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가 되고 있는 SEX TOUR 사건을 접하며
지난 4일 9명의 한국 관광객이 현지 여성들과 금전거래를 통한 성매매를 즐기는 불법적인 행위로 NBI에 긴급 체포되었다. 이 뉴스는 온라인의 신속성을 타고, 세부, 필리핀은 물론 한국과 세계로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게다가 이들의 경찰조사과정이 실명 공개와 함께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현장 중계되면서 이목 집중은 물론 더욱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관심몰이에 성공(?)했다.
뉴스를 접한 네티즌들은 국가망신을 시키는 몰지각한 행동에 대한 개탄과 비난을 쏟아냈고, 세부교민의 입장에서는 솔직히 평범한 일상에서 접해보지 못한 성매매니, 황제관광이니 하는 단어들이지만, 뉴스의 공론화로 불법적이고 비상식이 난무하는 이상한 사회 소겡서 살고 있는 듯 우려와 관심을 받으며 심적으로 불편할 수밖에 없던 요즈음이었다.
본지 기자는 지난 8일 한인회 정기 이사회에 참석했던 주세부분관 사건사고 관계자의 전언을 빌어 이번 이슈화된 '황제관광' 사건의 개요를 정리한다.
이번 단속은 진작부터 징조가 있어왔다.
지난 2월 두테르테 대통령의 '세부 한국인 마피아'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언급 이후, 표면적으로는 한차례의 파장으로 잦아드는 것 같았지만 세부 경찰관계자들은 한국인 관련 마피아적 행위 - 성매매, 출장마사지(불법적 행위포함), 온라인 도박, 마약 등에 관한 조사를 펼쳐왔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실제 세부에 숨어있던 폭력조직 가담자 3명, 온라인 도박 관련자 6명이 자수를 통해 귀국 혹은 귀국수속 진행중이다.
현지 여성을 이용한 성매매를 사업으로 삼던 일명 '황제관광' 전문기획자(자유여행 기획을 통해 불법성매매로 이윤을 추구하는 한국이들이 실제 세부에 존재하고는 있다)들도 이미몸을 사리고 이미 휴업상태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번 체포된 한국관광객들은 어떤 케이스인가? 현지신문 보도대로 조직적인 성매매의 파렴치한 고객일까? 성매도 여성들은 정말 NBI에 구조(?)된 것일까?
체포된 한국 관광객들은 처음부터 성매매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기보다 사실 친구들끼리 여행을 나선 평범한 단체 여행객이었다. 이들 중에는 생애 첫 해외 여행을 나선 이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일행 중 한명의 형이 세부 거주자였다. 모처럼 여행을 계획한 동생 일행을 잘 대접하겠다는 호의(?)로 유흥 업소에서 일하는 현지 여성들을 알선했고, 결과적으로 이들은 죄도 죄지만 평생 벗기 힘든 굴레를 쓰게 되었다.
어떻게 NBI는 새벽 2시 이들을 찾아 체포했을까? 과연 셋업일까? 왜 하필 이들이었을까?
이번 경우는 셋업으로 '만들어진 범죄'는 아니었다. 하지만, NBI 측에서는 아마도 2월부터 이 여행객들이 현지 불법성매매 서비스를 예약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이에 대한 정보는 성매수자였던 여성 중 정보 공급책이 있었다고 한다. 현지경찰들은 범법자들과 악어와 악어새 같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만약 누군가 마약투약 관련된 혐의가 있다면, 그것을 상쇄하는 대신 다른 범죄의 정보를 제공하는... 영화 속에 자주 등장하는 방식이다.
필리핀 법으로 성매매를 개인적 범죄가 아닌 조직적인 범죄로 간주하는 것은 4인 이상의 혐의자가 함께 체포될 경우라고 한다. 때문에 9명의 여행객이 함께 움직인 이들이 타깃이 되었을 수 있다.
또한 시기적으로 체포 작전이 있던 다음주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었다. 경찰에 의해 고통을 받는 자국의 여성들을 구조해 낸 드라마적 요소도 계산되지 않았을까 예상해본다.
보석금을 지급하고 모두 한국으로 돌아갔다는데 이제 끝난것인가?
지난 7일 이들은 보석신청 이후 보석금을 지불하고, 보석 당일 한국으로 귀국했다. 보석을 신청했을 뿐이지 아직 진행 중인 사건의 혐의자들이 자국으로 돌아간 것에 대해, 세부 현지언론이 다시금 일제히 비난조의 기사를 내보냈다. 아그네스 막팔레 세부주 부주지사는 한국과 필리핀의 '범인인도조약'을 언급하며 주세부분관을 비롯한 한국측 관계자와 이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현지 언론들은 그들의 출국자체가 다시금 법을 어긴 행위인 듯 보도하면서 사회적 공분을 유도하고 있어, 앞으로의 전개도 우려가 된다.
보석금 지불 이후 구금 해제된 용의자들은 법적으로 세부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거나 다른 나라로 출국할 수 있다. 물론 재판일 세부 법정에 서겠다는 확약에 서명을 한 이후에 말이다. 하지만 전례를 볼 때, 이들이 자발적으로 세부에 돌아와 법정에 설 확률은 희박하다.
이상이 이번 섹스투어 사건의 전말이다.
우리가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이들이 정말 평범한 여행객이었다는 점이다. 물론 해외에서 불법 성매매를 한.
전문 성매매 조직의 사업이나, 누군가의 이윤추구를 위한 구조가 아니었다. 그저 예전부터 있어왔던 구태의연한 방식을 통해 '지인들을 잘 대접하겠다'는 잘못된 접대인식과 이를 묵인하고 받아들인 당사자들에 의해 발생한 사건이다.
때문에 만약 아직도 잘못된 '접대문화', 혹은 '필리핀이니까 괜찮아' 식의 안일하고 그릇된 인식을 갖고 있다면 스스로의 자정과 개선이 필요하다. 이곳은 우리나라가 아닌 타국이기에 불법행위에는 더욱 큰 책임이 따른다.
익명의 관계자는 "나라 망신을 시키는 파렴치한을 왜 도와주느냐는 원성도 만이 듣습니다. 물론 그들은 죄를 지었으니 처벌을 받아야 하지만, 현지의 형벌은 이곳의 법을 잘 모르는 외국인에게 너무 가혹할 수 있습니다."라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전언에 따르면 성매매, 마약, 불법 도박 등 범죄에 대한 관련 수사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출장 마사지의 경우는 합법과 불법사이를 넘나들며 '셋업'의 가능성도 쉽게 열려 있어 더욱 조심해야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외국인 불법도박사이트 운영도 심심찮게 언급되고 있다.
필리핀 세부는 관광지이고 휴양지이다. 지난해에도 필리핀을 다녀간 관광객 수는 147.5만명으로 기록을 경신하며 부동의 1위를 지켰다. 모처럼의 외유에 같은 눈높이로 보는 사회적 규범과 규제를 벗어나다보니 일탈의 유혹도, 마음가짐도 느슨해 질 수 있겠다. 하지만 안약 그런 행위가 불법으로 이어지고 그에 대한 처벌이 따른다면, 감당해야할 형벌의 무게는 상상 이상이다.
왜냐하면 이들의 시선에서 해당자는 이곳의 안녕과 질서를 해친 외국인일 뿐이기 때문이다. '죄는 밉지만 사람은...' 이곳은 한국적 관용어구가 통하지 않는 타국이다.
■ 기사 정리 : 오윤이(본지 편집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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