하기

    이제라도 알았으면 대기업은 투자하고 정부는 규제완화해주고 협력해서 일본을 이기면 된다. 일단 기술은 갖도 있으니까. 늘 문제는 나라 땅이 좁아서 물도 흙도 오염되면 사람들도 힘들어 한 게 문제다. 그래서 남북이 하나 되면 좋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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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성하기13 반대하기1
  • naya**** 2019-07-24 21:08:03 신고하기

    이거 못하게 한 사람이 문씨와 환경단체 아닌가? 그때 언론기사 보면 알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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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성하기59 반대하기3
  • nova**** 2019-07-24 20:37:41 신고하기

    2011년 2013년도 대통량 뉴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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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성하기22 반대하기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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