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전문건설공제조합 홈페이지 캡처) 이사장과 상임감사 선임을 두고 낙하산 논란이 일었던 전문건설공제조합(이사장:유대운)에서 이번엔 상임감사 자리를놓고 이전투구 양상이 벌어지고있다.
당초 전문건설공제조합은 지난 7일 234차 운영위원회에 앞서 운영위원들에게 설명자료를 배포했다.
운영위원회 설명자료(사진)를 보면 부의사항 중 하나인 상임감사 추천안으로 최광웅씨가 내정돼 있다.
건설 업무 경력이 전혀 없어 '낙하산' 인사라는 거센 비판을 받았던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핵심관계자 출신 이상호 상임감사가 임명된 지 일년 여 만에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으로 선임돼 총선 출마를 위해 사임하면서 새 상임감사 추천안이 안건으로 올라왔기 때문이다.
조합은 이 전임 감사의 잔여 임기를 맡을 상임감사로 최광웅 데이터정치경제연구원장을 추천했다.
노무현 정부 인사제도비서관 출신인 최 원장은 변호사, 교수 등 전문직들을 대상으로 구성되는 조합 위촉직 운영위원으로 선임돼 10개월동안 활동해 오다 전문성 등을 인정받아 조합의 추천으로 상임감사로 내정됐다.
전문건설공제조합에서 운영위원들에게 배포한 운영위 설명자료 ◇ 최광웅→배갑상 갑자기 바뀌어 정식 운영위 대신 서면결의로 '급조'그러나 7일 운영위원회에서 상임감사 추천안은 돌연 안건에서 빠졌다.
조합은 운영위원들에게 최 원장을 내정했다고 자료까지 돌렸지만 이후 정세균 국회의장 측근으로 알려진 A씨로 바뀌었다가 다시 배갑상 전 문재인 대선후보 부산선대위 상임본부장으로 내정한 것.
대선후보 경선 당시 안희정 캠프에서 뛰다 경선 이후 문재인 선대위로 옮긴 배갑상 전 본부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경남고 1년 후배로, 문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인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최측근이기도 하다.
조합 측은 26일 총회 의결을 앞두고 서둘러 운영위원들을 개별적으로 찾아가 배갑상 전 본부장 추천안을 서면결의했다.
이에 운영위원들이 항의하자 조합 측에서는 "최광웅씨가 스스로 사퇴한다고 했고 아무런 문제없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 원장은 "조합에서 삼고초려해 받아들여 운영위원직도 사퇴했는데 갑자기 다른 사람이 선임됐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다"며 "스스로 사퇴한 적은 없다"고 반발했다.
건설공제조합 운영위원은 "조합에서 자세한 경위는 26일 총회 때 따로 간담회 자리를 만들어 설명하겠다며 급하게 찾아와 서면결의를 요청했다"며 "인사제도비서관 출신인 최씨가 전문성도 뛰어나고 방향감도 있어 적임자로 생각했는데 '파워게임'에서 밀린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위원도 "유관 업무 경력과 전문성을 갖춘 인사여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오는 분도 정권에 부담될 수 밖에 없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김은경 전 환경부장관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가뜩이나 시끄러운데 청와대 인사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조합이 민간 기관이라고 하나 건설업계 특성상 정부 입김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배 내정자는 "지난주 조합에서 연락이 와 내부절차가 진행중이라고 들었다"며 "에너지관리공단 상임감사 경력이 있어 이상호 전 감사와는 경우가 다르다"면서 "이 일에 대통령까지 관여가 됐겠느냐"고 말했다.
◇ 전문건설공제조합 상임감사 연봉 수억원, '꿀보직' 건설업 전문 민간 금융기관인 전문건설공제조합 이사장과 상임감사는 그동안 정치권 인사들로 채워져 '낙하산'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상호 전 상임감사와 함께 선출된 유대운 이사장 역시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으로 문재인 대선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서울시당 유세위원장으로 활동했던 이력이 있다.
4조 3천억원의 자본금을 보유한 전문건설공제조합은 5만여 전문건설사에 사업시 각종 건설 보증, 자금 융자, 어음 할인 등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임대 및 투자 사업을 수행하는 법정 단체로 민간기관이다.
하지만 국토교통부가 인가·감독을 맡고 있어 국토부 관료 출신이 이사장을 독식해오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사태 이후 민간 출신 이원익 전 삼성물산 부사장이 이사장에 선임됐으나 중도 사퇴했고 지난 2107년에도 낙하산 논란이 제기돼 이사장 선임안이 한 차례 부결되기도 했다.
전문건설공제조합 상임감사는 2억 7천만원대의 고액 연봉에, 공기업이나 공공기관보다 자유로와 '꿀보직'으로 알려져 있다.
전직 상임감사는 "연봉 외에도 여러 가지가 더해져 실제 받는 액수로는 연 5억 정도 받았다"고 전했다.
전문건설조합 측은 "자료를 어떻게 입수했느냐?"며 "자세한 경위에 대해 답할 수 없다"면서도 26일 총회에서 배갑상 씨를 상임감사로 추천하는 안건이 올라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