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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제네시스 브랜드, 법인 판매 없었으면 어쩔뻔 했나
전승용 기자  |  sy.jeon@motorgrap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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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26  17:3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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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판매량 중 절반가량은 법인 판매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그룹은 2015년 정의선 부회장의 지휘 아래 야심차게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를 론칭했지만, 해외 진출에 어려움을 겪으며 국내 법인 판매에 의존하는 듯한 모습이다. 

 

겉으로 보기에 제네시스 브랜드의 국내 판매량은 매우 우수하다. G80의 경우 출시된지 4년이 지났음에도 아직까지 월 3500대 수준을 넘길 정도로 인기가 많다. EQ900 역시 출시 당시 월 3000대가량 팔렸으며 현재도 월 1000대 이상의 안정적인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법인 판매 비중이 너무 높았다. 모터그래프 조사에 따르면 올해 1~8월 제네시스 브랜드의 총 판매량은 총 3만8397대로, 이 중 법인 판매는 약 47.1%인 1만8074대였다. 올해 판매된 제네시스 2대 중 1대는 법인으로 팔린 셈이다(자료, 카이즈유). 

 

법인 판매 쏠림 현상은 플래그십 모델인 EQ900에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G80의 경우 총 2만9409대 중 1만1649대로 39.6% 수준이었지만, EQ900은 8988대 중 6425대로 71.5%에 달했다.

문제는 법인 판매에서 렌터카가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G80 법인 판매 1만1649대 중 렌터카가 비중은 54.4%, EQ900도 법인 판매 6425대 중 34.5%가 렌터카였다(택시 포함). 이는 업체 영업을 통한 '단체 판매'가 많다는 것으로, 그만큼 제네시스 브랜드의 법인 판매의 구조적 의존도가 심하다는 증거다. 

 

물론, BMW와 메르세데스-벤츠의 법인 판매도 많지만, 제네시스 브랜드와 달리 구조적 의존도는 매우 낮다. 법인 대부분이 렌터카 등의 '단체 판매'가 아니라 업무용 리스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BMW의 경우 5시리즈 올해 1~8월 판매량 중 법인은 46%(1만2963대 중 5964대)로 G80보다 높지만, 이 중 렌터카는 13.6%(809대)에 불과했다. 7시리즈도 법인이 79.6%(2155대 중1716대)로 EQ900보다 높았지만, 렌터카는 5.6%(96대) 뿐이었다.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E클래스가 2만4355대 중 법인이 38.4%에 해당하는 9343대였지만, 이 중 렌터카는 16.5%인 1544대 수준이었다. 마이바흐를 포함한 S클래스는 총 3970대 중 71.9%에 달하는 2853대가 법인 판매였지만, 렌터카는 3.7%인 147대로 매우 적었다.

▲ 제네시스 G70

덕분에 최근 출시된 G70에 대한 판매 기대치도 다소 낮다. 현대차가 G70을 선보이며 공개한 판매 목표는 올해 5000대, 월 1250대 수준이다. 내년 목표도 연간 1만5000대, 월 1250대에 정도다. 가장 저렴한 엔트리 모델의 목표 치고는 보수적인 숫자인 듯하다.

시장 자체도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법인 판매를 기대할 수 없는 이유가 더 커 보인다. 특히, G70은 뒷좌석 등 공간을 희생하면서 주행 성능을 극대화한 모델이어서 업무용 법인 판매는 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 제네시스 G80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해외에서는 더 고전을 면치 못하게 됐다. 실제로 제네시스 이름을 단 G80과 G90(EQ900)의 활약은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야심 차게 진출한 미국에서는 제네시스 브랜드를 론칭하기 전, 그러니까 '제네시스'와 '에쿠스'란 이름으로 팔 때보다도 판매량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의 경우 '제네시스'로 슬쩍 문을 두드렸지만, 월 20대가량 팔리다 최근에 철수했다.  

물론, 독일 3사가 주름잡고 있는 프리미엄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다. 캐딜락과 링컨, 재규어와 볼보, 인피니티와 어큐라 등 쟁쟁한 브랜드들이 야심차게 프리미엄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그나마 렉서스가 나름의 존재감을 보여줬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미국에 국한된 이야기다.

▲ 제네시스 EQ900

어차피 힘든 싸움이고, 장기전이다. 그렇다면 조금 더 천천히, 그리고 확실하게 추진해내려는 '단호한 결의'가 필요하다. 현대차그룹이 지금까지 견지해온 '성과 제일주의'와 '패스트 팔로워' 전략은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절대 통하지 않는다. 

당장의 실적 보다는 수년에서 수십년 미래를 보고 탄탄한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제네시스가 국내에서, 그것도 법인 판매에 의존해 연명하는 브랜드가 돼서는 안된다. 적게 팔리더라도 제품부터 판매, 마케팅, 서비스까지 제네시스만이 가지고 있는 브랜드 정체성을 정립하고, 브랜드 히스토리를 써 내려갈 수 있는 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제네시스 브랜드에서 이런 모습은 잘 보이지 않는 듯하다. 500m밖에 안 되는 산을 오를 때도, 5km는 걸어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발을 떼야 하는 법이다. 높은 산일수록 앞서 올라간 사람의 노력과 고생에 대한 존중도 필요하다. 프리미엄 시장을 너무 쉽게 본 건 아닌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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