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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미국·중남미

한반도 몰리는 미 군사력…북 핵실험 등 선제봉쇄 노리나

등록 :2017-04-10 17:22수정 :2017-04-10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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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11일 최고인민회의·15일 태양절
핵실험·로켓발사 가능성 높아
떠난지 보름만에 칼빈슨호 재출동
포항선 한·미 대규모 군수지원 훈련
군 “북한군 특이 동향 없다”
통일부 “선제타격 우려 불필요”
우발적 충돌 가능성은 배제 못해
미국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한반도를 떠난 지 보름여 만에 이례적으로 재출동하면서 한반도 긴장지수가 높아지고 있다. 한-미가 대규모 군수지원 연합훈련을 시작한데다 북한이 긴장 고조 행위를 할 가능성이 높은 ‘기념일’이 줄줄이 잡혀 있어, 자칫 우발적 충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이 먼저 군사행동을 취하기 위한 움직임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거의 일치된 견해다.

칼빈슨호의 ‘한반도 출동’은 이달에 예정된 북한의 여러 내부 행사와 직접적 연관이 있어 보인다. 군의 한 당국자는 “북한군의 특이 동향은 없다. 당장 어떤 군사적 조치를 하기 위한 포석은 아닌 것 같다”면서도 “4월에 북한 행사가 많은 상황에서 6차 핵실험 등 전략적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를 막기 위해 선제적으로 북한을 압박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11일 우리의 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한다. 이날은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영원한 당 총비서’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당 제1비서’로 추대된 지 5년이 되는 날이다. 오는 15일은 김일성 전 주석이 태어난 지 105주년이 되는 ‘태양절’이다. 25일은 조선인민군 창설 85돌 기념일이다. 북한은 기념일이 몰려 있는 4월에 내부적 결속을 과시하고 대외적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목적으로 로켓 발사를 여러 차례 해왔다.

문제는 칼빈슨호 외에도 한-미 양국 군이 10일 경북 포항 일대에서 유사시 전쟁물자의 후방 보급을 위한 대규모 군수지원훈련인 ‘퍼시픽 리치 작전’(OPR)에 들어가는 등 미군 전력이 한반도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오는 21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훈련에는 한국군 1200명과 해외 증원전력을 포함한 미군 약 2500명이 참가한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항모인 랴오닝호 전단도 최근 황해 지역에서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는 사실도 새삼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북한은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나 한-미 연합훈련에 예민하게 반응해 왔다. 주변국들이 북한의 예상치 못한 대응이 자칫 우발적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이유다. 빅토르 오제로프 러시아 상원 국방·안보위원회 위원장은 9일 “북한이 미국 항모 출동에서 자국 안보에 대한 위협을 느낀다면 이는 북한 지도부의 예상치 못한 행동을 충동질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러시아의 <리아 노보스티> 통신이 전했다.

하지만 미국의 시리아 공격과 겹쳐 한반도에서도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미국의 움직임이 당장 선제적 대북 군사행동을 위한 단계로 보이지는 않는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시리아는 이미 내전이 일어난 곳이고, 러시아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계속 공습을 해온 지역”이라며 “한반도와 시리아 상황은 분명히 다르다”고 말했다.

이덕행 통일부 대변인도 10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은 대한민국의 대북정책을 지지한다고 했고, 우리 정부는 모든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라며 “(미국의 선제타격설에 대해)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김창수 코리아연구원장은 “미국이 실제 선제공격을 하지 않더라도 군사적 위기가 고조되면 정치·경제적으로 타격을 입는 것은 한국뿐”이라고 지적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칼빈슨호의 갑작스런 이동 경로 변경에 대해 “미 항모전단은 전략자산으로, 단지 북한을 겨냥해 예정과 다르게 움직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최근 시리아 상황 등 때문에 미군이 세계적 차원에서 전략자산 배치와 운용에 변화를 주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는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워싱턴 베이징/이용인 김외현 특파원, 박병수 선임기자, 정인환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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