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1.29 03:04
[페북·靑청원에 수백개 글 쏟아져… 극한직업 된 자원봉사]
"근무여건 열악, 벌써 기운빠져" "100명에 세탁기 3개, 빨래전쟁" "하루 8시간은 온수 끊기더라"
"조직위에 개선 요구했더니 '싫으면 자원봉사 취소' 대답만"
평창올림픽 자원봉사자인 대학생 A(여·20)씨는 최근 숙소에서 황당한 경험을 했다. 오후 출근 준비를 위해 정오쯤 화장실 샤워기를 틀었는데 얼음물이 쏟아졌다. 한참을 기다려도 따뜻한 물이 나오지 않아 숙소 측에 확인해보니 '낮 12시부터 4시(오전 12시~오전 4시 포함 하루 총 8시간)까지는 온수 공급이 끊긴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어쩔 수 없이 '냉수마찰'을 했다. 그는 "(체감온도) 영하 20도 추위에 온수 나오는 시간이 따로 있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내 돈 내고는 절대 머물고 싶지 않은 숙소"라고 했다.
평창 자원봉사자 B(24)씨는 올림픽 기간 숙소인 속초에서 근무지 알펜시아 리조트까지 왕복 3시간 거리를 통근한다. B씨가 숙소 변경을 문의했지만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여러 상황을 고려해 배정했기에 숙소 변경이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근무 시간에 이동 시간을 더하면 하루에 12시간이 넘는다는 B씨는 "열정을 갖고 지원한 자원봉사인데 근무 여건이 생각보다 힘들다. 올림픽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 기운이 빠진다"고 했다.
평창 자원봉사자 B(24)씨는 올림픽 기간 숙소인 속초에서 근무지 알펜시아 리조트까지 왕복 3시간 거리를 통근한다. B씨가 숙소 변경을 문의했지만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여러 상황을 고려해 배정했기에 숙소 변경이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근무 시간에 이동 시간을 더하면 하루에 12시간이 넘는다는 B씨는 "열정을 갖고 지원한 자원봉사인데 근무 여건이 생각보다 힘들다. 올림픽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 기운이 빠진다"고 했다.
세계의 동계 스포츠 제전을 앞두고 평창 자원봉사자가 '극한 직업'이 되어가고 있다. 올림픽 축제의 '꽃'인 자원봉사자에 대한 열악한 대우, 근무 환경 문제가 대회 막을 올리기도 전부터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평창올림픽 자원봉사자 페이스북 페이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등엔 '자원봉사자가 봉이냐'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는 등의 글 수백 개가 쏟아졌다. 평창올림픽엔 1만500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나서는데, 오는 31일까지 전체의 절반 규모가 현장에 투입될 계획이다.
자원봉사자들이 겪는 가장 큰 불편은 숙소다. 자원봉사자들은 평창·강릉 지역을 포함해 총 38개 숙소에 나눠 머문다. 대부분 숙박 시설엔 큰 문제가 없지만, 일부는 매우 열악하다. 강원도 횡성군 C숙소가 대표적이다. 난방은 비교적 잘되지만 온수 공급 시간이 정해져 있고 숙소 1층엔 세탁기가 단 3대뿐이다. C숙소에서 머물고 있는 한 자원봉사자는 "베뉴에서 근무를 마치고 돌아오면 서로 빨래를 하기 위해 한바탕 전쟁이 벌어진다"고 했다. 현재 100명 정도가 머물고 있는데도 그렇다. 올림픽 기간이 되면 500명이 넘는 인원이 이곳에서 생활(5인 1실)하게 된다. '세탁 전쟁'이 더 심해질 건 불 보듯 뻔하다. 이 밖에 방음이 전혀 안 되는 방, 화장실 악취, 벌레 등의 불만 사항이 제기된 숙소들도 있다.
'장거리 통근'도 자원봉사자에겐 큰 부담이다. 근무지와 숙소 간 거리가 왕복 2~3시간쯤 되는 봉사자가 적지 않다. 한 자원봉사자는 "같은 근무지에 이탈자가 생겨 공백을 메우기 위해 원래보다 하루 1~2시간 더 일하고 있다"며 "숙소까지 멀기 때문에 도착하면 곯아떨어지기 바쁘다"고 털어놨다. 버스 배차 시간대가 들쭉날쭉해 특정 시간대에 탑승자가 몰리는 경우도 잦다. 최근 한 셔틀버스엔 자원봉사자가 한꺼번에 몰려 타면서 일부 봉사자가 2시간 동안 입석(立席)으로 버스를 탄 경우도 나왔다. 조직위는 급히 버스를 추가 배차했지만, 다음 달 본격적으로 자원봉사자가 투입되면 같은 일이 또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 외에도 인터넷에선 일부 자원봉사자에게 제공된 수준 이하의 식단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자원봉사자들은 '대접받을 생각은 없지만 최소한의 대우는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한 자원봉사자는 지난 1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많은 청춘이 국가의 성공적 대회 개최를 위해 봉사한다. 혜택은 필요 없지만 생활에 큰 불편함 없도록 개선이 필요하다"고 썼다. 한 60대 자원봉사자는 "지시가 싫으면 자원봉사자 자격을 취소해 드리겠다는 식의 조직위의 강압적 자세에 봉사자들의 불만이 늘고 있다"고 했다. 조직위 측은 "모든 불편함을 없애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시급한 문제부터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자원봉사자들이 겪는 가장 큰 불편은 숙소다. 자원봉사자들은 평창·강릉 지역을 포함해 총 38개 숙소에 나눠 머문다. 대부분 숙박 시설엔 큰 문제가 없지만, 일부는 매우 열악하다. 강원도 횡성군 C숙소가 대표적이다. 난방은 비교적 잘되지만 온수 공급 시간이 정해져 있고 숙소 1층엔 세탁기가 단 3대뿐이다. C숙소에서 머물고 있는 한 자원봉사자는 "베뉴에서 근무를 마치고 돌아오면 서로 빨래를 하기 위해 한바탕 전쟁이 벌어진다"고 했다. 현재 100명 정도가 머물고 있는데도 그렇다. 올림픽 기간이 되면 500명이 넘는 인원이 이곳에서 생활(5인 1실)하게 된다. '세탁 전쟁'이 더 심해질 건 불 보듯 뻔하다. 이 밖에 방음이 전혀 안 되는 방, 화장실 악취, 벌레 등의 불만 사항이 제기된 숙소들도 있다.
'장거리 통근'도 자원봉사자에겐 큰 부담이다. 근무지와 숙소 간 거리가 왕복 2~3시간쯤 되는 봉사자가 적지 않다. 한 자원봉사자는 "같은 근무지에 이탈자가 생겨 공백을 메우기 위해 원래보다 하루 1~2시간 더 일하고 있다"며 "숙소까지 멀기 때문에 도착하면 곯아떨어지기 바쁘다"고 털어놨다. 버스 배차 시간대가 들쭉날쭉해 특정 시간대에 탑승자가 몰리는 경우도 잦다. 최근 한 셔틀버스엔 자원봉사자가 한꺼번에 몰려 타면서 일부 봉사자가 2시간 동안 입석(立席)으로 버스를 탄 경우도 나왔다. 조직위는 급히 버스를 추가 배차했지만, 다음 달 본격적으로 자원봉사자가 투입되면 같은 일이 또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 외에도 인터넷에선 일부 자원봉사자에게 제공된 수준 이하의 식단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자원봉사자들은 '대접받을 생각은 없지만 최소한의 대우는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한 자원봉사자는 지난 1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많은 청춘이 국가의 성공적 대회 개최를 위해 봉사한다. 혜택은 필요 없지만 생활에 큰 불편함 없도록 개선이 필요하다"고 썼다. 한 60대 자원봉사자는 "지시가 싫으면 자원봉사자 자격을 취소해 드리겠다는 식의 조직위의 강압적 자세에 봉사자들의 불만이 늘고 있다"고 했다. 조직위 측은 "모든 불편함을 없애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시급한 문제부터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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