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변론 맡았던 피고인 특별사면 의혹
2003년 10월 31일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벌금 300만원 선고를 받은 전직 노사모 대표 영화배우 명계남씨는 2007년 2월 12일 특별 복권(復權)됐다. 당시 문재인 후보는 대통령 비서실장이었다. 사진은 2012년 11월 29일 문 후보와 명씨가 인사하는 모습이다. |
문 후보는 노무현 정부에서 2003년부터 2006년 5월까지 민정수석(2번)·시민사회수석을, 2006년 10월부터 2007년 3월까지 대통령 정무특보, 2007년 3월부터 2008년 2월까지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냈다. 이런 이력 때문에 당시 문 후보는 ‘왕수석’ ‘왕실장’이란 별명을 얻었다.
법무법인 부산은 2002년 16대 대통령 선거에서 불법 선거운동을 한 영화배우 명계남씨의 변론을 맡았다.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대표였던 명씨는 대선 과정에서 선거자금 모금을 위해 ‘희망돼지 저금통’ 배포사업을 벌이면서 당시 노무현 후보 지지운동을 했다. 선거법 90조를 보면 후보자를 상징하는 인형이나 마스코트를 제작 또는 판매할 수 없게 돼 있다.
2003년 10월 31일 부산지법 형사5부는 대통령 선거 직전 희망돼지 저금통을 나눠 주는 등 사전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명씨 등 노사모 회원 7명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명씨와 노사모 부산지부장 이모씨에 대해 벌금 300만원씩을, 최모씨 등 나머지 노사모 회원 5명에 대해서는 벌금 70만원씩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명씨 등이 불특정 다수에게 나눠 준 희망돼지 저금통으로 선거 자금을 모으고 배부 과정에서 저금통을 받은 사람들의 이름과 연락처를 받은 행위는 사전 선거운동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명씨는 금고형으로 향후 7년간 선거에 출마할 자격이 박탈됐다. 이후 명씨는 2007년 2월 12일 특별 복권(復權)됐다. 당시 문 후보는 대통령 비서실장이었다.
명씨는 과거 반대편을 향해 독설을 많이 쏟아 낸 인물이다. 이번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과정에서는 안희정 충남지사를 지지했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과거 날 서고 정제되지 않은 언어를 써 가면서 제가 원하지 않는 세력을 향해 분노를 표현해 온 것이 사실”이라며 “안희정 후보를 보며 그게 얼마나 편협했는지 부끄럽기 한이 없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부산이 변론한 한총련(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9기 의장 최승환(부산대 총학생회장 출신)씨도 2005년 판결(국가보안법 위반 집행유예) 선고 후 두 달도 되지 않아 8월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자에 포함됐다. 한총련은 대표적인 이적단체다. 1996년 연세대 통일축전 폭력 사태, 97년 6월 한양대 이석기씨 폭행치사 사건 등으로 폭력성과 친북성이 문제가 되어 97년 대법원에서 반국가단체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은 한총련을 ‘반국가단체인 북한을 찬양·고무하고 국가 변란을 선전·선동하는 것을 목적으로 결성된 조직’으로 인정했다.
특별사면된 최씨는 이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부산본부에서 활동하고 있다. 해산된 통합진보당(통진당) 구(舊)당권파의 기관지 역할을 해 온 인터넷 매체 ‘민중의 소리(2014년 11월 10일 자)’를 보면 최씨는 김재하씨와 짝을 이뤄 민노총 부산본부 본부장(김재하)-사무처장(최승환) 선거에 단독 입후보해 당선됐다.
당시 이들은 공약으로 ‘박근혜 정권 퇴진, 노동중심 진보 대통합 민주노총 새로운 도약을 위한 8대 전략’을 제시했다. 내용을 보면 ▲노동 4권 쟁취와 박근혜 퇴진을 위한 총궐기, 총단결투쟁 ▲산별(연맹), 단위사업장 현안투쟁 지원 강화 ▲노동 존중 부산, 비정규직 없는 부산, 대지자체투쟁 지속강화 ▲민주노총 지역본부 혁신강화 ▲지역사회연대전략 혁신강화 ▲광복 70년 사업 적극 전개 및 반전평화통일운동 강화 ▲진보정당 분열극복과 노동중심 진보 대통합 추진 ▲교육선전사업 혁신강화 등이었다.
민노총 부산지부 사무처장으로 활동하던 최씨는 2016년 9월 29일 법정구속됐다. 부산지법 제7형사부는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과 집시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최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문 후보는 1998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인 정재성 변호사 등 법무법인 부산 소속 변호사들과 함께 박경순 옛 통진당 당원교육위원의 변론을 맡았다. 박씨는 북한을 추종하는 지하 혁명당인 민혁당 하부 조직인 ‘영남위원회 사건’ 총책으로 지목돼 구속 기소됐다.
박씨는 1999년 9월 대법원에서 징역 7년, 자격정지 7년형이 확정됐다. 이후 형기(刑期)의 절반을 넘긴 박씨는 2003년 4월 30일 노무현 정부 출범 첫 특별사면에서 잔형(殘刑·남은 형) 집행 면제를 받고 석방됐다. 박씨는 2년 뒤인 2005년 8·15 광복 60주년 특사 때 복권됐다.
박씨는 이례적으로 2년 동안 같은 정권에서 두 차례 사면을 받았다. 박씨가 2003년과 2005년 두 차례 사면받을 때 자신의 변론을 맡았던 문 후보는 사실상 특별사면을 총괄하는 민정수석 재직 때였다. 박씨는 이후 통진당의 핵심 강령으로 정당 해산의 주된 근거가 된 ‘진보적 민주주의’ 도입에 주도적 역할을 한 핵심 당직자로 활동했다.
2008년 1월 1일 자 노무현 정부의 마지막 특별사면에는 ‘페스카마호 선상살인 사건’의 주범 전재천씨도 포함돼 있었다. 당시 법무부는 “극악범인 데다 다른 사형수와 형평성 문제가 있다”며 그의 사면을 강력히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변호인은 문 후보였다. 사면 당시 문 후보는 비서실장이었다.
페스카마호 사건은 1996년 8월 2일 새벽 남태평양을 항해 중이던 참치잡이 원양어선 ‘페스카마15호’에 탔던 전재천씨 등 조선족 6명이 한국인 선원 7명을 한 명씩 조타실로 유인해 흉기와 둔기로 잔인하게 살해한 후 시신을 바다에 버리고, 인도네시아 선원 3명과 조선족 선원 1명 등 모두 11명을 살해한 사건이다.
배에 탔던 조선족 전씨 등은 작업이 서툴다는 이유로 한국인 선원들과 마찰을 빚었고, 이 때문에 배에서 내려야 할 처지에 놓이자 이런 끔찍한 범행을 저질렀다. 사건은 같은 달 24일 일본 앞바다에서 기름이 없어 표류하던 ‘페스카마15호’가 일본 어업지도선에 발견되면서 전모가 드러났다.
전씨 등은 1심에서 모두 사형을 선고받았다. 부산 지역 인권변호사였던 문 대표는 97년 초 2심 때부터 변론을 맡았다. 그는 당시 “조선족 선원들이 어로 경험이 없어 일이 서툴고, 평등주의가 강한 중국식 사회주의 문화와 달라 멸시로 받아들이면서 우발적으로 발생한 폭력 사건”이라는 취지로 변론했다.
하지만 그해 7월 대법원은 전씨에게 사형을, 나머지 5명에게 무기징역을 각각 확정했다. 그리고 11년 뒤 주범 전씨는 사형에서 무기징역으로 특별감형(사면의 한 종류)됐다. 문 후보는 당시 언론에 “법원이 사형을 확정했지만 우리나라는 사형 집행을 안 해 실질적인 사형 폐지국이고 전씨도 특별감형으로 무기징역을 살게 됐으니 결과적으로 (나의) 변론이 결실을 본 것”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김정길 전 행자부 장관의 선거법 위반 사건 1·2·3심도 맡았다. 김 전 장관은 2000년 16대 총선 때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80만원을 선고받았다. 항소심에서는 벌금 150만원으로 형량이 높아졌고, 2002년 1월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 형을 선고받으면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돼 다음 총선 출마가 불가능했다.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문 후보가 청와대 민정수석 재직 때인 2003년 8·15 특사 때 김 전 장관은 복권됐다. 복권된 덕택에 총선 출마가 가능해진 김 전 장관은 이듬해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 후보로 부산 영도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한 법조계 인사는 “선거사범에게 벌금 100만원 넘는 형을 선고한 것은 피선거권을 제한하기 위한 취지인데 선거를 앞두고 복권시키고 이듬해 총선 출마가 가능하도록 해 준 것은 사법부 판결을 무력화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 후보와 법무법인 부산이 변호하진 않았지만 그가 민정수석으로 재직하던 시절 이석기 전 의원이 사면복권되기도 했다. 이 전 의원은 반국가단체(민혁당) 구성 등 혐의로 2003년 3월 항소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 전 의원은 항소심 선고 직후 대법원에 상고했지만 6일 만에 취하했다.
같은 해 이 전 의원은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석방됐다. 이 전 의원은 당시 광복절 특사 15만여 명 중 유일한 공안사범이었다. 그는 2년 뒤인 2005년 광복절 특사 때 특별 사면복권됐다. 피선거권까지 회복한 것이다. 이 전 의원은 2005년 1월 내란선동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징역 9년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다.
자신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직하던 시절 노무현 정부가 이 전 의원을 가석방, 사면복권시킨 데 대한 일각의 비판에 대해 당시 문 후보는 “이번 사건도, 또 이번 사건에 대한 반응도 한 30년 전 옛날로 돌아간 것 같다”며 “옛날 변호사 시절에 주사파 사건 변론도 했었는데 그것도 다 책임지라고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② 노무현 사돈 음주운전 은폐 의혹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돈 배병렬씨가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낸 2003년 4월 24일 당일 작성된 청와대 민정수석실 보고문서. 출처=문화일보 |
4월 5일 자 《문화일보》에 따르면 ‘사돈 배병렬, 음주교통사고 야기’라는 제목의 청와대 보고 문건이 공개됐다. 해당 문건에 작성 기관과 일자는 ‘민정수석실, 민정1비서실, 03년 4월 24일’로 적혀 있다. 이어 ‘사돈 배병렬(57세)은 2003. 4. 24. 음주 만취된 상태에서 자신의 소유차량(SM5)을 몰고 귀가타가, 19:10경 김해 진례면 신월리 용전마을 입구에서 (임모씨 소유의) 엘란트라 승용차와 정면 충돌하였는바’라는 음주사고 내용이 게재됐다. 해당 문건에는 ‘배 이사는, “내가 누군데 감히 이러느냐? ○○○과 내가 어떻게 되는지 아느냐?” 등 고성을 지르며 …’와 같은 문구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논란에 대해 문 후보 측은 4월 5일 “문 후보는 2003년 사고 당시에는 내용을 보고받지 못했고 2006년 2월 언론보도 이후에야 관련 사실을 알았다”고 했다. 김경수 의원은 “당시 이호철 비서관이 사고 관련 동향 보고서를 받았지만 당사자 간 원만히 합의가 됐다고 해 자기 선에서 자체 종결 처리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시에 이 문제를 추적했던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런 사안은 청와대 관련 수석을 통해 대통령에게 보고되는 게 상식”이라며 “정권 초기 대통령 사돈이 얽힌 사건인 만큼 당시 민정수석이 보고받았을 개연성이 크다”고 했다. 이와 관련, 피해 차량 운전자 임씨는 4월 5일 《조선일보》 기자에게 “청와대에선 (사고 발생 직후부터) 상황을 다 알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내 주장을 뒷받침할) 중요 녹취가 있다”고도 했다.
③ 문 후보 아들 채용 특혜 의혹
2017년 4월 5일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회에서 문재인 민주당 대선 후보 아들의 특채의혹과 관련, 이력서 위변조 의혹 제기를 하고 있다. |
문 후보 측은 이 문제에 대해 이명박 정부 때 시행한 감사를 통해 특혜가 없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는 입장이다. 2010년 실시한 고용정보원 감사에서 2006년 이후 업무 전반을 감사했으나 감사 초점은 다른 문제였고 문 후보의 아들은 사실상 감사대상이 아니었다. 실제 특별감사 보고서는 〈민주당 의원들이 정인수 원장에 대해 채용특혜 의혹 등 문제점을 지적해 감사실시를 요구했다〉고 밝히고 있다. 보고서에 등장하는 6명의 조사대상 역시 정 원장과의 친분으로 특혜채용 의혹을 받은 직원들로 문 후보 아들은 포함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을 보면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나 의혹만 갖고 사실인 양 비난할 수는 없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문제는 가차없이 비난하는 문 후보는 자신의 문제에 대해서도 같은 잣대를 적용하는 것이 옳다.
문 후보는 4월 2일 서울 종로에서 열린 ‘문화예술 비전을 듣다’ 행사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뻔히 밝혀진 사실을 무슨 계기만 되면 또 하고 또 하고 또 하고 언제까지 되풀이할 것인가”라며 “우리 부산 사람은 이런 일을 보면 딱 한마디로 말하는데 ‘마’라고 하며, 거기에 한마디 보태면 ‘마, 고마해’”라고 했다.
④ 문재인, 북(北)에 물어보고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 기권했나?
노무현 정부가 2007년 11월 유엔의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을 앞두고 북한 김정일 정권에 의견을 물어본 뒤 ‘기권’을 최종 결정했다고 당시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이 회고록에서 밝혀 논란이 일었다. 2007년 8월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당시 송민순 장관과 비서실장이던 문재인 후보가 회의실로 향하는 모습. |
송 전 장관에 따르면,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이었던 문재인 후보가 김만복 국정원장 제안에 따라 남북 채널을 통해 북한 입장을 확인하도록 했다. 북한은 “(찬성하면) 북남관계 발전에 위태로운 사태를 초래할 것”이라고 협박했고 노 대통령은 “그냥 기권으로 가자”라고 결정했다고 한다.
노 전 대통령 재임 중에 유엔에서는 다섯 번의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이 있었다. 북한이 1차 핵실험을 한 2006년에 찬성투표를 한 것을 제외하고 노무현 정부는 모두 불참 또는 기권했다.
문 후보는 2016년 10월 17일 인천의 한 기업을 방문한 자리에서 회고록 내용과 관련한 질문에 “사실 관계는 당시를 잘 기억하는 분들에게 물으라. 저는 솔직히 (제가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해 찬성을 했다는) 그 사실조차 기억이 잘 안 난다”고 했다.
이후 문 후보는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회의에서 다수 의견을 통해 기권으로 정리됐는데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며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선언 후 북한이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지에 대한 의견교환은 우리의 정책결정 과정에서 꼭 필요한 논의였다”고 했다. “그런 치열한 설득과정 끝에 결정이 내려지는 과정을 (송 전 장관 회고록은) 잘 기술한 것일 뿐이다. 도대체 뭐가 문제인가”라고도 했다. 송 전 장관은 분명한 기록을 갖고 회고록을 썼다고 했다.
⑤ 북한인권법 표결 본회의 불참
문 후보는 2016년 3월 국회에서 처리된 북한인권법 표결 당시에도 본회의장에 불참했다. 북한인권법은 북한에서 벌어지는 인권침해 상황 등을 기록하자는 취지와 북한인권재단 설립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여야 합의로 마련한 법안은 재석의원 236명 가운데 찬성 212표, 기권 24표로 가결됐다. 당시 기권한 의원은 강동원, 김기준, 김성곤, 김용익, 김제남, 김종훈, 김태년, 도종환, 박민수, 박혜자, 서기호, 설훈, 안민석, 오영식, 은수미, 장하나, 전순옥, 정세균, 정진후, 정청래, 정호준, 최규성, 추미애, 홍영표였다.
⑥ 저축은행 퇴출 관련 금감원 압력 의혹
2011년 저축은행 퇴출저지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 과정에서 “부산저축은행이 금감원 조사를 받던 2003년 8월 민정수석이던 문 후보가 부산저축은행 2대 주주인 박형선 해동건설 회장을 만난 후 유병태 당시 금감원 비은행검사1국장에게 청탁성 전화를 걸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이종혁 전 의원은 2004~2007년 법무법인 부산이 부산2저축은행으로부터 59억원의 사건을 수임한 데 대해서도 “그 전화가 영향을 준 것 아니냐”고 했다.
법무법인 부산은 “단일 사건의 수임료로 거액을 받은 것이 아닐뿐더러 수임 경위도 문 후보와 관련 없다”고 했다. 2004년 4월쯤 부산 지역의 다른 로펌인 ‘법무법인 국제’가 부산2저축은행으로부터 부실채권 처리를 위한 민사소송을 위임받았는데 건수가 많으니 나누자고 제안했다는 것이다. 그 제안을 받아들여 건당 10만~20만원을 받고 5만여 건을 처리했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이자 법무법인 부산의 대표변호사인 정재성 변호사는 “비용을 빼면 순익은 조금밖에 안 남았다”고 했다. 법무법인 부산은 이 전 의원을 명예훼손으로 2012년 3월 고소했지만, 검찰은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유병태 전 금감원 국장은 검찰에서 “문재인 당시 수석으로부터 ‘부산저축은행 문제를 신중하게 처리해 달라’는 취지의 전화를 받았지만, 청탁으로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전화를 받고 이정재 당시 금감원장에게도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문 후보는 검찰에 낸 서면진술서에서 ‘청탁한 적은 없고, 전화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는 2012년 5월 31일 참고인 신분으로 부산지검에서 조사를 받았다.
⑦ 문재인과 풍산금속
2008년 4월 공공노조 소속 이정호씨는 진보좌파 인터넷매체 ‘참세상’에 기고한 ‘풍산 해고자에게 문재인과 노무현은?’이란 칼럼. 이 칼럼은 문 후보가 1990년 풍산 동래공장 파업 당시 사측 변호를 맡았다고 밝혔다. 사진=인터넷 캡처 |
문 후보 측은 “법률사무소가 풍산금속과 고문계약을 맺을 때 ‘노동자를 상대로 한 소송은 맡지 않는 것’을 전제로 했다”며 “문 후보가 고문변호사였던 건 맞지만, 노동자를 상대로 사측을 변호한 적은 결코 없었다”고 반박했다. 문 후보가 과거 정 전 의장에게 했던 말에 대해서는 “풍산금속 고문을 맡고 있어 노동자들의 변론을 못해 주는 게 미안하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⑧ 문재인 엘시티 연루설
엘시티 사업의 시발점은 부산시가 1990년대 중반 해운대구 미포 옛 국방부 땅에 구상한 ‘종합해양온천지구’ 계획이다. 하지만 부산시는 예산부족에 부딪히자 결국 2007년 민간자본을 끌어들인 사계절 체류형 리조트 개발로 사업을 변경했다. 애초 시와 부산도시공사는 민간 사업자를 공모하면서 바다 조망권 보호를 위해 건물 높이를 60m로 제한하고, 공동주택은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당시 이영복 회장이 소유한 청안건설 컨소시엄이 사업자로 선정됐는데, 이때부터 각종 특혜 논란이 불거져 나왔다. 은행은 사업성이 있다며 천문학적인 돈을 댔고, 교통영향평가가 부실하다는 논란이 일자 부산시는 도로를 대신 놔 주기로 했다. 부산시 스스로가 묶어 두었던 고도제한도 풀어 주었다. 나아가 외국인이 집을 분양받으면 영주권까지 주기로 했다.
2016년 11월 16일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부산 엘시티 비리 철저 수사와 연루자 엄단을 법무부 장관에게 지시했다. 직후 문재인 후보 연루설이 불거졌다. 당시 문 후보측은 “지금은 저열한 음모와 협잡으로 거대한 민심의 파도를 피할 수 있는 그런 국면이 아니다”라고 엘시티 비리 문재인 연루설을 일축했다. 이후 문 후보는 자신이 부산 엘시티 사건에 연관됐다는 내용을 인터넷이 유포한 사람들을 서울 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일부 문 후보 지지자 사이에서는 “‘박사모(박근혜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가 조직적으로 허위 글을 작성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근거로 박사모 회원이 남긴 글을 캡처한 것을 내세웠다. 박사모 회원은 〈이제 검색어에 엘시티 문재인 연결돼서 검색어 순위 오르고 있다. 더 검색하세요. 댓글도 달고 엘시티로 보수는 집결해야 한다〉고 적었다.
엘시티 비리의혹 사건과 관련, 검찰은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 배덕광 새누리당 의원, 정기룡 전 부산시 경제특보 등을 구속기소해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이들이 이영복 회장으로부터 적게는 수천만 원, 많게는 억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⑨ 다운계약서 작성에 의한 세금탈루 의혹
문 후보는 “참여정부 민간인 불법사찰 주장은 뻔뻔하고 무서운 거짓말”이라고 했지만 《월간조선》 2010년 12월 호 ‘노무현 정권의 국무총리실이 작성한 대외비 문건’이라는 제목의 가사를 보면 노무현 정부는 총리실을 통해 시장, 지역단체 간부·식당 주인까지 사찰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무현 정권 당시 국무총리실 조사심의관실이 작성한 대외비 문건들. |
문 후보의 부인 김정숙씨가 2004년 5월 서울 평창동의 S빌라를 매입하면서 다운계약서를 작성하고 세금을 탈루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12년 대선 당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은 종로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토대로 이 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이 자료는 ‘2005년 이전 검인건(검인계약서 내용을 전산에 입력한 것) 상세 조회’다.
검인계약서는 ‘부동산등기특별조치법’에 따라 집을 구입한 후 관할 시·군·구청 지적과에 신고하는 양식. 취지는 부동산 투기와 탈세를 방지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신고가격에 대해서는 별다른 규정이 없다. 이에 따라 매매가를 지방세 과세표준에 따라 기록하는 게 관행처럼 굳어져 있다.
검인건 자료를 보면 김씨는 2004년 5월 28일 S빌라를 최모씨로부터 1억6000만원에 구입한 걸로 돼 있다. 당시 평창동 인근 부동산 중개사무소들에 따르면 해당 빌라의 2004년 당시 시가는 이보다 훨씬 높았다.
문 후보 부부는 노무현 정권 출범 때인 2003년 2월부터 S빌라에 전세금 2억3000만원에 거주하고 있었다. 문 후보는 2003년 2월부터 민정수석으로 재직하다 2004년 2월 청와대를 떠났으며 2004년 5월 11일 시민사회수석으로 청와대에 복귀했다. 그 직후 문 후보 부인이 S빌라를 매입한 셈이다.
이에 대해 2012년 대선 당시 문 후보 선대위의 공보단장이었던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문 후보가 가진 계약서에는 2억9800만원에 매입한 것으로 되어 있다”며 “등기 업무를 대행한 법무사 사무소가 당시 법률에 따라 시가 표준액 1억6000만원에 신고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우 원내대표는 “법무사 사무소에 등기 신고를 할 때 도장은 어떻게 했느냐고 물으니 당시 관행대로 자기들이 막도장을 파서 대행 업무를 했다고 한다”고 했다. 2005년 2월 25일 자 관보(官報)에 따르면 문 후보는 재산신고에서 S빌라에 대해 ‘실매입액 2억9800만원’이라고 기재했다.
김씨는 문 후보가 대통령 비서실장을 그만둔 직후인 2008년 4월 S빌라를 봉모씨에게 매도했는데 그때는 매도가를 4억2000만원이라고 신고했다.
문 후보 부부는 세금탈루 의혹도 받고 있다. 조세 전문가들에 따르면 1억6000만원을 기준으로 할 때 취·등록세는 800만원이지만 2억9800만원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하면 1490만원이다. 690만원가량의 세금을 탈루했을 수 있는 것이다.
부산 상가건물 다운계약서 체결 의혹도 나왔다. 문 후보가 민정수석을 지냈던 2003년, 법무법인 부산과 공동구매했던 4층짜리 상가를 2003년 3월 팔면서 2억6200만원으로 신고했는데 그 한 달 전 재산신고 때는 9000여만원 많은 3억5000여만원으로 신고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문 후보측은 “부민동 상가는 법원·검찰청 이전에 따라 일대 부동산 가격이 폭락해 공시지가보다 1억 가까이 낮은 2억3000여만원에 손절매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⑩ 문재인과 바다이야기
자유한국당 이인제 전 의원은 지난 3월 22일 부산에서 열린 대선후보자 합동연설회에서 “대한민국 역대 정치에서 가장 더러운 부패 사건이 ‘바다이야기’ 사건”이라면서 “수조 원의 불법적인 돈이 당시 정권으로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부패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서 당시 대검찰청 강력부장이 수사계획을 세워 보고했는데 검찰총장이 청와대에 갔다 오더니 못하게 막았다”며 “그때 비서실장이 문재인”이라고 발언했다.
이는 사실과 다르다. 바다이야기 수사는 2005년 12월 28일 대검찰청의 ‘무기한 특별단속’ 선언으로 시작돼 2007년 2월 23일 서울중앙지검의 수사결과 발표(153명 기소)로 끝났다. 문 후보의 비서실장 재직 시기는 2007년 3월 12일~2008년 2월 24일로 수사가 끝난 뒤다.
바다이야기 사건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6년 불거진 성인오락실 사행성 게임 ‘바다이야기’ 관련 사회적 혼란을 뜻한다. ‘대박 환상’에 빠져 재산을 탕진한 자살자들이 이때 속출했다. 게임 상품권의 불법 환전, 승률조작 행태, 당국의 인허가·감독 부실 등 문제가 확인됐고 ‘정권 유력인사 관여’ 의혹도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바다이야기 사업에 관여한 정권 유력인사가 문재인 후보라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문 후보는 당시 검찰의 수사대상이 아니었다.⊙
검인계약서는 ‘부동산등기특별조치법’에 따라 집을 구입한 후 관할 시·군·구청 지적과에 신고하는 양식. 취지는 부동산 투기와 탈세를 방지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신고가격에 대해서는 별다른 규정이 없다. 이에 따라 매매가를 지방세 과세표준에 따라 기록하는 게 관행처럼 굳어져 있다.
검인건 자료를 보면 김씨는 2004년 5월 28일 S빌라를 최모씨로부터 1억6000만원에 구입한 걸로 돼 있다. 당시 평창동 인근 부동산 중개사무소들에 따르면 해당 빌라의 2004년 당시 시가는 이보다 훨씬 높았다.
문 후보 부부는 노무현 정권 출범 때인 2003년 2월부터 S빌라에 전세금 2억3000만원에 거주하고 있었다. 문 후보는 2003년 2월부터 민정수석으로 재직하다 2004년 2월 청와대를 떠났으며 2004년 5월 11일 시민사회수석으로 청와대에 복귀했다. 그 직후 문 후보 부인이 S빌라를 매입한 셈이다.
이에 대해 2012년 대선 당시 문 후보 선대위의 공보단장이었던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문 후보가 가진 계약서에는 2억9800만원에 매입한 것으로 되어 있다”며 “등기 업무를 대행한 법무사 사무소가 당시 법률에 따라 시가 표준액 1억6000만원에 신고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우 원내대표는 “법무사 사무소에 등기 신고를 할 때 도장은 어떻게 했느냐고 물으니 당시 관행대로 자기들이 막도장을 파서 대행 업무를 했다고 한다”고 했다. 2005년 2월 25일 자 관보(官報)에 따르면 문 후보는 재산신고에서 S빌라에 대해 ‘실매입액 2억9800만원’이라고 기재했다.
김씨는 문 후보가 대통령 비서실장을 그만둔 직후인 2008년 4월 S빌라를 봉모씨에게 매도했는데 그때는 매도가를 4억2000만원이라고 신고했다.
문 후보 부부는 세금탈루 의혹도 받고 있다. 조세 전문가들에 따르면 1억6000만원을 기준으로 할 때 취·등록세는 800만원이지만 2억9800만원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하면 1490만원이다. 690만원가량의 세금을 탈루했을 수 있는 것이다.
부산 상가건물 다운계약서 체결 의혹도 나왔다. 문 후보가 민정수석을 지냈던 2003년, 법무법인 부산과 공동구매했던 4층짜리 상가를 2003년 3월 팔면서 2억6200만원으로 신고했는데 그 한 달 전 재산신고 때는 9000여만원 많은 3억5000여만원으로 신고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문 후보측은 “부민동 상가는 법원·검찰청 이전에 따라 일대 부동산 가격이 폭락해 공시지가보다 1억 가까이 낮은 2억3000여만원에 손절매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⑩ 문재인과 바다이야기
자유한국당 이인제 전 의원은 지난 3월 22일 부산에서 열린 대선후보자 합동연설회에서 “대한민국 역대 정치에서 가장 더러운 부패 사건이 ‘바다이야기’ 사건”이라면서 “수조 원의 불법적인 돈이 당시 정권으로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부패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서 당시 대검찰청 강력부장이 수사계획을 세워 보고했는데 검찰총장이 청와대에 갔다 오더니 못하게 막았다”며 “그때 비서실장이 문재인”이라고 발언했다.
이는 사실과 다르다. 바다이야기 수사는 2005년 12월 28일 대검찰청의 ‘무기한 특별단속’ 선언으로 시작돼 2007년 2월 23일 서울중앙지검의 수사결과 발표(153명 기소)로 끝났다. 문 후보의 비서실장 재직 시기는 2007년 3월 12일~2008년 2월 24일로 수사가 끝난 뒤다.
바다이야기 사건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6년 불거진 성인오락실 사행성 게임 ‘바다이야기’ 관련 사회적 혼란을 뜻한다. ‘대박 환상’에 빠져 재산을 탕진한 자살자들이 이때 속출했다. 게임 상품권의 불법 환전, 승률조작 행태, 당국의 인허가·감독 부실 등 문제가 확인됐고 ‘정권 유력인사 관여’ 의혹도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바다이야기 사업에 관여한 정권 유력인사가 문재인 후보라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문 후보는 당시 검찰의 수사대상이 아니었다.⊙
[월간조선 2017년 5월호 /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