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9.05.28 01:33
[탈원전 2년의 늪] [1] 무너지는 산업 생태계
수주 끊겨 줄줄이 부도·폐업… 중국·인도에 장비들 넘길 판
경남 원전 부품 중소기업 86% "탈원전 정책에 경영 어렵다"
원전(原電) 핵심 부품인 셸(shell)을 만드는 에스에이에스는 최근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 이후 수주가 뚝 끊겨 기업 유지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한때 300명이 넘던 직원은 90명으로 줄었다. 에스에이에스의 셸 가공 기술은 국내 최고로, 시장 점유율도 1위다. 원전에 들어가는 복수기(수증기를 냉각시켜 물로 되돌리는 장치)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만든다. 그동안 600억원 넘게 설비 투자를 했지만 지금은 중국이나 인도 업체에 팔리게 될 처지다. 박현철 대표는 "30년 넘게 몸담으면서 우리 원전 기술이 세계 최고가 되는 것을 지켜봤는데 이렇게 한순간 몰락할 줄은 정말 몰랐다"고 했다. 셸 가공에 쓰이는 대형 수직 선반을 국내 최초로 제작해 에스에이에스에 납품해 온 한국공작기계도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원전에 우라늄 농축 관련 장비를 납품하는 A사는 기업회생절차조차 받아들여지지 않아 결국 부도 처리됐다. 원전 주기기 부품 가공 업체인 범성정밀의 김동명 대표는 "중소 원전 업체들은 업종 전환도 어려워 신고리 5·6호기 납품이 끝나면 문을 닫아야 한다"고 했다.
중소기업중앙회 경남지역본부가 지난 2월, 지역 소재 85개 원전 부품 생산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원전 관련 현황 조사를 한 결과, 제조기업의 85.7%가 탈원전 정책으로 경영난에 처했다고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6월 19일 고리 원전 1호기 영구 폐쇄와 함께 선 언한 탈원전 정책이 2년을 맞는다. 에너지를 전량 수입하는 에너지 다(多)소비 국가, '전력 섬'으로 이웃 나라에서 전기 수입도 못 하는 우리나라는 탈원전 실행이 사실상 불가능한데도 탈원전 정책은 일방통행식으로 강행되고 있다. 주한규 서울대 교수는 "5년짜리 정권이 백년대계 에너지 정책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였고, 원전 산업 생태계는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원전에 우라늄 농축 관련 장비를 납품하는 A사는 기업회생절차조차 받아들여지지 않아 결국 부도 처리됐다. 원전 주기기 부품 가공 업체인 범성정밀의 김동명 대표는 "중소 원전 업체들은 업종 전환도 어려워 신고리 5·6호기 납품이 끝나면 문을 닫아야 한다"고 했다.
중소기업중앙회 경남지역본부가 지난 2월, 지역 소재 85개 원전 부품 생산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원전 관련 현황 조사를 한 결과, 제조기업의 85.7%가 탈원전 정책으로 경영난에 처했다고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6월 19일 고리 원전 1호기 영구 폐쇄와 함께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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