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3.28 19:31 | 수정 : 2018.03.28 19:43
신혼여행 도중 아내에게 니코틴 용액을 주입해 살해한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충남 세종경찰서는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우모(22)씨를 구속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우씨는 지난해 4월 일본 오사카의 한 모텔에서 아내 김모(19)씨의 팔에 주사기로 니코틴 원액을 주입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우씨는 일본 경찰 조사에서 “우울증을 앓던 아내가 호텔 화장실에서 스스로 팔에 니코틴 원액을 주사했다”고 진술을 했다. 일본 경찰은 부검을 진행했고 김씨 몸에서 혈중 니코틴이 치사량 수준인 리터당 3.159mg(밀리그램)이 나온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일본 경찰은 별다른 타살 흔적은 없어 자살로 판단, 남편 요청에 따라 김씨를 화장(火葬)했다. 이후 김씨 유골은 한국에 있는 유족에 인계됐다.
자살로 끝날 뻔한 사건의 전모가 밝혀진 것은 김씨의 죽음을 의심한 보험사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부터다. 우씨 부부는 신혼여행을 떠나기 전 사망시 1억 5000만원을 지급하는 여행자 보험에 가입했다. 신혼여행지에서 아내가 자살했다는 것을 의심한 보험사는 지난해 5월 세종경찰서에 신고를 했다.
/조선일보DB
경찰은 우씨가 아내를 살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내사(內査)에 착수했다. 지난 2016년 경기도 의정부에서 벌어진 ‘니코틴 살인’과 수법이 유사하다고 판단한 것. 경찰은 일본 경찰로부터 ‘니코틴 중독에 의한 사망’이라는 부검 결과를 전달받았다.
사건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한 것은 우씨 집에서 발견된 ‘일기장’이었다. 우씨의 일기장에는 아내 김씨를 염두에 둔 듯 ‘2달만 데리고 있으면 된다’, ‘2달만 있다가 버리자’, ‘햄스터에다가 (니코틴 용액) 주사를 연습해봐야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경찰은 우씨의 휴대폰에서 남편을 니코틴 중독으로 사망케한 ‘니코틴 살인사건’을 수차례 검색한 기록도 확보했다. 또 경찰은 2016년 12월 우씨가 또 다른 여자친구 A(22)씨와 일본 오사카에 놀러 가서 니코틴 원액을 탄 숙취해소제를 먹여 살해하려 했다는 기록도 발견했다.
현재 우씨는 범행을 부인하며, 진술을 바꾸고 있는 상태다. 우씨는 첫 조사 때 경찰에 “살해계획은 했으나 실행에 옮기진 않았다”고 말했다. 이후 조사가 이어지면서 우씨는 “아내가 혼자 자살한거다”, “자살하는데 도와줬다” 등 말을 바꿨다. 경찰은 지난 22일 우씨가 증거를 인멸하고 도주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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