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흥원, 내부 반발에도 결국 임명… 孫측 “도종환 장관이 추천 부탁”
孫 옆에 인사추천 전시기획자 무소속 손혜원 의원은 지난해 자신이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사무처장으로 추천한 조모 씨(왼쪽)와 함께 한 행사에 나란히 참석했다. 페이스북 화면 캡처
무소속 손혜원 의원이 자신이 속했던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피감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인사에도 관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손 의원 측은 “문체부가 먼저 추천을 요청했다”고 해명했으나 진흥원 안팎에선 “관련 경력이 전무해 부적절한 인사였다”고 입을 모았다.27일 문체부와 진흥원에 따르면 손 의원은 2017년 하반기 친분이 두터운 조모 씨(51)를 진흥원 사무처장로 추천했다. 진흥원은 2018년 1월 1일 조 씨를 정식 임명했고 현재 업무를 맡고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손 의원 측이 조 씨를 진흥원에 임명하라는 요구를 해와 실무진이 힘들어했다”고 말했다.
당시 진흥원도 사무처장 인사에 난색을 표했다. 사무처장은 진흥원 예산 및 인사, 기획·조정 업무를 총괄하는 요직. 이 때문에 행정 경험이 풍부한 인물들이 주로 맡아 왔는데 조 씨는 전시기획자로 이런 분야 경력이 전무하다. 진흥원 관계자는 “사무처장은 원장 다음 핵심 보직인데 조 씨가 거론돼 내부 반발이 상당했다”며 “고위급들도 ‘우리가 무슨 힘이 있느냐’고 토로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진흥원 사무처장은 문체부 장관의 승인을 거쳐 임명한다.
손 의원은 공개 석상에서 조 씨를 추천했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2017년 12월 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7 공예 트렌드 페어’ 개막식에서 손 의원은 도종환 문체부 장관에게 조 씨를 “사무처장으로 추천한 친구”라고 소개했다. 현장에 있던 한 공예계 인사는 “조 씨가 행정 경험이 전혀 없고 인사가 나기 전이라 매우 놀랐다”고 전했다.
조 씨는 2015년 청주 국제공예비엔날레에서 예술감독을 맡으며 손 의원과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엔날레에는 손 의원이 원장이던 한국나전칠기박물관이 작품 300여 점을 출품했다.
손 의원 측은 “도 장관이 취임 뒤 진흥원에서 일할 만한 인물을 추천해 달라고 먼저 부탁했다”며 “조 씨가 적임자라고 판단해 추천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도 장관 측은 “의례적으로 여러 기관에 전문가 추천을 요청한다. 손 의원에게만 인사 의뢰를 한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유원모 onemore@donga.com·강성휘 기자
유원모 onemore@donga.com·강성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