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ㆍ야 서명의원 "료라서...", "가족들 생각해서"
• 시민들 "피고인 무죄주장에 동조하는 셈"비난

친척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원주시의회 한상국 의원의 동료 시의원들이 법원에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에 대거 이름을 올려 물의를 빚고 있다.

원주시의회와 시민들에 따르면 청주지법 제12형사부는 지난 7월 사촌여동생을 성폭한 혐의로 구속시소된 한상국 피고인에게 징역7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한 피고인은 즉각 항소했고 현재 2심 재판부에서 심리가 진행중인 가운데 한 피고인은 무죄를 거듭 주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원주시의회 모 상임위원장이 동료 시의원들을 찾아다니며 탄원서에 서명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제식구 감싸기’란 비난이 일고 있다. 원주시의회 A의원은 “위원장이 서명해 달라고 찾아와 껄끄러웠지만 동료의원이라 서명해 줬다”고 말했다. 한 중진의원도 “물론 죄는 밉지만, 한 의원 가족들을 생각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탄원서에는 시의회 중진의원을 비롯해 상당수가 서명했다고 한 의원은 말했다.

하지만 한 여성의원은 “인지상정이라는 말이 있지만, 서명은 아니라고 본다”며 “범시민적 공분을 산 사건인데다 피해를 본 여성이 있지 않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또 다른 남성의원은 “인정을 생각한다면 서명해주고 싶지만, 이 사실이 알려질 경우 이게 과연 시민의 법감정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시의원들의 이같은 탄원서 서명에 대해 한 변호사는 “가족들 입장에서는 지인들을 상대로 얼마든지 탄원서를 준비할수 있다고 본다”며 “그러나 대의기관인 시의원들이 1심 판결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피고인의 선처를 호소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탄원서는 피의자가 통상 죄를 인정하고 피해자와 합의했을 경우 제출하는 게 맞다”며 “하지만 한 피고인은 본인이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서명에 동참한 시의원들은 무죄를 주장하는 한 피고인의 입장을 두둔하는 꼴이 되는 셈이라는 것이다.

특히 이같은 탄원서가 제출된 사실이 알려지게 되면 피해자나 재판부 입장에서 과연 납득할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한 시의원은 밝혔다. 원주시의회 한 시의원은 “아무리 동료의원이라지만 해서는 안될 일이 있다”며 “상황인식이 이렇게 뒤떨어지다보니 정치인들이 불신을 받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심규정기자  shim669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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