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덕공론
1997년05월15일 제 157호 한겨레21

유시민의 ‘게임의 법칙’“DJP연합은 승률 0%”

지난 91년 이해찬 의원(국민회의)의 보좌관을 지냈던 유시민씨가 최근 국 민회의 김대중 총재를 향한 고언을 시작했다. 현재 독일에서 유학중인 그 는 지난 4월28일 발행된 `게임의 법칙'이라는 책을 통해 “제3후보가 아 니면 정권교체는 불가능하다”며 “김 총재의 2선퇴진”을 주장한 것이다 .

이 책에서 그는 지난 87년과 92년 대통령 선거를 특징지운 비호남 유권자 들의 ‘반김대중 성향과 정서’을 게임이론으로 분석한 결과 이번 대선에 서 김 총재가 출마할 경우 당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김 총재가 출마해 당선되기 위해서는 여권의 분열과 대다수 김종필 총재 지지자들의 전폭적인 지원, 재야의 지지라는 세 가지 조건이 동시에 충족돼야 하지만 사실상 이런 상황이 만들지는 게 불가능 하다는 것이다.

물론 김 총재가 금과옥조처럼 받드는 ‘DJP연합을 통한 필승론’도 승률 이 0에 가까운 치명적인 정치적 자해행위라고 혹평한다. DJP연합을 통해 DJ로 단일화 돼도 JP지지표 가운데 ‘반김대중 성향’을 가진 표는 오히 려 신한국당 후보에게 몰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결국 정권교체를 위한 DJ의 유일한 선택은 그가 2선으로 물러선 뒤 제3후 보를 내놓는 방법밖에 없다고 제안한다. 물론 이 경우도 김 총재의 꼭두 각시를 세워서는 안된다고 충고한다. 김 총재의 지지자들이 무리없이 차 선의 후보로 선택할 수 있으면서도 신한국당 후보나 김종필 총재의 지지 자들까지 차선으로 선택할 수 있는 독립적인 면모의 후보만이 당선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자신의 보좌관을 지낸 유씨가 이런 주장을 펼친 데 대해 이해찬 의 원은 “학문적인 해석은 가능하겠지만 시시각각 변화하며 다양한 변수들 이 작용하는 대권 전선을 읽기에는 조금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신승근 기자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05월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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