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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준 문화시계] ⑦ 크리스마스 트리, 한국에서 건너갔다

한국 '구상나무' 1907년 하바드대학으로 전해져

세계인들이 크리스마스 트리로 사용하고 있는 '구상나무'는 1907년 프랑스 신부에 의해 미국으로 건너간 한국의 자생종 '쿠살낭'이다.
▲ 세계인들이 크리스마스 트리로 사용하고 있는 '구상나무'는 1907년 프랑스 신부에 의해 미국으로 건너간 한국의 자생종 '쿠살낭'이다.


12월이다, 또 한 번의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다. 누구나 종교와 상관없이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추억하나 쯤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그런 추억들을 소환하는 상징물들도 하나씩 마음속에 있으리라...반짝이던 크리스마스 트리, 밤하늘에 내리던 하얀 눈, 따듯한 이와 주고받던 선물, 어린날 머리맡에 걸어두었던 양말...

그 중에서도 크리스마스 하면 반드시 떠오르는 크리마스의 상징은 크리스마스 트리가 아닌가 싶다. 유럽과 미국은 물론이고 그 외 지구촌 곳곳에서 크리스마스에 없어서는 안 될 크리스마스 트리.

이 크리스마스 트리의 원산지가 한국이며 한국의 특산종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전하는 바에 따르면, 마틴 루터 킹 목사가 크리스마스 전 날 숲길을 걷다가 전나무위에 소복이 쌓인 눈에 달빛이 반사되어 주변을 밝게 비추는 것을 보았다. 

마틴 루터 킹 목사는 그 광경을 보고 예수로부터 받은 빛으로 어둠을 밝히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역할이고 사명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러한 뜻을 전하려 전나무를 집으로 가져와 솜으로 눈을 만들어 붙이고 빛을 상징하는 양초를 매달아 장식해 놓은 것이 바로 크리스마스 트리의 시작이 되었고 이후 전 세계로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 크리스마스 트리...전나무가 아닌 구상나무가 대부분 

그러나 안타깝게도 전나무는 공해에 너무 약해 도시에서는 나뭇잎이 많이 떨어지고 바로 죽어버리는 심각한 단점이 있어 불편한 점이 많았다

이런 전나무를 대신해서 모습은 거의 같지만 전나무의 단점이 없고 색상과 수형이 더 좋은 구상나무를 사용하게 되었다. 

우리가 흔히 크리스마스 트리를 전나무로 알고 있지만 사실상 구상나무가 크리스마스 트리의 대표 수종이 된 것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현재 세계에서 크리스마스 트리로 가장 인기 있고 가장 많이 판매되는 나무가 구상나무로 파악됐다.

그런데 바로 이 구상나무가 한국에서 건너간 한국의 특산종인 것이다.

구상나무는 학명조차 아비에스 코레아나 윌슨(Abies Koreana F.H Wilson)이며 외국에서 판매되는 이름도 코리안 퍼(Korean Fir)이다.

한국에서 자생했던 구상나무는 특산종으로 한라산을 비롯해 지리산, 무등산, 덕유산등 높은 산에서 자라는 상록교목이다. 최대 20m정도 까지 자라며 자태가 아름다워 1988년 서울 올림픽 심벌 나무가 되기도 했다.

제주에서는 ‘쿠살낭’이라 불리는데 제주 방언으로 쿠살은 성게이고 낭은 나무이다. 나뭇잎이 성게 가시를 닮아 붙여진 이름이다.

그 쿠살낭이 구상나무로 불리게 된 것이다.

구상나무의 나뭇잎과 열매, 성게가시를 닮아 제주에서는 성게를 뜻하는 '쿠살'을 나무이름에 사용했다.
▲ 구상나무의 나뭇잎과 열매, 성게가시를 닮아 제주에서는 성게를 뜻하는 '쿠살'을 나무이름에 사용했다.



■ 프랑스 신부가 채집해서 미국 하버드대학에 전달

우리의 토종나무인 구상나무가 서양으로 건너간 것은 크리스마스 트리로 사용되기 이전인 1900년대 초이다.

구한말인 1907년 프랑스 신부 타게(Emile Taget)와 포리(U. Fauriei)에 의해 한라산에서 채집되어진 후 그 중 포리의 채집본이 하버드대학 아널드 식물원의 식물분류학자인 윌슨(Wilson 1876~1930)에게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