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11.17 16:59 | 수정 : 2017.11.17 18:01
JTBC 썰전서 "盧 전 대통령에게 직접 들었다"며 '논두렁 시계 사건' 전말 밝혀
노무현 정부 시절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유시민 전 장관이 방송을 통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직접 들었다면서 ‘논두렁 시계’ 사건의 전말을 밝혔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뒤늦게 시계의 존재를 알고 권양숙 여사에게 크게 화를 낸 뒤 시계를 망치로 깨서 버렸다”고 했다.
‘논두렁 시계’는 지난 2009년 검찰이 노 전 대통령을 수사하며 나온 얘기다. 당시 노 전 대통령 부부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 2006년 회갑 선물로 1억원짜리 명품 시계 2개를 받았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이 의혹은 검찰이 “노 전 대통령 측으로부터 ‘시계를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확인했다. 이어 한 지상파 방송은 “노 전 대통령 부인인 권양숙 여사가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받은 명품 피아제 손목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고 보도했다.
“명품 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는 보도의 출처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 보도로 노 전 대통령은 도덕성과 청렴성에 타격을 입었다. 인터넷에는 “봉하마을에 명품시계 찾으러 가자”는 얘기가 연이어 올라왔다.
유 전 장관은 16일 방송된 JTBC 썰전에서 ‘논두렁 시계’와 관련된 얘기를 꺼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당시 변호사로 (노 전 대통령의) 검찰 조사에 입회했다”며 “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는 진술, 이런 얘기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에게 들었다며 당시 상황에 대해 얘기했다. 유 전 장관은 “(노 전 대통령이) 돌아가시기 얼마 전인, 4월 20일쯤 (봉하마을에) 갔을 텐데 (그때) 들었다”며 운을 뗐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이) 재임 중 회갑을 맞았는데 박연차씨가 (노 전 대통령의 형인) 노건평씨를 통해 시계를 선물했다”며 “(노건평씨는 노 전 대통령이) 화를 낼까 봐 이것을 못 갖다 주고 퇴임해서 봉하마을로 오니까 노건평씨 부인이 권 여사에게 줬고, 권 여사는 받아서 감춰뒀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유 전 장관은 노 전 대통령이 시계의 존재를 알게 된 계기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꼽았다. 그는 “(청와대 기록물 관리 시스템인) 이지원 복사 문제로 검찰이 압수수색을 한다는 얘기가 있었고, 재산 목록을 만드는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이) 시계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이라며 “권 여사에게 크게 화를 내고 시계를 망치로 깨서 버렸다고 한다”고 했다.
유 전 장관은 “이게 제가 들은 얘기”라며 당시 언론 보도를 비판했다. 그는 “논두렁에 버렸다는 이야기가 나오니까 ‘시계 주우러 가자’는 여론이 생기고, 언론이 조장했다”며 “기자들이 얘기하는 것으로는 검찰에서 들었다는 것”이라고 출처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국정원 개혁위에서 조사해본 바로는 검찰에서 들었다는 것”이라며 “그거는 원세훈 국정원에서 소스를 준 게 아니고 소스를 주더라도 검찰에 확인해보라고 한 것이고, 검찰에서 누군가 확인해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달 국정원 개혁위는 국정원 간부들이 이인규 당시 대검중수부장을 만나 권 여사의 시계 수수 사실을 언론에 흘려 망신을 주는 데 활용해달라고 말한 것을 확인했다는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전 중수부장은 2009년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의 시발점이 된 '박연차 게이트' 사건을 지휘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중수부장은 지난 7일 언론사에 보낸 이메일에서 "2009년 4월 14일 퇴근 무렵 국정원 전 직원 강모씨 등 2명이 찾아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뜻이라며 '노 전 대통령을 불구속하되 시계 수수 사실을 언론에 흘려 노 전 대통령에게 도덕적 타격을 가하는 것이 좋겠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며 "그래서 '국정원이 이렇게 해도 되는 것이냐'고 질책했더니 강씨 등은 '실수한 것 같다면서 오지 않은 것으로 해 달라'며 자리를 떠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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