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일방주의에 맞서자" 佛, '선의' 국가간 새 연합체 제안

입력 2018.09.29. 08:29

협력보다는 일방주의를 내세우는 미국과 러시아 등 일부 강대국에 의해 위협받고 있는 '전 지구적 외교'를 되살리기 위해 선의(goodwill)를 가진 국가 간 새로운 연합체를 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28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은 미국 하버드대에서 한 연설에서 유럽이 다자주의에 대한 헌신을 공유하고 있는 인도와 일본, 호주, 캐나다 등 강력한 민주국가들과 공동전선을 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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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 연설.."인도·일본·호주·캐나다 등과 공동전선 펴야"
마크롱 佛대통령 '다자주의 가치 수호' 촉구 메시지와 맥 닿아
하버드대를 찾은 르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왼쪽) [A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협력보다는 일방주의를 내세우는 미국과 러시아 등 일부 강대국에 의해 위협받고 있는 '전 지구적 외교'를 되살리기 위해 선의(goodwill)를 가진 국가 간 새로운 연합체를 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28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은 미국 하버드대에서 한 연설에서 유럽이 다자주의에 대한 헌신을 공유하고 있는 인도와 일본, 호주, 캐나다 등 강력한 민주국가들과 공동전선을 펴야 한다고 제안했다.

르드리앙 장관은 연설에서 일부 국가들이 자신들만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허위 정보와 협박에 기대고 있다면서, 2차 세계대전 이후 각국을 하나로 묶어 유엔의 탄생을 이끈 외교라는 브랜드가 약화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미국과 러시아의 행동이 이 같은 새로운 국가연합체 구성을 제안하게 된 중요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르드리앙 장관은 2015년 체결된 이란핵협정(JCPOA)을 포함해 각종 (국제적) 합의에서 탈퇴한 미국을 비판한 동시에, 러시아와 다른 국가들도 거부권을 들먹이면서 유엔 안보리를 무력화했다고 통탄했다.

이어 사이버 안보나 기후 변화 그리고 시리아나 리비아 위기와 같은 전 지구적 문제에 맞서 싸우는 동안, 프랑스 및 유럽 내 프랑스의 이웃과 좋은 동맹국 관계를 맺을 다른 많은 국가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 지구적 협력에 헌신하고 있는 인도, 호주, 일본, 캐나다 그리고 멕시코를 가능한 동맹국으로 거론하면서, '일부 강대국들에 의한 전 지구적 외교의 위기'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한 공동의 행동을 만들어 나갈 것을 촉구했다.

르드리앙 장관은 관련 논의가 이제 갓 시작되고 있다면서, 어느 국가가 이 제안에 참여할지 알기는 이르다고 덧붙였다.

이번 제안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25일 유엔 총회 연설 등을 통해 더 큰 전 지구적 협력을 촉구해 온 최근 기조에 기반을 둔 것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 총회 연설에서 "세계주의 이념을 거부하고 애국주의 원칙을 받아들인다"고 언급한 직후 같은 장소에서 이를 비판하면서 "다자주의의 가치가 훼손당하는 것을 좌시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르드리앙 장관은 AP 통신과 만나 "미국이 유엔이나 무역협상 그리고 다른 국제적 협정에 대해 자신들의 접근 방식을 통해 체계적으로 그리고 자주 다자주의 기본 원칙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어떤 계획도 세우지 않고 이런 상황을 당할 필요가 없다"며 "이런 불확실한 시대에서 우리가 거리낌 없이 의견을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르드리앙 장관은 새로운 연합체에 미국이 참여를 원하면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말해 특정 국가를 원천 배제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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