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3d gpu
바로가기
메뉴로 이동
본문으로 이동

“유시민의 주장은 허위사실”

김인성 교수는 통합진보당에서 선거 부정을 저지른 계파는 참여계인데 유시민씨가 책에서 당권파만 비난했다고 주장한다. 당 선관위는 부정을 저지른 적 없고 IP 중복투표도 문제가 안 된다는 것이다.

김인성 (한양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2013년 04월 11일 목요일 제290호
댓글 0
통합진보당 온라인 투표 검증과정에 참여했던 IT 전문가가 유시민씨가 최근 저서 <어떻게 살 것인가>에서 주장한 내용을 반박하는 기고문을 보내왔다. 반론이 제기되면 그 내용도 실을 예정이다.


유시민씨가 정계를 은퇴하며 발간한 저서 <어떻게 살 것인가>에 ‘통합진보당 사태’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남겼다. 그런데 당시 통합진보당의 의뢰에 따라 온라인 투표 부문을 조사한 필자가 보기엔 근거가 없거나 사실이 아닌 주장이 너무 많다. 

   
ⓒ뉴시스
최근 정계은퇴를 선언한 유시민씨.
유씨는 책에서 “중앙당 지도부가 공정 선거를 보장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규제조치를 취하지 않아서 반칙을 사전에 막을 수 없었다”라고 주장한다. 그래서 “실제 유력한 후보들은 대부분 선거 관리의 허점을 활용해 각자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부정 선거를 했다”라는 것이다. 선관위에 대한 의심으로 보인다.

그러나 선관위의 부정 여부는 간단히 검증할 수 있다. 유권자가 누구를 찍었는지 조사한 다음 이를 ‘투표 결과값’과 비교하면 된다. 유씨가 속한 참여계는 처음엔 ‘소스 수정을 통한 투표값 조작’ ‘데이터베이스 조작을 통한 선거 결과 조작’ 등을 의심했다. 그래서 비밀선거 원칙을 위반하면서까지 투표 결과값을 해독해 누가 누구에게 투표했는지 모두 확인했다. 선관위에 의한 투표값 조작이 없었다는 사실은 유시민계가 주도한 ‘진상 조사 보고서’에도 명시되어 있다.

“자신부터 성찰하고 사죄해야”


또한 유씨는 조직적인 대리투표를 방지하기 위해 “하나의 컴퓨터에서 복수의 당원이 투표하는 것을 막는 ‘동일 IP 중복투표 제한 조처’를 취하려 했으나 이런 요구를 통합진보당 당권파가… 완강하게 거부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동일 IP 중복’은 부정의 증거가 될 수 없다. 이는 여러 사람이 하나의 컴퓨터로 투표했다는 뜻도 아니다. 하나의 공유기로 연결되어 있는 컴퓨터들은 모두 같은 IP로 보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ㅅ병원 간호사들은 병원의 여러 컴퓨터로 간호사 출신 후보에게 투표했다. 그런데 이는 ‘동일 IP 중복’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해 봄 통합진보당 선거 당시 각 계파의 논의를 거쳐 ‘동일 IP 중복은 허용한다’가 만장일치로 의결된 사실이 있다. 노동자들이 몰려 있는 공장, 병원 등의 투표 환경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권파가 완강하게 거부했다”라는 유시민씨의 주장은 허위사실에 불과하다.

   
최근 정계은퇴를 선언한 유시민씨의 저서.
<어떻게 살 것인가>에서 유시민씨는 이른바 ‘총체적 부정·부실 선거’의 실태가 드러났기 때문에 “경쟁에 참가한 모든 비례대표 후보가 사퇴하고 당 전체가 새 출발을 하자는 제안이 나왔지만 일부 당선자와 정파가 거부해 실행되지 못했다”라고 썼다. 그런데 통합진보당 선거에서 가장 두드러진 조직적 부정 사례는 제주도 ㅁ건설사의 불법 콜센터에서 행해진 대규모 대리투표였다. 이 ㅁ건설사 이사가 바로 참여계 비례대표 후보였던 오옥만씨의 측근으로 오씨를 위해 불법 콜센터를 운영한 고영삼씨다. 이런 고씨가 1차 진상조사 위원이 되어 당권파인 이석기·김재연 의원이 부정을 저질렀다고 보고서를 작성했다. 역시 참여계인 이정훈 당시 조직국장은 수십 개의 대포폰(차명 휴대전화)으로 대리투표를 감행한 사람인데 2차 진상조사위 간사로 활동했다. 그러나 이후 부정선거 혐의 등으로 구속된 사람은 당권파에게 부정 의혹을 제기한 오씨, 고씨, 이씨 등이었다. 당권파인 이석기·김재연 의원은 검찰이 강도 높은 표적 수사를 했음에도 기소조차 못했다.

사실이 이런데도, 부정 선거의 책임을 지고 비례대표 후보 전원이 사퇴하자는 것은 무엇을 의미했는가? 참여계는 두 가지 이익을 누릴 수 있었다. 하나는 자신들의 부정을 상대편의 부실과 물타기하는 것, 다른 하나는 당권파의 의석을 빼앗아오는 것. 유시민씨는 통합진보당의 다른 정파를 비난하기 전에 자신부터 성찰하고 시민들에게 사죄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시사IN (http://www.sisai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전 LiveRe 댓글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