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목포시의회 일부 의원들이 세월호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촬영해 논란이 일고 있다. 세월호 육상거치와 미수습자 수습에 온 국민적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개념 없는 행동이라는 비판이 뒤따른다.
국민의당과 세월호 유가족, 세월호잊지않기목포지역공동회의 등에 따르면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7일 오전 해남에서 전남도의원 선거 지원유세와 대흥사 방문을 마친 후 목포신항을 방문했다.
박 대표의 신항방문에는 같은 당 박준영·윤영일 국회의원과 국민의당 소속 목포시의회 의원들이 동행했다.
박 대표는 신항 도착 후 이철조 세월호 현장수습본부장으로부터 브리핑을 받았다. 문제의 사진촬영은 이 사이에 발생했다. 목포시의회 K, L, J 등 3명의 의원은 처참하게 누워 있는 세월호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했다. 또 다른 시의원 1명은 이들을 촬영했다.
취재 결과 이 모습을 본 미수습자 유가족들은 이들 시의원들에게 "기념사진을 찍지 말라"고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세월호잊지않기목포지역공동회의 소속 한 단체 관계자는 "그들 의원들에게 세월호 배경 기념사진은 SNS에 자랑하거나 의정활동 자료집에 들어갈 홍보용 사진에 불과할 것"이라며 비난했다.
다른 관계자는 "미수습자 유가족들은 '사진촬영은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유가족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노력이나 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목포시 산정동 임모(49)씨는 "마치 외유성 해외 연수를 나가 유명 관광지에서 차렷 자세로 기념사진 찍는 것과 뭐가 다르냐"면서 "수많은 시민들은 나서서 리본을 만들어 배포하고 자원봉사를 하며 추모에 참여하는데, 시의원이라는 사람들의 수준이 의심스럽다"고 질타했다.
이들 목포시의원들의 사진촬영은 법적으로도 문제가 된다. 보안구역인 목포신항만 구역을 사진 촬영이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목포지방해양수산청에 따르면 사전 허가 없이 촬영할 경우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해진다.
이에 대해 이날 사진을 촬영한 목포시의회 A의원은 "기념사진을 찍은 게 아니"라면서 "그냥 서 있는데 동료 의원이 사진을 찍었다"면서 "포즈를 취한 것도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A의원은 이어 "그것이 보는 시각에 따라서 기분 나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A의원은 또 "그분(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상처를 공감하고 어루만져주려고 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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