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9.08.07 17:27 | 수정 2019.08.07 19:02
민주노총, 삼성전자 사옥 앞 밤샘 집회 후 쓰레기 투기
출근길 인도 점거한 ‘쓰레기 산’…음식물 악취까지
환경미화원 10여 명 긴급출동…"이렇게 엉망인 쓰레기는 처음"
서초구청 "집회 주최 측에 과태료 부과 등 조치할 것"
6일 오전 9시 30분 서울 지하철2호선 강남역 8번 출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 시민들이 지나다니는 인도에 쓰레기 더미가 작은 산처럼 수북히 쌓여 있었다. 100ℓ 봉투 40개 분량의 쓰레기 사이에는 ‘국정농단 노조파괴 이재용 엄중처벌’ ‘삼성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자’라고 적힌 전단지도 보였다. 먹다 남은 음식과 주류, 돗자리, 종이상자도 쌓여 있었다.
출근길 인도 점거한 ‘쓰레기 산’…음식물 악취까지
환경미화원 10여 명 긴급출동…"이렇게 엉망인 쓰레기는 처음"
서초구청 "집회 주최 측에 과태료 부과 등 조치할 것"
6일 오전 9시 30분 서울 지하철2호선 강남역 8번 출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 시민들이 지나다니는 인도에 쓰레기 더미가 작은 산처럼 수북히 쌓여 있었다. 100ℓ 봉투 40개 분량의 쓰레기 사이에는 ‘국정농단 노조파괴 이재용 엄중처벌’ ‘삼성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자’라고 적힌 전단지도 보였다. 먹다 남은 음식과 주류, 돗자리, 종이상자도 쌓여 있었다.
아침 출근길 시민들은 악취까지 진동하는 ‘쓰레기 더미’를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5일부터 이틀간 파업에 들어간 민주노총 금속노조 산하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이곳에서 ‘19년 단체협상 체결 촉구 1박 2일 결의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 간부들과 전국에서 올라온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노조원 2500여 명(주최 측 추산)은 이날 오후 8시까지 행진과 문화제 등을 진행했다. 이후 1500여 명이 남아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밤샘 농성을 벌였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6일 오전 9시쯤 해산했다. 조합원들은 주황색 종량제 봉투와 파란색 봉투에 밤새 먹은 치킨과 도시락 등 잔반과 음료수, 생수통, 소주병 등을 담아 쌓아놨다. 깔고 앉았던 은박지 돗자리 수십 개도 쓰레기 더미에 방치했다. 조합원들은 쓰레기를 쌓아놓은 뒤 대기하고 있던 고속버스를 타고 떠났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6일 오전 9시쯤 해산했다. 조합원들은 주황색 종량제 봉투와 파란색 봉투에 밤새 먹은 치킨과 도시락 등 잔반과 음료수, 생수통, 소주병 등을 담아 쌓아놨다. 깔고 앉았던 은박지 돗자리 수십 개도 쓰레기 더미에 방치했다. 조합원들은 쓰레기를 쌓아놓은 뒤 대기하고 있던 고속버스를 타고 떠났다.
현장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환경미화원 A씨는 한숨을 쉬며, 무전기를 꺼내 들었다. 그는 "여기 삼성전자 앞인데, 집회는 끝났습니다. 근데 긴급하게 청소 지원이 필요한 상황입니다"리고 했다. 10여 분 뒤 생활 쓰레기 수거 차량과 재활용품 압축 차량, 청소기동팀 차량, 환경미화원 10여 명이 현장에 도착했다.
먼저 생활 쓰레기 수거 차량이 쓰레기가 가득 담긴 주황색 100ℓ 종량제봉투 20여 개를 수거해갔다. 문제는 파란색 봉투에 담긴 ‘재활용 쓰레기’. 스티로폼과 플라스틱, 병, 캔 등 재활용품을 각각 분류해서 내놓는 게 원칙이지만, 분리배출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상태였다.
쓰레기 수거 작업에 나섰던 환경미화원 B씨는 "종이, 페트병, 소주병, 치킨 등 재활용품과 음식물 쓰레기를 한 봉투에 섞어 버리면 안 된다. 이러면 전부 풀어서 다시 담아야 한다"고 했다. 결국 환경미화원들은 재활용 쓰레기가 담긴 파란색 봉투를 수거차에 실으려다, 다시 땅에 내려놓은 뒤 봉투 매듭을 풀어 분류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먼저 생활 쓰레기 수거 차량이 쓰레기가 가득 담긴 주황색 100ℓ 종량제봉투 20여 개를 수거해갔다. 문제는 파란색 봉투에 담긴 ‘재활용 쓰레기’. 스티로폼과 플라스틱, 병, 캔 등 재활용품을 각각 분류해서 내놓는 게 원칙이지만, 분리배출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상태였다.
쓰레기 수거 작업에 나섰던 환경미화원 B씨는 "종이, 페트병, 소주병, 치킨 등 재활용품과 음식물 쓰레기를 한 봉투에 섞어 버리면 안 된다. 이러면 전부 풀어서 다시 담아야 한다"고 했다. 결국 환경미화원들은 재활용 쓰레기가 담긴 파란색 봉투를 수거차에 실으려다, 다시 땅에 내려놓은 뒤 봉투 매듭을 풀어 분류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파란색 봉투에선 맥주,소주, 콜라, 생수 등이 그대로 담긴 페트병이 여러 개 나왔다. 미화원들은 페트병 뚜껑을 모두 열어, 내용물을 하수구에 버렸다. 환경미화원 C씨는 "이렇게 내용물이 있으면, 재활용도 안 되고 청소하는 게 두 배는 더 힘들어진다"며 "근로자를 위해 시위를 한다는 사람들이, 쓰레기를 이렇게 함부로 투기한다는 게 어이가 없다"고 했다.
봉투에 담기지 않고 노상에 방치된 쓰레기도 많았다. 무심코 하얀색 스티로폼 박스를 집어들던 한 환경미화원은 박스 안에서 잔반 국물이 흘러나와 장갑이 젖자, 인상을 찌푸렸다. 담배 꽁초 수십 개가 들어가 있는 페트병도 나왔다. 미화원들은 비상용으로 소지하고 다니던 하얀 봉투를 꺼내 쓰레기를 분리했다.
봉투에 담기지 않고 노상에 방치된 쓰레기도 많았다. 무심코 하얀색 스티로폼 박스를 집어들던 한 환경미화원은 박스 안에서 잔반 국물이 흘러나와 장갑이 젖자, 인상을 찌푸렸다. 담배 꽁초 수십 개가 들어가 있는 페트병도 나왔다. 미화원들은 비상용으로 소지하고 다니던 하얀 봉투를 꺼내 쓰레기를 분리했다.
이날은 서울에 폭염 경보가 내려져 낮 최고기온이 37도까지 올랐다. 환경미화원들의 얼굴에선 굵은 땀줄기가 쉴새 없이 흘러내렸다. 오전 9시 30분부터 시작된 ‘쓰레기 산’ 처리 작업은 2시간이 지난 오전 11시 30분이 돼서야 겨우 마무리됐다.
현장에 나온 서초구청 청소행정과 한모(51)씨는 "대규모 집회가 있을 때면 늘 쓰레기 문제가 발생하는데, 최근 본 것 중에서는 가장 최악인 것 같다"며 "보통 집회 참가자들은 어느 정도는 분리배출을 하는데, 이번에는 아예 안 된 것 같다"고 했다.
서초구청은 시위 주최 측을 상대로 불법 쓰레기 투기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방침이다. 폐기물관리법 제68조에 따르면 쓰레기 배출시간 위반 및 쓰레기 무단 투기에는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서초구의 쓰레기 배출 시간은 동별로 지정된 요일 오후 8시부터 다음 날 5시까지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집회에서 이렇게 많은 쓰레기가 투기된 것은 처음있는 일"이라며 "쓰레기 투기 경위 등에 대해 조사해 집회 주최 측에 과태료 부과 등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초구청은 시위 주최 측을 상대로 불법 쓰레기 투기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방침이다. 폐기물관리법 제68조에
서초구청 관계자는 "집회에서 이렇게 많은 쓰레기가 투기된 것은 처음있는 일"이라며 "쓰레기 투기 경위 등에 대해 조사해 집회 주최 측에 과태료 부과 등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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