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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일본 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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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향래 논설위원 조향래 논설위원

'일본 쓰루가(敦賀)만에서 대지진이 발생한다. 도쿄를 비롯한 전역에 지진과 해일이 잇따르면서 일본 열도가 미증유의 공포에 휩싸이게 된다. 한 지질학자의 조사 결과 엄청난 사실이 밝혀진다. 일본의 완전 침몰까지 남은 시간은 고작 338일. 혼비백산한 각료들은 해외로 도망가기에 바쁘고, 국민들도 피란길을 찾아 나서며 온 나라가 아수라장으로 변한다….'

2006년 일본에서 개봉된 초대형 스펙터클 재난 영화 '일본 침몰'은 이렇게 전개된다. 비록 픽션이긴 하지만 지진이 잦은 섬나라의 특성상 실현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어서 일본 국민들의 공포감이 상당했다. 문제는 '일본 열도의 침몰'이라는 가정 앞에서 우리가 느끼는 복잡미묘한 감정이다.

영화에서도 수많은 난민이 발생하고 우리는 그들의 한반도 상륙을 거부한다. 다른 주변 국가들의 태도 또한 마찬가지이다. 이것이 실제 상황이었다면 우리는 어떤 입장이었을까. 역사적인 원한 관계가 아니더라도, 난민 처리 문제가 국제사회의 핫이슈가 되어 있는 것만 봐도 그 또한 간단한 사안은 아닐 것이다.

아무튼 영화 장면에서 한국과 이웃 나라들이 난민 수용을 거부하는 것은 과거의 악업에 대한 일본의 자격지심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국은 일본에 어머니 같은 나라이다. 한반도에서 사람들이 도래(渡來)했고 문물이 전래되었다. 그런 곳에 틈만 나면 쳐들어와 난자와 능욕을 일삼은 게 일본이다. 그러고도 반성은커녕 적반하장의 악행만 되풀이하고 있다. 우리에게 일본 우익 세력은 패륜적 집단이요 일본 열도는 악의 축에 다름 아닌 것이다. 그곳이 침몰한다는 데 우리는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까? 일본의 비극은 우리에게 반사이익을 가져다줄까?

그렇지 않을 것 같다. 일본 침몰의 여파로 한반도에도 거대한 쓰나미가 밀어닥칠 것이다. 방사능에 의한 대재앙과 경제적인 대혼란도 예상된다. 일본 열도가 역대급 태풍과 강진 후유증으로 큰 몸살을 앓고 있다. 지금도 여진이 계속되면서 일본 침몰설까지 나돌고 있다고 한다. 대재앙의 공포가 일본의 못된 근성을 좀 다스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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