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은 군사혁신을 이용해 해외에서 제국을 훨씬 쉽게 건설하거나 확대할 수 있었다. 그와 동시에 의학이 발전한 덕분에 유럽인은 종전까지 아프리카에서 목숨을 숱하게 앗아갔던 말라리아 같은 질병을 견디고 살아남을 수 있었다.

 19세기 초 서아프리카에서 영국 병사들 가운데 약 97 퍼센트가 사망하거나 군대를 떠나야 했다. 그러던 것이 20세기 초에 사망률이 1% 이하로 급락했고, 질병이 퇴치되자 아프리카 내륙처럼 오랫동안 접근 불가였던 지역,들을 식민화할 길이 열렸다.

 그리고 화약 기술의 자본집약도가 더욱 높아진 결과, 대체로 유럽인 정착자가 드물었던 새 식민지들에서 소수의 유럽인만으로도 영토를 정복하고 장악할 수 있었다.

이런 식민지 군사 작전에서 승리를 거두려면 여전히 적절한 전술과 전략이 필요했다. 그렇지 않으면 유럽인일지라도 줄루족과 이산들와나 전투를 치른 영국군처럼 패배할 수도 있었다.

유럽인 병력은 혁신을 마치고 라이플로 무장한 은데벨레족 전사 5000명을 기관총으로 섬멸했다. 은데벨레족 사상자는 유럽인 사상자보다 30배 이상 많았다. 유럽인은 대규모 군대와 식민지 관리 수천 명을 외국에 배치하지 않고도 현지 지도자를 끌어들이고 화약 기술과 소수 병력에 의지하는 방식으로 어떤 반란이든 진압할 수 있었다.

유럽은 마침내 세계를 정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