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년 불황에도 노벨상 17명 배출한 R&D, 첨단산업을 꽃피우다
국제 일반

20년 불황에도 노벨상 17명 배출한 R&D, 첨단산업을 꽃피우다

입력 2017.03.16 03:03 | 수정 2017.03.16 08:43

['잃어버린 20년' 넘어 부활한 日本] [7] 노벨상 기반 된 R&D투자

- 장기불황 때도 연구비 안줄여
과학분야 노벨상 수상 22명 중 20명은 일본대학서 학위·연구

- 교토대 유도만능줄기세포 연구센터
줄기세포로 노벨상 수상 보름 만에 정부, 연구비 1100억엔 지원 약속
벽 없는 연구실, 다국적 500명 연구 "줄기세포 활용한 新藥 곧 나올 것"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야마나카 신야 일본 교토대 교수가 지난 1일 교토대 유도만능줄기세포(iPS세포) 연구센터에서 iPS 세포 연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야마나카 신야 일본 교토대 교수가 지난 1일 교토대 유도만능줄기세포(iPS세포) 연구센터에서 iPS 세포 연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양지혜 기자
인공으로 만든 심장 세포가 현미경 아래에서 자연이 만든 심장세포와 똑같이 '두근두근' 박동했다. 1일 일본 교토(京都)대 유도만능줄기세포(iPS세포) 연구센터. 나카무라 아케미(中村朱美) 실장은 "뇌·심장·간세포처럼 기능이 고정된 세포와 달리 키우기에 따라 어떤 장기로도 만들 수 있는게 iPS세포"라며 연구진이 iPS세포로 만든 심장세포 동영상을 보여줬다.

이 센터는 야마나카 신야(山中伸彌·55) 교토대 교수의 지휘 아래 다국적 연구자 500여명이 iPS 세포를 연구하는 곳이다. 야마나카 교수는 "세계 각국이 다들 이 분야 연구에 힘쏟고 있고 우리도 미래를 위해 열심히 하고 있다"며 "머지않아 iPS세포를 활용한 신약(新藥)들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2006년 세계 최초로 iPS 세포를 만들어낸 공로로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일본 정부는 이 연구가 신성장동력이라고 판단해 노벨상 시상식이 끝난 지 보름 만에 "앞으로 10년간 iPS세포 연구에 1100억엔(약 1조10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일본은 1970년대 고도성장기에 '기술 독립을 이루겠다'며 연구개발(R&D) 투자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 1990년대 버블 붕괴 이후 장기 불황을 거치면서도 다른 건 아껴도 연구비는 끊지 않았다. 그 성과를 한눈에 보여주는 게 노벨상이다.

과학 분야에서 노벨상을 받은 일본 학자 22명 중 17명이 '잃어버린 20년' 시작 이후 상을 탔다. 미국 대학에 유학 가서 연구한 공적으로 수상한 사람은 2명뿐이고, 나머지 20명은 일본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마치고 일본에서 연구해 세계적인 업적을 냈다. 장기 불황 기간에도 연구 투자를 줄이지 않았기 때문에 '노벨상 후보군'도 탄탄하게 형성되어 있다. 이렇게 쌓인 기초과학 연구 성과가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2차전지산업 등의 발전으로 이어지면서 일본 경제의 기초 체력을 만들었다.

교토대 iPS세포연구센터는 2010년 150명으로 출발했다. 지금은 일본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500명으로 규모가 커졌다. 개원 당시엔 1개 동이었지만 지금은 올 5월 개관을 목표로 최첨단 장비가 꽉 찬 3호동을 짓고 있다.

이미지 크게보기
사쿠라이 히데도시(맨 앞) 일본 교토대 유도만능줄기세포(iPS 세포) 연구센터 박사가 자신의 연구실을 소개하고 있다. /양지혜 기자

일본 내 수많은 연구기관이 이곳을 중심으로 협력해 iPS세포 연구를 진척시키고 있다. 2014년 이화학연구소 연구팀은 iPS 세포로 망막 세포를 만들어 환자에게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2016년에는 오사카대 연구팀이 iPS 세포로 각막세포를 만들어냈다. 둘 다 세계 최초다. 2018년에는 교토대 연구팀이 iPS 세포를 이용해 파킨슨병 임상 시험에 들어간다. 게이오대 연구팀은 중추신경 치료, 오사카대 연구팀은 심장병 치료 임상 시험을 준비 중이다.

일본 과학계가 폐쇄적이라는 평가도 이곳에선 구문(舊聞)에 불과했다. 센터 내부는 주요 연구실 사이에 고정된 벽이 없어 연구자들이 자기 팀 아닌 곳도 언제든지 오가며 대화했다. 해외에서 온 연구진도 있었다. 7년째 이곳에서 연구 중인 캐나다인 크누트 월트젠 박사는 유창한 일본어로 "예전엔 토론토가 이 분야 연구의 프론티어였는데, (야마나카 교수가 iPS세포를 만들어낸 뒤) 이곳에서 획기적 연구성과를 내고 싶어 옮겨왔다"고 했다. 월트젠 박사팀 20명 중 4명이 한국·캐나다·독일·멕시코 출신 연구자였다.

과학 전문 네이처지(誌)는 야마나카 교수의 연구가 "의학 연구에 혁명을 일으켰다"고 평했다. 일본은 지금 iPS 세포를 활용한 난치병 연구에서 가장 앞선 나라 중 하나로 꼽힌다. 야마나카 교수는 "일본은 iPS 세포 연구의 전단계인 배아줄기세포 연구부터 꾸준히 성과

를 쌓았기 때문에 연구 기반이 대부분 준비돼 있어 신속하게 iPS 세포 연구가 진행될 수 있었다"고 했다. 야마나카 교수에게 "한국에서는 언제쯤 노벨상 수상자가 나올 것 같으냐"고 물었다. 그는 "미국 대학에서 뛰어난 한국인 연구자를 많이 봤다. 곧 나올 것"이라고 했다. 한국 대학에서 나올 것이라는 얘기는 아니었다.

관련기사를 더 보시려면,

"도쿄대 입시 도전"… 인공지능 로봇 프로젝트 도쿄=특별취재팀

100자평

13
이원규(lee****)
2017.03.1619:02:57신고
황우석박사를 사소한 이유로 연구금지안했으면 그 영광이 우리것이었을것을 윤리적인 문제로 아직 연구 불허. 호주 캐나다 미국에서 인정하는 특허를 안내주고 연구도 금지. 서울대병원 한쪽에 붙어있던 세계줄기세포연구센터 간판이 지금까지 있었더라면 엄청난 국부와 노벨상도 기대했을것을. 수색에 수암연구소를 세우고 연구허가만 고대하며 세월만 흐르는게 우리의 얼굴인걸.
이기섭(hanc****)
2017.03.1615:35:56신고
기자님들이 엉터리 사기성 기사를 쓰지 않고 용감하고 정직하게 열심히 일하시는 과학자들을 발굴 격려 하다보면.....우리나라도 노벨상 타는 과학자 나 옵니다.....
SMITH JOHN(sm****)
2017.03.1613:29:22신고
이건희가 삼성장학재단이라는 유령단체를 만들어서 젊은이들한테 뇌물을 뿌려서 나중에 정부각처에서 일하면 삼성한테 유리하게 불법으로 도와주게 하였다. 국민들은 이게 기초과학을 발전시키는 짓이라고 환호했다. 이러니까 헬조선은 안된다.
박승두(shins****)
2017.03.1612:51:00신고
교수들과 공무원들이 연구비 빼먹기를 안 하는 나라니까 이런 결과가 나오네.
김기욱(k****)
2017.03.1612:42:12신고
문제인 이재명 꼭 읽어야 하겠네, 개인 빚 청산하는데 20조 쓸게 아니고 멀쩡한 청년에게 돈 퍼주지 말고 국가가 진화하느네 쓰는게 맞다 과학 4차 산업혁명 교육혁명 우주개발 등 할게 얼마나 많은데 혈세를 눈먼돈으로 만들려하나 그래가지고 우리나라 비젼은 커녕 암흑만 보인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