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팬의 비밀코드 ‘따역따’를 아십니까

입력 : 2018.04.19 14:07 | 수정 : 2018.04.19 14:44

“‘청와대 대변인, 조선일보 김기식 관련 보도에 ‘유감’, 초반에 잡아요. 악플 밭이지만 뒤집을 수 있어요. 얼른 갑시다. 역따접기!”
“메인 상단. 바쁘시면 이것만이라도 역따역따역따. 임종석 ‘남북 정상간 핫라인 20일께 연결…시범통화 가능’(속보)”

지난 8일과 17일에 트위터에 올라온 ‘암호’ 같은 글이다. 인터넷기사 주소를 알려주면서 ‘역따’를 해달라는 내용이다. 언급된 두 기사는 문재인 정권의 행보를 전하는 성격이다. ‘역따’란 문 정권 기사에 붙은 비판적인 악플(악성 댓글)을 내리자는 의미다.

다른 트위터 계정에서도 ‘따’ ‘역따’ ‘역따접기’ 등 비슷한 은어(隱語)가 심심찮게 발견됐다. 지난 1일부터 19일까지 트위터에는 ‘따역따’를 언급한 글이 90여 개에 달했다. 이런 은어는 주로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인 ‘문팬’들이 온라인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단어들은 무슨 뜻일까.

따역따는 ‘따(따봉:추천)+역따(역따뽕:비추천)’를 이르는 말로, 댓글과 추천수를 조작해 여론을 바꾸라는 지시 코드다./트위터 캡처
문팬들이 사용하는 ‘따’는 ‘매우 좋다’는 뜻의 포르투갈어 ‘따봉’(ta bom)을 의미한다. ‘따’는 포털 사이트 기사에 달린 댓글 중 문 대통령이나 여권에 우호적인 댓글에 대해 “매우 좋다”는 뜻으로 ‘공감’을 추천하자는 의미로 사용된다. ‘역(逆)따’는 ‘역따봉’의 줄임말로 마음에 들지 않는 댓글에 대해 ‘비공감’을 추천해 달라는 것이다.

‘역따 접기’는 ‘역따’와 ‘(댓글)접기’를 합친 말이다. 네이버 뉴스 댓글에서 접기를 요청하는 인원이 많으면, 해당 댓글은 자동접힘 댓글로 분류돼 내용이 숨겨진다. 접힌 댓글은 직접 클릭해야만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현 정부에 우호적인 댓글에는 ‘공감’을 많이 눌러 베스트 댓글(베댓)로 올려 다수 네티즌이 이 댓글에 찬성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자는 의도다. 반면 비판적인 댓글에는 ‘비공감’과 ‘접기 요청’을 통해 네티즌이 해당 댓글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게 하거나 아예 댓글 내용을 보기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다. 결국 ‘따역따’는 인터넷 댓글 여론을 ‘조작’하려는 조직적 행동을 지시하는 ‘비밀코드’인 셈이다.

‘따역따’는 민주당원 댓글 여론 조작이 불거진 최근에도 발견됐다. 19일에는 ‘김경수 오늘 경남지사 출마선언…'드루킹' 논란 속 강행’이라는 기사와 함께 “논란은 기레기의 바람 아니냐. 댓글이 더러워 따역따 좀 했다”는 글이 올라왔고, 지난 18일에도 '文대통령 "반부패 기준은 변화한 국민 눈높이···관행도 그에 맞게 개선해야”'라는 제목의 기사 링크를 걸어놓고 “대통령님 기사, 베댓순 따역따 고고”라고 적은 글이 올라왔다.

앞서 외유성 출장 논란이 제기됐던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에 대한 기사에도 “급!!! 메인 상단 오후 10:58 김기식 기사 베댓 안 좋음 따봉 부탁!”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따역따’를 언급한 트위터 게시물은 지난 5월 대선 직후부터 활발하게 올라왔다. ‘따역따’를 언급한 트위터 계정에는 현역 여당 의원과 지방선거 출마자 등도 여럿 포함됐다. 하지만 최근 ‘드루킹 댓글 여론 조작 사건’이 알려지면서 감소하기 시작했다. 활발하게 ‘따역따’를 독려했던 사용자 중 일부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삭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8일 ‘文대통령-김정은 회담에 누가 배석하나…’ 기사에 달린 댓글 화면. 공감은 엄지를 치켜 든 모습, 비공감은 엄지를 내린 모습이다./화면 캡쳐



박승윤(sopark****)
2018.04.1920:10:22신고
조작 뎃글 내려가라
한중호(cnch****)
모바일에서 작성2018.04.1919:10:26신고
왜곡 거짓 조작 선전 선동 음모 흉계 시나리오 사기 패거리 성폭행 성추행 내로남불 주사파 종북 연방제 적화통일
류봉우(green****)
2018.04.1918:57:00신고
나라가 온통 미쳐가는게 딱 기네스북 감이다 이러고도 국민을 입에담나 나원참!
장용수(longdr****)
2018.04.1918:19:57신고
나라가 이렇게 썩거 병들어 왔음을 개탄하고 부끄럽게 여겨야한다. 겉으로 깨끗한척만 해온 부류들이 결국 여론조작 댓글조작에 앞장서왔으며 미투폭로에서도 나타났듯 도덕적으로도 가장 타락했고 그 죄의식도 없었다.
장영식(au****)
2018.04.1918:17:20신고
촛불 혁명이 아니라 양념혁명 혹은 댓글 혁명이겠지. 역사상 처음으로 댓글로 대통령 된 기념비적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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