孫 "툭툭 건드렸을 뿐, 공갈혐의로 고소"… 녹취록선 "아팠다면 인정할게"
김씨가 본지에 보내온 이메일 등에 따르면 손 대표는 일요일이었던 2017년 4월 16일 밤 10시쯤 경기도 과천의 한 주차장에서 업무용 승용차를 몰다 접촉사고를 냈다. 김씨는 "사고 직후 손 대표가 사고 처리를 하지 않은 채 현장에서 달아났고, 피해자들이 쫓아가다 4차로 도로변에 (손 대표가) 차를 멈추고 경찰이 출동한 뒤에야 상황이 마무리됐다"고 했다.
김씨는 이 사건과 관련해 지난해 8월 JTBC 사옥에서 손 대표를 만나 인터뷰를 요청했다고 한다. 김씨는 "손 대표가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 해명했지만 납득하기 어려운 내용이었다"고 했다. 김씨는 "하지만 손 대표를 보호하는 것도 사회적으로 가치가 있다고 생각돼 이를 기사화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손 대표가 JTBC 일자리를 제안했다는 게 김씨 주장이다. 김씨에 따르면 두 사람은 지난해 9월부터 올 1월까지 보안 메신저인 '텔레그램'으로 수십 건의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주로 김씨의 채용과 관련된 내용이다.
김씨 주장에 따르면 폭행 의혹이 불거진 지난 10일 일식 주점 회동도 손 대표가 그를 회유하기 위해 마련했다. 두 사람이 만난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일식 주점은 JTBC 건물에서 약 500m 떨어져 있다. 당시 녹취록에는 두 사람이 폭행과 관련해 공방을 벌이는 대화가 담겨 있다.
김씨는 전북 전주 출신으로 1999년 경향신문에 입사했고 2005~2012년 KBS에서 일했다. 이후 회사를 나와 2013년 컨설팅 회사를 차렸다. 업체 홈페이지에는 "미국 판사와 검찰청 수사관, FBI 출신 요원들이 미국 도피 자산의 추적, 기타 사건 관련 증거를 수집해준다"고 나와 있다. 지난 2016년엔 서울 강남의 한 성매매 조직이 작성했다는 성매매 고객 6만명의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손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김씨는) 제보가 인연이 돼 약 4년 전부터 알던 사이"라고 했다. 김씨가 취재했다고 주장하는 사건에 대해선 "주차장에서 후진하다 견인 차량과 가벼운 접촉 사고를 내고 자비로 배상한 적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접촉 자체를 모르고 자리를 떠났을 정도로 차에 긁힌 흔적도 없었지만, 차에 닿았다는 견인 차량 운전자의 말을 듣고 쌍방 합의를 했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김씨가 이 사실을 듣고 찾아와 '기사화할 수 있다'며 협박을 했고 이후 정규직 특채를 노골적으로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손 대표는 "(지난 10일 술집에서도) 같은 요구가 있었고 이를 거절하자 갑자기 화를 내며 지나치게 흥분해 '정신 좀 차리라'고 손으로 툭툭 건드린 것이 사안의 전부"라고 해명했다. 손 대표는 김씨를 공갈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JTBC는 이날 "손 대표의 입장을 존중하며 수사를 통해 진상이 명확하게 규명되기를 기대한다"고 입장을 냈 다. 손 대표는 자신이 앵커를 맡고 있는 저녁 뉴스도 정상 진행했다. 그러면서 "저로서도 드릴 말씀이 많으나, 사실과 주장은 엄연히 다르다는 말씀만 드리겠다"며 "사법 당국에서 모든 것을 밝혀주시리라 믿고 저는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뉴스룸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본지는 손 대표 본인에게 추가 해명을 듣기 위해 JTBC 측에 연락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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