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단독] 공기업, 560달러짜리 ‘국제경영상’ 무더기 수상 왜?

입력 2018.10.29 06:10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은 지난 22일 코레일 사보 ‘레일로 이어지는 행복 플러스’가 국제비즈니스대상(IBA·International Business Award) 사보 출판 부문에서 최고상인 금상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2017년에 이어 2년 연속 금상을 받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하지만 코레일은 고객용 출판물 분야에서 KB국민은행과 국방과학연구소(ADD)도 금상을 함께 받았다는 사실은 이야기하지 않았다. KB국민은행과 ADD는 아예 따로 보도자료를 내지도 않았다.

올해 IBA 출판 분야에서만 한국 기업은 13개 상을 무더기로 받았다. 한국공항공사, 수자원공사, 경기도, 철도시설공단, 공항철도(AREX), 안전보건공단, 도로교통공단, 국토정보공사, 가스공사 등 공기업,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가 수상자였다. 공공 부문이 사보, 고객용 출판물, 브로셔에서 국제적인 인정을 받은 셈이다. 하지만 코레일과 공항철도를 제외하면 이를 외부에 알린 곳은 없었다.


코레일이 지난 22일 자사 사보가 국제비즈니스대상(IBA)을 2년 연속 수상했다고 SNS(소셜네트워크사이트)에 올린 게시물. /코레일
이같은 기현상이 발생한 것은 이 상이 550달러 안팎의 심사비를 내면 상당수가 받을 수 있는 상이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IBA는 지난 2002년 뉴욕페스티벌 상무 등을 역임한 마이클 갤러허가 ‘미국기업재단’을 설립하고 ‘미국비즈니스대상(American Business Award)’를 시상한 것이 출발점이다. 2004년에는 IBA가 따로 만들어졌다. IBA 위원회는 웹사이트에서 "심사 신청 기업의 30~40% 정도가 상을 받게 된다"고 설명한다. 이에 대해 한 대기업 홍보 담당 임원은 "사실상 신청하면 다 된다는 의미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IBA 위원회가 발간한 2018년 IBA 소개 책자에서 수상 기업 목록은 59페이지에 달했다. 한국의 경우 54개 공기업, 공공기관, 지자체, 기업이 총 95개 상을 받았다. 54개 수상자 중 공기업·공공기관이 25곳으로 가장 많다. 지방자치단체도 3곳이다. 그 중 도로교통공단과 수자원공사가 각각 5개 분야에서 상을 받은 것을 비롯해 경륜경정사업본부(4개 분야), 공항철도, 한전원자력연료, ADD, 근로복지공단. 서초구청, 해외문화홍보원(이상 3개 분야) 등은 중복 수상했다.

게다가 공공기관들이 수상한 분야는 대부분 사보, 고객 대상 홍보물, 홍보 영상, 블로그 및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 홍보에 치우쳐 있다. 기업 경영과 관련된 수상은 ‘올해의 기업상’을 받은 서초구청, 대한체육회, 도로교통공단, 한전 원자력연료 등 4건이 전부다.


국제비즈니스대상 위원회는 수상 기업 및 단체들을 대상으로 트로피, 상패 등을 판매하는 전용 인터넷쇼핑몰을 운영한다. 트로피의 경우 295달러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 원인에 대해 공기업과 기업 관계자들은 "한국사보협회가 한국에서 IBA 선정을 관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 공기업 홍보 담당자는 "한국사보협회가 자체적으로 심사해 시상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며 "보통 홍보물 외주 제작 업체가 공공기관이나 기업들에 IBA 상을 신청할 것을 제안한다"고 귀띔했다. IBA 위원회는 2018년 IBA 소개책자 표지에서 한국사보협회를 ‘한국 파트너’로 명시하고 있다.

IBA 위원회에 따르면 IBA 심사료는 신청 시기에 따라 480~560달러다. 또 시상식에 참석하면 1인당 505달러를 내야한다. IBA 위원회는 트로피, 상패 등을 판매하는 자체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한다. 금상 트로피의 경우 295달러를 내면 살 수 있다. IBA 심사를 신청해 수상자로 선정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시상식에 참석하고 트로피를 받는다며 1400달러 가량을내야하는 것이다. 항공료, 숙박 등에 들어가는 비용은 별도다.

이 때문에 다수의 공공기관, 기업들은 우편으로 상을 수령하고 있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담당 직원이 인사 고과를 잘 받기 위한 전형적인 사내용 상"이라며 "결국 국민 돈이 낭비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100자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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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옥(socho****)
2018.10.2911:32:47신고
돈 내면 상 주고~ 광고 내면 상 주고~ 언론사도 많이 하는 비즈니스 아닌가? 경쟁업체라서 비난하나?
김기주(mp9****)
2018.10.2911:14:36신고
기자양반 삭제하지 마라! 정말 개판아닌가! 이게 정상적인 나라인가!!!!!!!
김창진(star****)
2018.10.2910:55:07신고
옛날 어떤 드라마에서 "민나 도로보데쓰."라는 일본말이 유행했다. "모두가 도둑놈들이다."는 말이다. 지금 대한민국의 힘있는 자들은 "민나 도로보데쓰."다. 모두가 국민을 어떻게 사기쳐 먹을까만 연구한다. 진정으로 국가의 미래와 국민의 행복을 위해 일하려는 놈은 없고, 어떻게든 국민을 속여서 자기들 호의호식하는 데만 몰두한다. 그러니 위정전입 8번한 놈이 대법관이 되고, 온갖 비리, 적폐 덩어리가 장관이 된다. 자기 자식들은 자사고, 외고 보낸 놈이 남들 자식은 자사고, 외고 못 보내게 막는다. 이런 더러운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이런 나라가 안 망하면 기적이다.
박병호(na****)
2018.10.2910:37:09신고
누구 같이 모자라는 돈을 내고 노벨 평화상을 탄 것이나 뭐가 다른가. 이제 나라부터 공기업까지 선전 선동에 아주 길들여진 것 같다. 유치원 미술대회처럼 참가만 하면 상장을 받아오는 것과 같군.
강상순(jin9****)
2018.10.2910:32:06신고
대한민국이 이렇게 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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